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외환당국은 외환거래 자유화 이후 처음으로 해외 투기세력과의 본격적인 공방에 직면, 초기단계에서 ‘권위’와 ‘힘’을 인정받지 못하면 끊임없이 시달리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14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주 1천1백50원대까지 원달러 환율이 떨어지게된 근본원인으로 엔-달러 환율이 1백17엔대까지 떨어진 것과 함께 비거주자들의 투기적 매도세가 지목되고 있다. 특히 시장 관계자들은 지난주초 1천1백87원을 고점으로 원달러 환율이 속락세를 지속했던 과정에서 하루도 빠짐없이 1억~1억5천만달러의 비거주자 매도세가 유입됐다는 점을 중시하고 있다. 씨티, HSBC, 도이치, 체이스맨해턴등 외국은행 서울지점을 통해 달러매도주문을 내는 비거주자들은 이들 외국은행만이 정확한 실체를 알고 있지만, 그중에는 세계적 규모의 헤지펀드도 일부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비거주자의 국내 원달러시장 참여는 지난 4월1일 외환거래 자유화 조치로 허용됐지만 지난 5월 중순까지는 거의 거래실적이 없었으며, 5월하순부터 소규모 물량이 들어오기 시작했다는 관측이다. 특히 이달 들어 물량이 급격히 늘어나 지난 주초부터는 시장참여자들이 확연히 간파할 수 있을 정도의 노골적인 투기거래가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외환거래자유화 이후 해외 투기자본의 본격적인 유출입 조짐은 우리나라 외환시장의 안정성을 저해하는 일차적인 위험요인이 된다는 점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 지난주 원달러 환율 변동폭이 30원에 육박, 시장의 불안감이 극도로 고조됐을 뿐 아니라 앞으로 자본이동 규모가 커질 경우 제어하기 어려워 외환위기 재연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비해 우리 외환당국은 여전히 시장에서 그 권위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투기자본의 속성상 본격적인 시장참여 이후 몇차례 현지당국과의 힘겨루기를 시도, 만만히 보일 경우 환차익을 노린 집중공격을 감행하곤 한다”며 “우리 당국이 중량감을 인정받지 못하면 어이없게 시장이 교란당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성화용 기자 yong@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