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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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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1999-12-23 09:55

사이버증권사 출현… 증권업종 붕괴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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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증권사 설립 ‘러시’=사이버증권사의 출현은 국내 증권역사상 가장 큰 변화라고 할 수 있다. 사이버트레이딩의 확산으로 수수료체계가 붕괴되고 이에따라 증권업계의 생존전략이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받았다면 사이버증권사의 출현은 증권업종 자체의 벽이 허물어지는 상징적인 사건으로 볼 수 있다.

자본금 30억원만 있으면 누구라도 사이버공간에선 증권사를 설립할 수가 있고 또한 당국이 기존 증권사의 지분을 50%이하로 낮춤으로써 제도권 증권사들의 진출을 최소화했다.

사이버증권사들의 최대 무기는 역시 수수료가 저렴하다는 데 있다. 따라서 인터넷 트레이딩이 발달할수록 제도권 증권사들의 입지가 그만큼 좁아질 수 밖에 없다. 더구나 이러한 변화는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제도권 증권사들은 우려하고 있다.

올해 사이버증권사는 5개가 탄생했다. 다우기술과 미래애셋, 테라, E*트레이드등이다. E*트레이드는 소프트뱅크 神話의 주인공인 손정의씨가 ‘실세’로 군림하고 있다는 점에서 증권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아직 이들은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가지 않았지만 IT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상당한 기대를 갖게 한다. 이들은 기존 증권사들의 전산인프라(온라인거래)를 임대해 쓰는 이른바 파워서비스(Power Service)로 출범한다. 독자적인 전산인프라까지 포함하면 총 투입비용이 1백억원까지도 육박하지만 이러한 파워서비스를 통해 우선은 초기투자비용을 저렴하게 가져갈 것으로 점쳐진다.

▲은행권 인터넷뱅킹 서비스 개시=‘사이버공간에서 만나는 또 하나의 은행’. 인터넷뱅킹서비스의 출현은 저비용 고효율의 딜리버리 채널(고객접점)의 확대에 고심하던 은행권에 적지않은 기대를 갖게 한 사건이다.

직접 은행창구에서 이뤄지는 것과 같은 금융서비스를 인터넷을 통해 제공하게 된다는 것은 은행 입장에서는 기대를 갖지 않을 수 없는 꿈의 ‘채널’이다. 인터넷뱅킹시스템 하나가 대규모의 점포와 수백명의 창구직원을 동시에 확보하는 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국내 은행권의 인터넷뱅킹시스템은 지난 7월터 실시비스에 들어간 한국통신의 공동인터넷뱅킹시스템인 ‘뱅크타운’이 효시. 당초 19개 은행이 한국통신이 제공하는 인터넷결제시스템을 통해 인터넷뱅킹서비스를 제공하려 했지만 우여곡절끝에 현재는 12개 은행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대세는 역시 독자 인터넷뱅킹시스템. 공동서비스를 통한 차별화보다는 독자시스템을 선호하려는 은행권의 정서가 크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지난 7월부터 국민은행이 독자 인터넷뱅킹시스템 가동에 들어가면서 한빛은행, 조흥은행등이 뒤를 따르고 있다. 이어 농협과 하나은행이 또한 독자 인터넷뱅킹시스템 구축에 나설 예정이다.

다만 아직 인터넷뱅킹시스템이 기대이하의 성적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곤혹스러워하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은행권은 “실제 인터넷사용인구와 경제활동인구가 서로 매칭되지 않기 때문에 그렇다”라고 이유를 찾고 있지만 분명히 문제점은 있다.

특히 인터넷대출이 공격적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드물다. 인터넷뱅킹 시스템에 개인신용평가시스템을 아무리 장착해도 모든 대출조건을 만족할 수 있는 고객이 없다. 얼굴도 보지 않고 인터넷을 통해 대출을 하려다보니 자연히 대출조건을 까다롭게 프로그래밍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모 시중은행의 경우 아예 인터넷뱅킹서버를 꺼놓는 경우도 있다는 빈축도 사고 있다. 창구에서는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인터넷뱅킹을 통해서는 힘들다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결국 타은행들과의 인터넷뱅킹서비스 경쟁에 뒤지지않게 위해 서둘러서 시스템을 가동시켰지만 서비스의 내용은 고작 계좌이체, 송금, 잔액조회등 현재의 PC뱅킹과 폰뱅킹 이상의 고품질 서비스는 제공하지 못하는 셈이다.

