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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거-‘마이핑거’

성화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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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1999-10-06 09:34

① ‘2차 구조조정’ 태풍전야 - “상위권 은행들이 공동으로 중위권을 축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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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년 6월28일 동화은행을 비롯한 5개 일반은행의 퇴출이 결정됐을 때 금융계는 물론이고 한국의 모든 경제주체들은 일제히 충격에 휩싸였다. 근현대 한국경제사의 첫 사례로 기록된 은행퇴출에 이어 하나-보람은행, 국민-장기신용은행, 상업-한일은행의 합병계획이 잇따라 발표됐고, 막연하게만 느껴지던 은행간 합병은 수개월새 마무리돼 일대 지각변동의 회오리가 한차례 은행권을 쓸고 갔다. 그러나 누구도 ‘끝났다’는 표현을 쓰지는 않았다. ‘일단락’됐다고들 하면서도 ‘끝났다’고 단언하기 어려웠던 것은, 그것으로 우리 금융시스템이 온전하고 효율적인 새틀로 자리잡았다고 확신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시장규모에 비해 여전히 일반은행의 숫자가 많다는 얘기들이 나왔고, 구조조정의 사령탑인 이헌재 금감위원장도 여러 차례 같은 요지의 언급을 서슴지 않았다.

살아남은 은행들은 ‘경영개선 이행계획’으로 제몸을 추스리느라, 또는 합병후유증을 수습하느라 한동안 정신없는 시간을 보냈지만, 이제 서서히 안정을 찾아가면서 ‘고민의 원점’으로 되돌아오고 있다.

‘과연 이것으로 끝난것인가’ ‘은행업 2차 구조조정의 회오리는 언제 다시 시작될 것인가’

공동의 화두를 짊어진 은행들은 예상보다 빨리 고민과 불안에 휩싸이기 시작했다. 놀라운 것은 거의 모든 은행들이 이미 또 한차례의 ‘재편’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이다.예측의 근거는 다양하게 제시되고 있다. 우선 은행들은 영업환경이 점차 척박해지고 있다는 사실을 심각하게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저금리추세가 이어지면서 대출시장의 위축이 두드러지고, 우량 借主을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소매시장에서는 은행뿐 아니라 보험, 할부금융, 신용카드사까지 가세해 이전투구를 벌이고 있으며, 거의 모든 은행들이 우량중소기업을 찾아 ‘미들마켓 폴리시’를 채택하고 있다. 자본시장으로 몰리는 돈을 은행으로 돌릴만한 수단이 없다. 예금금리를 낮추기 힘들어 자금운용에 허덕이는 곳이 대부분이다.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질 것이고, 이제는 외국은행들과도 싸움을 시작해야한다. 뉴브리지컨소시엄에 매각이 확정된 제일은행이 그렇고, 서울은행 매각의 결말이 나면 그 때부터는 확전의 양상이 자못 심각해질 것이다. 씨티은행마저 아연 긴장하고 있는 판국에 시중은행들이 마음을 놓을 리 없다.

부실자산 분류기준이 강화되고, 각종 재무지표를 국제적 정합성에 일치시켜야하는 등의 강도높은 규율도 물론 중압감으로 작용하고 있다. 살얼음판을 걷는 조심스러운 경영의 와중에 한건이라도 덩치 큰 부실자산이 신규로 발생하면, 그야말로 치명적이다. 언제 어떻게 ‘날아갈지’ 모른다는 극단의 위기감이 시중은행 경영진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는 것이다.

또 한가지 주목할만한 점은 다가올 2차 구조조정이 ‘정부당국의 강제’가 작용하지 않더라도 필연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이다. 당사자인 은행들이 대부분 그렇게 인식하고 있으며, 그것은 우리를 앞서간 몇몇 선진국의 사례를 통해 귀납적인 결론에 도달할 수도 있다. 藤林章友등 일본의 공동집필자 3인이 쓴 ‘금융업 승자의 전략’은 경쟁시대를 맞게된 일본의 금융계에 대한 현황설명을 통해 ‘상위권 금융기관들이 공동으로 중위권 금융기관을 축출한다’는 내용을 기술해놓고 있다. 우리나라에 그러한 현상이 구체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현재형’으로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그런 현상이 앞으로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하기는 더욱 어렵다. 강자간의 합종연횡이 일어날 조짐은 동시다발적으로 관측되고 있다. 시장에서의 위상이 애매한 곳은 ‘합병 파트너’로도 배척받게 된다. 모두들 ‘강자’와의 제휴를 원한다. 업계의 구성원 모두가 공존공생하는 시대는 지나갔다. 경영진과 기획담당라인의 간부들은 ‘두번째 재편’을 앞둔 채 긴장해있고, 분주하며, 숙연하다.

이러한 분위기만으로도 은행들의 2라운드 서바이벌 게임은 이미 시작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다만 그 결과가 언제 구체화될 지, 어떤 은행이 살아남을지, 그 이후 우리 금융계에도 ‘간판스타’가 탄생할지 등등의 얘깃거리들이 국외자들의 한가한 관심사로 남아있을 뿐이다.



성화용 기자 yong@k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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