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전 국회 농림해양수산상임위 회의실에서 열린 공청회에는 국민회의, 한나라당, 자민련 의원 18명이 참석, 질의를 벌였고 손은남 농협 부회장, 허삼웅 축협 기획담당 상무 등 7명이 진술자로 참석했다.
질의과정에서 이상배 한나라당 의원은 “협동조합통합이 시기적으로 적당한가, 또 협동조합의 의사가 제대로 반영됐는가”를 물었으며 이에 대해 강춘성 농단협 의장은 “이번에 통과되지 않으면 다음 정권으로 미뤄질 수 밖에 없으며 현재 축협비대위원장도 개혁방안 마련에 동참했다”고 답변했다. 한편 축협의 독자생존 가능성에 대한 의원들의 질문에 대해 장원석 단국대 교수는 “축협의 예수금 3조원과 점포수로는 경쟁력이 없어 농축협이 통합해 비용절감대책이 추진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고 지적한 반면 허삼웅 축협 상무는 “사료분야 고정투자 2천억원중 신용부채는 1천억원 정도로 경제사업과 신용사업이 각각 독립해 존립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신용사업부문과 경제사업부문의 분리와 관련된 의원들의 질문에 진술자들이 민감한 반응을 보였는데 농협측 패널들은 “신·경 분리시 경제사업부문에 대한 신용사업측의 금융지원이 사실상 힘들어져 ‘농민 지원’이라는 기본 취지를 무너뜨릴 수 있다”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반면 축협측 패널로 참석한 장상환 교수는 “지금까지도 신용사업에서 경제사업으로 제대로 지원이 되지 않았으며 신·경 분리를 거부하는 것은 농협이 현 체제에 안주하겠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와 관련 금감원의 감독권이 강화된 상황에서도 지속적인 경제사업 지원이 가능한가를 묻는 윤한도 한나라당 의원의 질문에 농협 손 부회장은 “금감원 감독은 전 금융기관에 대해 강화됐으며 자산의 건전성 유지를 위해 감독이 강화돼도 경제사업 지원에 장애가 없다”며 “중요감독 사항을 금감원장과 농림부 장관이 협의해 결정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공청회는 당초 예상보다 길어져 4시간 이상 진행됐고 의원들의 질문마다 양측의 답변이 팽팽히 맞서 시종일관 긴장된 분위기 였다는 게 참석자들의 전언이다. 결국 공청회 후 농협측 패널들의 진술에 불만을 품었던 축협 조합장들이 농협측 참석자들과 몸싸움까지 벌이게 된 것.
국회 공전으로 상임위 의결이 일정이 무기한 연기된 상황에서 신구범 전 제주지사의 회장 당선을 계기로 전열을 정비한 축협측과 농협의 로비전이 다시 치열해진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축협측이 ‘신임 회장 취임’을 이유로 통합법안 처리 문제를 이번 임시국회에서는 유보해줄 것을 국회측에 건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예정된 일정대로라면 통합 중앙회 출범은 내년 7월. 법안통과 후 실무작업에 박차를 가해도 빠듯한 일정이다. 끊없는 소모전이 되풀이 되며 ‘농업경제의 효율적 지원’이라는 당초 취지는 외면당하고 있다.
박태준 기자 june@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