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삼성은 자본금 1천억원대의 대형 벤처캐피털을 설립하면서 신한창업투자와 투자협상을 벌이고 있던 IT업계의 선두업체격인 W사를 협상가액의 10배를 불러 가로채는 등 대기업들의 고질적인 ‘중소업체 죽이기’가 창투업계에서도 재연되고 있다.
이외에도 재벌 계열 창투인 M사 또한 정보통신 전문 벤처기업인 A사에 기존창투사 제시 가격의 두 배를 제의해 계약을 가로챘다.
A사는 J창투와 투자협상을 진행중이었으며 계약체결을 눈앞에 둔 상태였다.
이러한 대기업들의 행태에 기존 창투업체들은 분노와 우려를 동시에 표시하고 있다.
창투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의 창투사 참여 이후 중소창투 업체들은 마땅한 투자대상을 찾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다.
벤처업체들이 대기업들의 참여이후 자신들의 몸값이 높아진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중소업체와 투자협상을 벌여 자신들의 몸값이 어느정도인지 가늠해 본 후 대형창투사에 그 몇 배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자본과 인력을 투입해 쓸만한 투자대상을 찾아 놓으면 대기업이 모두 가로채간다”며 “더 심각한 것은 대기업들이 부풀려 취급한 몸값을 코스닥 상장이후 일반투자자들을 통해 뽑아내려한다는 것이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이에 대해 또다른 창투업계 관계자는 “돈되는 일이라면 너도나도 달려드는 대기업들의 속성을 감안할 때 당분간 벤처업계의 거품현상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며 “어느 순간 대기업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때가 온다면 코스닥시장에 대혼란을 야기할 수도 있고, 그렇게 된다면 결국 피해는 일반 투자자들에게 돌아갈 수 밖에 없다”고 대기업의 무차별 창투업계 진출을 비판했다.
심 미 기자 mee@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