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은행은 최근 인터넷 뱅킹 사업 강화 차원에서 골드뱅크와의 전략적 제휴를 심각하게 고민해 왔다.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인 골드뱅크와 제휴, 인터넷 상에서의 계좌개설, 이체 및 상품소개 등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구사해 볼 계획이었던 것. 이와 함께 골드뱅크의 주력 사업인 인터넷 쇼핑 몰에 한미은행 계좌를 만들어 신규 고객을 창출한다는 참신한 아이디어도 생각해 봤다.
이를 위해 골드뱅크 임원진과 수 차례 논의를 거치면서 사업 전망과 수익성을 꼼꼼히 따져보기도 했다. 성사될 경우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인터넷 시장에서 다른 은행보다 한 발 앞서 나갈 수 있을 만한 프로젝트였다.
그러나 최근 골드뱅크와 관련된 의혹이 잇따라 언론에 공개되면서 한미은행의 계획에 차질이 빚어졌다. 골드뱅크를 과연 ‘믿을만한 파트너’로 단정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제기됐기 때문. 인터넷 뱅킹도 중요하지만 썩 좋지않은 신인도의 파트너와 덜컥 손을 잡았다가 한미은행의 ‘깨끗한’ 이미지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음을 고려해 봐야 했다.
결국 한미은행이 최근 잠정적으로 내린 결론은 ‘시간 끌기’. 당장 이렇다할 결론을 내리기 보다는 시간을 두고 파트너로서 골드뱅크의 자격을 천천히 파악해 보겠다는 것. 또 여기에는 지금까지의 논의를 원점으로 되돌릴 경우 한미은행이 착안했던 신선한 아이디어를 다른은행에 선점당 할 수 있다는 우려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우체국을 통한 가계대출 등 리테일뱅킹의 강자를 목표로 한 한미은행의 행보에 예기치 못한 장애물이 나타난 셈이다.
박태준 기자 june@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