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금융계에 따르면 채권안정기금의 시장 개입으로 최근 회사채 금리가 1%P 이상 떨어지는 등 하향세를 나타내면서 은행권이 국내 채권시장의 주도세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채권시장 관계자들은 “투신, 증권사의 거래 위축과는 대조적으로 메이저 은행들을 중심으로 채권 거래가 활발히 이뤄져 최근 금리 하락 추세에 힘을 싣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농협의 경우 최근 상호금융, 고유, 신탁 등 세 계정에서 하루평균 5천억원 안팎의 채권 딜링을 하고 있다. 특히 상호금융은 회사채 금리가 11%에 육박했던 지난달 말 2조원 내외의 회사채, 국고채, 산금채 등을 집중 매입, 최근 금리하락으로 상당한 시세 차익을 벌어 들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최근 1년미만의 단기채권을 중심으로 공격적인 채권운용을 하고 있다. 이밖에 국민, 주택은행 역시 하루 평균 1~2천억원 안팎의 거래 규모를 보이며 시장에 적극 참여하고 있으며 이제까지 관망세를 유지하던 나머지 은행들도 최근 금리가 대폭 하락하자 뒤늦게 채권 매수에 나서는 양상이다.
이에 따라 실세금리가 대폭 하락, 지난주 3년만기 회사채 수익률은 9.07%로 내려 앉았고 국고채 수익률 역시 8.35%로 떨어졌다. 이와 관련 금융계 일각에서는 채권시장안정기금의 시장개입 전략이 일단 합격점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은행이 장기금리 전망은 여전히 불안하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어 시장이 안정세를 찾아간다는 평가는 이르다는 지적이다. 농협의 한 채권 딜러는 “장기금리 동향을 전망하기 위한 각종 지표는 여전히 불안한 상태”라며 “따라서 최근 단기 딜링위주의 운용패턴이 불가피하며 특히 거래 대상 채권도 거래가 활발한 국고채 중심”이라고 덧붙였다.
박태준 기자 june@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