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미국계 C은행 간부의 경우 한국인 노조원들을 `animal`(짐승)이라고 지칭하고, 일본계 A은행 간부는 지난 추석연휴 당시 노조 간부들에게 껌을 주며 `껌이나 먹으라`고 비하하는 등 한국인 근로자들에 대한 외국계 은행의 비인간적 대우도 갈수록 극심해지고 있다고 외국계 은행 노조관계자들이 전했다.
씨티은행 노조(위원장 엄진수.32)는 14일 명동지점장 안모(38)씨가 한강에 투신 자살한 것과 관련, `씨티은행 직원들은 상상을 초월한 강제근로와 임금착취, 질시에 가득찬 비정한 인사관리 등에 고통을 받고 있다`며 은행측의 `비인간적` 대우를 비난했다.
노조는 `씨티은행은 불법을 일삼으며 한국정부를 철저히 무시하고 있다`면서 `IMF이후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파렴치한 외국자본가들에 의해 한국인 종업원들은 비참하게 죽어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특히 지난 9월 15일부터 17일까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길리서치를 통해 직원 511명을 대상으로 직원만족도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의 74.5%가 이직을 심각하게 고려할 정도로 직장만족도가 최악이라고 밝혔다.
국민회의 방용석(方鏞錫) 의원도 14일 중앙노동위원회와 한국산업인력공단에 대한 국회 환경노오?국감에서 씨티은행 명동지점장의 자살사건과 관련, `씨티은행이 지난 6년간 정규직 고용을 회피한채 불법 근로자공급업체로부터 파견근로자를 공급받아 사용해 왔다`며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방 의원에 따르면 씨티은행은 지난 93년 10월 이후 인터코리아맨파워라는 불법 근로자공급업체로부터 근로자를 공급받다가 3차례나 시정지시를 받았고, 그해 11월 이 회사와의 근로자공급계약을 해지한뒤 근로자공급업체인 베스템프사와 새롭게 계약을 체결해 또다시 시정지시를 받았다.
씨티은행은 그러나 노동부가 불법근로자 공급혐의로 베스템프사의 사무실을 패쇄하고 직장안정법 위반혐의로 고발했음에도 불구, 여전히 이 회사로부터 150여명의 근로자를 공급받아 채용하고 있다.
외국계 은행 노조관계자들은 `외국계 은행이 선진 경영기법을 빌미로 한국적 정서를 무시한채 한국인 근로자들을 비인간적으로 대우하며 교묘한 방법으로 노동력을 착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 외국계 은행 노조위원장은 `지난 추석연휴 당시 일본계 A은행 간부가 `왜 매년 나오던 추석선물이 이번에는 없느냐`며 노조측이 해명을 요구하자 몇일 뒤 `이거나 먹으라`며 껌 12통을 노조간부들에게 던져주고, 몇년전 미국계 C은행 간부가 노조를 비난하며 노조간부들을 `animal`이라고 지칭한 것이 한국인 근로자에 대한 외국자본의 정서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 6일 아침 `은행을 위해 일한 결과 너무 많은 것을 잃었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겨둔채 출근했던 씨티은행 명동지점장 안씨는 9일 오후 1시30분께 서울 동작대교 남단밑 수중에서 숨진채 발견됐다.
관리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