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금융계에 따르면 중장기 비전 선포, 4억달러 규모 DR 발행 등 현안을 최종 확정하기 위해 지난 8일 개최될 예정이었던 한미은행의 확대이사회가 내달로 연기됐다.
한미은행측은 이에 대해 “이밖에 리스크 통합 관리 등 몇 가지 안건의 준비사항이 미흡, 불가피하게 이사회를 연기했다”는 설명이지만 실제로는 대주주의 요청에 따른 조치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주가가 9천원대로 떨어진 상황에서 DR 발행을 서두를 필요가 있느냐는 주문 때문이다.
한미은행의 주가는 DR 발행을 모색하던 지난 7월 1만5천원대로 올라섰다가 대우사태와 함께 급락, 최근 9천원대 초반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미은 내부에서 조차 ‘1만원 미만 발행’에는 반대하는 의견이 적지 않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달중 주가 추이를 지켜본 주가가 상승세를 탈 경우 내달 초 확대이사회를 거쳐 DR발행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정확한 일정은 잡히지 않았으나 외환은행 DR의 프라이싱이 있는 내달 4일 직후 확대이사회 개최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한미은행의 경우 DR발행을 위한 다큐멘테이션 등은 이미 진행중이어서 로드쇼 착수에서 프라이싱까지 한달정도의 시간으로도 충분하다는 계산이다.
이 은행 한 관계자는 “기준가 수준의 발행은 자신할 수 있지만 여전히 문제로 남는 것은 주가의 회복”이라고 말했다.
박태준 기자 june@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