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억달러 규모의 DR발행을 추진중인 한미은행 경영진은 이 때문에 분주하다. 남아있는 시간도 넉넉하지 않다. 올해 자본금을 크게 늘리지 못할 경우 수개월간 공을 들여 수립한 중장기 비전 역시 폐기 처분될 수 밖에 없다.
금융산업의 2차 구조조정이 예견되면서 언제나 ‘만만한’ 상대로 꼽히는 한미은행으로서는 이번 DR발행이 ‘무조건적’이지만 상황은 그리 낙관적이지 못하다. 우선 삼성, 대우, BOA 등 대주주들의 동의 여부가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 “대주주들이 이를 끝까지 반대할 명분”이 없다는게 한미은행측의 설명이지만 지분률 하락을 우려하는 대주주들의 승인을 아직까지도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또 대우사태 역시 한미은행에게 적지않은 부담이다. 대우 여신 1조3천억원에 대해 20%의 충당금을 설정, 경영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는 하지만 대우가 대주주라는 사실 자체가 이 은행의 진로에 막연한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기 때문. 이에 대해 한미은행은 대우 지분이 해외에 매각될 경우 이는 오히려 ‘전화위복’일 것이라는 주장이다.
발행시기 역시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한빛은행의 10억달러 DR이 최악의 선례를 남겨 놓은데다 최근 추진중인 외환, 조흥은행 DR이 만일 한빛은행과 같은 전철을 밟는다면 이 결과는 한미은행 DR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같은 시기에 추진될 담배인삼공사의 DR 발행 역시 부담을 주고 있다. 이보다 늦을 경우 해외 투자자들의 관심을 한미쪽으로 옮겨 놓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DR발행 확정’이후 시나리오는 상당히 낙관적이다. 특히 한미은행 DR 발행의 주간사를 맡고자 하는 외국계 증권사들이 대부분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주로 오퍼를 내는 증권사는 모건스탠리, ING베어링, CSFB, 골드만 삭스, 살로먼스미스바니, ABN암로 등인데 이들 모두 “괜찮은 회사 내용에다 발행 물량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이 정도의 소화는 충분히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프라이싱 역시 기준가 수준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분석되고 최근 악화됐던 국내 경제 전반의 분위기가 호전되면 5% 정도의 프리미엄 발행까지 내다보고 있다. “최악의 경우라도 5% 수준의 할인발행 정도 일것”이라는 게 한미측의 전망. 대우사태 직후 6천5백원까지 곤두박질 쳤던 이 은행 주가는 최근 1만1천원대로 올라서 있다.
시간이 충분치 않지만 이미 한미은행 IR팀은 이에 대비 신한은행 DR발행 자료를 기초로 다큐멘테이션에 착수하는 등 이사회 결정이후 소요 시간을 최대한 단축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중이다.
이제 남은 것은 이사회 결의. 확대이사회는 내달 8일로 예정돼 있다. 이날의 결과에 따라 한미은행의 ‘도약’에 가속도가 붙을 수도 있고 국내 금융시장의 안정을 기대하면서 내년이후로 모든 계획을 유보시켜야 한다.
박태준 기자 june@k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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