국민은행이 1급 본부부장들을 대상으로 계약제를 시행한데 이어 조흥은행이 경영정상화 양해각서(MOU) 이행을 위해 연말까지 1급직원 64명의 계약제를 도입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는 가운데, 한빛은행이 이번주 4급이상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희망퇴직을 전격 실시한다.
또한 윌프레드 호리 신임 제일은행장이 스톡옵션 도입 방침과 함께 고객수요에 맞춰 직원들의 수를 조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 인력감축 가능성을 시사한데 주목, 노조측이 발언의 진의를 파악한뒤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 반발하고 나섰다.
게다가 정부 주도가 아닌 시장논리에 의한 2차 구조조정 가능성이 끊임없이 제기되면서 많은 은행원들이 합병등으로 인한 대대적인 인력감축을 재차 상기하며 불안해 하고 있다.
27일 금융계에 따르면 한빛은행이 직급별 직원수 불균형 해소등의 차원에서 오늘부터 30일까지 희망퇴직 접수에 들어간다. 희망퇴직 대상자는 4급이상 직원들이며, 은행측은 퇴직자들에게 월평균 급여 12개월치에 해당하는 특별퇴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한빛은행 관계자는 “현재 1만1천여명에 달하는 전체직원 중 4급 직원수만 4천여명에 육박하는등 인력재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그러나 퇴직권유등 없이 순수하게 희망하는 사람들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고, 특별퇴직금 지급액을 과거(통상 8개월치)보다 높인 것도 직원들의 자발적인 퇴직을 유도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밝혔다.
한편 조흥은행은 MOU이행을 위해 연말까지 1급간부 64명의 계약직 전환을 추진하고 있으나, 노조측의 반발로 진통을 겪고 있다. 계약제 실시는 취업규칙 변경등에 대한 노조의 동의가 없으면 불가능하며, 노조측은 아예 협상권을 금융노련에 위임해 놓은 상태다.
이와 관련 이헌재 금감위원장이 오는 30일 이용득 금노위원장, 박인상 한국노총위원장과 오찬을 겸한 회동을 갖고 이 문제를 협의할 예정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이진우 기자 rain@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