또한 인터넷뱅킹시스템을 통한 대출사고가 발생할 경우 책임을 모조리 해당 실무자들이 써야한다는 압박감도 알게 모르게 크게 작용한 탓이다. 국내 은행권의 인터넷뱅킹서비스 수준은 말 그대로 ‘무늬만 인터넷뱅킹’이라는 빈축은 당분간 불가피할 전망이다.

▲금융권 ERP시장 滿開=수년전 삼성전자에서 출발했던 ERP의 개념이 금융업종에 본격적으로 적용되기 시작한 것도 올해 빼놓을 수 없는 변화다.

ERP(전사적자원관리)라는 개념은 원래 제조업체의 공정관리와 제품관리를 과학적인 프로세싱을 통해 비효율을 최대한 줄이도록 한다는 것이 기본 개념.

그러나 금융권으로 전이된 ERP개념은 크게 종합수익관리와 종합리스크관리를 축으로 인사관리, 회계관리, 내부금리결정등으로 완전히 탈바꿈돼 소개되기 시작한다. 다만 아직도 금융권이 ERP의 개념 정의를 모호하게 하고 있기 때문에 ERP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없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초기에는 ERP의 개념이 아웃소싱을 앞당기는 강력한 도구로 인식됐기 때문에 노조를 비롯한 조직원들의 쓸데없는 반발도 많이 일으키기도 했다. 그러나 금융권 ERP의 개념은 효과적인 자원(인적)관리를 통해 효율성과 수익성위주의 경영프로세싱을 정착시켜, 전체적인 비효율을 줄이는데 목적이 있다.

현재 국내 금융권은 개별 금융기관별로 차별화된 ERP구축 프로세싱을 보이고 있다. 개별 금융기관마다 당장 시급한 부문부터 ERP가 부분적으로 도입되고 있다. 국민은행의 경우처럼 종합리스크관리와 종합수익관리시스템을 거의 시간차없이 추진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조흥은행처럼 먼저 종합수익관리시스템 구축에 나서는 은행도 있다.

반면 외환은행은 예산관리부문에, 하나은행은 인사관리부문에 ERP개념을 도입하고 종합리스크관리시스템은 별도의 리스크관리패키지 제공업체들에게 맡기는 형태도 있다. 물론 종국적으로 이들 시스템을 하나로 통합하면 종합 ERP시스템으로 바뀌게 된다.

올해 국내 금융권의 ERP시장은 단연 한국오라클과 SAP코리아의 ‘血戰’으로 막이올랐고 막이 내렸다. 물론 내년에도 이런 구도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측된다.

SAP코리아가 국민은행, 외환은행, 하나은행을 먹었고 한국오라클은 조흥은행, 광주은행, 굿모닝증권을 차지했다. 현재 이들은 대우증권과 부산은행에서 또다시 격돌하고 있다. 이밖에 ERP도입 논의는 한국종합기술금융(KTB), 연합캐피탈, 대한투자신탁, 대구은행, 삼성생명, 교보생명, 흥국생명, 제일생명 등이 구체적으로 나서는 등 전 금융권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내년에는 종금사를 비롯한 2금융권의 ERP수요가 폭발할 것으로 전망돼 이 두 회사의 행보는 내년에도 여전한 흥미거리로 부상할 전망이다. 물론 양측이 치열하게 싸우다 보니 ERP가격은 몰라보게 싸졌고 ERP에 대한 환상도 점차 실체를 드러내고 있다. 일부에서는 ‘빗나간 경쟁’, ‘상처뿐인 영광’이라는 비아냥도 있었지만 그래도 이들은 국내 ERP시장의 핵심에 있는 주인공들임은 부인할 수 없다. 물론 양사의 ‘라이벌’구도가 치열해 질수록 이를 바라보는 금융권의 입장은 흐뭇할 수 밖에 없지만.

한편 ERP에서 확장된 CRM에 대한 구축논의가 올 하반기부터 활발해짐으로써 내년에는 ERP와 CRM이 정보계시스템 구축의 핵으로 부상할 것으로 점쳐진다.



박기록 기자 rock@k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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