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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준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1999-10-06 10:07

자산보유자 인식 부족, 주간사 경합마다 고배

올초까지만해도 낯설었던 원화 ABS(자산유동화증권)이란 용어가 할부금융 등 2금융권과 이어 시작된 성업공사등 정부투자기관의 대규모 발행으로 국내 금융계에 정착돼 가고 있다. 상반기까지 1조5천억원 가량의 원화 ABS가 발행됐고 하반기에도 공사 발행 물량만 3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가운데 은행중에서 ABS시장의 잠재력을 일찌감치 간파하고 시장 선점에 들어갔던 하나, 한미은행은 최근 고민에 빠졌다. 이 부문 진출을 위해 수개월간 준비작업을 거쳤고 나름의 노하우가 쌓였다는 판단에 따라 주간사 경쟁에 뛰어들었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

하나은행은 동양종금 1천억원 규모 리스채권 유동화와 세종증권 토지수익 연계채권 2천억원 발행 등 두건의 주간업무를 맡는데 그쳤고 한미은행은 시범적으로 자행의 신탁자산 1천억원을 유동화한 것 이외에는 실적이 없는 형편이다. 뿐만 아니라 두 은행은 다른 은행들이 ABS 시장 탐색 차원에서 수주 경쟁을 벌이고 있는 트러스티 업무도 단 한번 맡지 못했다.

이에 대한 하나, 한미의 자체적인 분석은 ‘자산보유자의 인식부족과 증권사와의 경쟁에 따른 부담’등으로 요약된다. 스트럭처링은 유동성지원 등 어레인저로써 충분한 노하우가 쌓였다고 판단되지만 정작 ABS를 발행한 자산보유자들은 채권인수기능이 없는 은행들을 은근히 ‘외면’하고 있다는 것. 더욱이 증권사들과 직접 경쟁하면서 두 은행들은 ABS시장 진입을 ‘원천봉쇄’당하는 느낌을 받고 있다. 주간업무를 일부 대형 증권사들이 독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 증권사들이 ‘라이벌’로 여기는 은행에 트러스티를 맡기지 않으려는 모습이 역력하기 때문. “10여개 증권사들과의 대등한 경쟁속에서 웬지 ‘왕따’를 당하고 있는 것 같다’는 게 은행 ABS 담당자의 고백이다.

이처럼 두 은행이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사이 다른 은행의 시장 진출이 가시화되면서 금융기관간의 경합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은행이 성업공사 등 대형 딜의 트러스티를 잇따라 따내는 등 저력을 과시하고 있고 신한, 주택은행도 최근 ABS 시장 진출을 공식화 했다. 하반기부터는 산업, 기업 등 국책은행도 본격적인 영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결국 하나, 한미은행 내부에서도 은행의 채권인수 기능이 부여되기 전까지는 전략수정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무리하게 부딪히다 ‘손발이 묶이는 것’보다는 트러스티 업무부터 차근차근 시작해 기회를 엿보자는 것.

그러나 일각에서는 하반기 은행들의 ABS시장 진출이 확산되면 오히려 은행들의 참여 폭이 크게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만만치 않은 ‘勢’가 형성됐을 때 자산보유자들의 인식 역시 달라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은행의 새로운 영역에 선구자로 나선 두은행의 하반기 전략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박태준 기자 june@k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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