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주 3년만기 회사채 금리가 10.82%까지 치솟는 등 시중금리가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면서 채권시장 최대 매수세력인 은행권의 채권 매수가 크게 위축된 가운데 일부 은행들이 채권시장에 대한 상반된 전망으로 채권 매수를 시도, 관심을 끌고 있다.
향후 채권시장 전망에 대해 대부분 은행들은 추가 상승이 불가피하다는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대우사태로 인해 촉발된 투신권의 유동성 위기, 특히 이로 인해 투신권의 구조조정이 가시화될 경우 금리 추가 상승을 잠재우기는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지난주초 담배인삼공사공모주 청약에 12조원에 이르는 부동자금이 몰림에 따라 최근까지 단기물 위주로 채권을 매입했던 기관투자가들 조차 당분간 채권에 투자할 여력이 없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와 함께 어느정도 거래가 이뤄지면 금리 상승기에서도 조정을 기다리며 채권을 매수하고 예상이 빗나갈 경우에도 소폭의 손실을 감수하며 매각하면 되지만 요즘처럼 거래가 없는 상황에서는 이같은 거래 패턴도 구사하기 힘들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최근 3개월여간 채권시장은 거래는 급격히 위축된 상황에서 호가에 따른 금리 상승으로 6월말 8.1%대를 유지하던 회사채 금리가 단숨에 11%대 까지 육박했다.
반면 일부 은행들은 최근 금리의 이상 급등이 조정 시기를 앞당길 것이라는 분석에 따라 일찌감치 채권 매수에 나서는 대조적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주택은행의 경우 최근 발행시장에서만 국채를 9천억원 인수, 업계의 주목을 받았고 유통시장서도 꾸준히 매수 규모를 늘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한빛은행도 채권 매수에 나서 지난주 유통시장에서만 산금채, 회사채 등 총 2천5백억원 규모의 채권을 사들였다. 장기채 인수가 없었던 외환은행 역시 지난 17일 1~2년만기 국채 5백억원 어치를 유통시장서 매수하며 ‘베팅’을 시작했다. 이들 은행은 금리의 이상 급등후 나타나는 하향세가 연내에 시작될 것이라는 분석과 함께 정부의 금융시장안정화 대책이 최근의 금리 상승세를 한풀 꺾이게 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 관계자는 “하향세로 돌아선후 역시 채권 거래가 위축되는 만큼 지금을 채권 매수의 적기로 볼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박태준 기자 june@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