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달호 국민은행장은 연휴 직전인 지난 13일 이 용덕 금융노련 위원장의 중재로 국민은행 노조측과 상당시간 협상, 가능한 범위내에서 노조측 입장을 수용키로 하는 한편 노조도 합병을 통해 새로 출범한 국민은행의 발전을 위해 긍정적인 시각을 갖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송행장은 그러나 노조측과의 협의에 앞서 ‘오세종씨 사퇴’와 ‘직급조정’등 노조측이 강력히 요구해온 두가지 사안에 대해서는 수용할 수 없다는 전제를 분명히 했다. 노조와의 갈등에도 불구하고 합병의 기본 합의 및 원칙을 거스를 수는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힌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은행 노조측이 금융노련의 중재 형식을 빌어 협상창구에 나선 것은 그동안 직급조정등 舊 국민은행 직원들의 이해 조정을 위해 물러서지 않았던 ‘거친 투쟁방식’이 예상밖으로 큰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결국 합병은행 가운데 가장 현격한 임금, 직급의 격차를 보여 심한 진통을 겪었던 국민은행은 합병정신에서 후퇴하지 않고 원칙을 고수하며 직원들을 직간접으로 설득, 직급과 직책을 분리 운용하는 등의 부분적인 조정책을 통해 내부 단속에 성공하는 단계로 접어든 셈이다.
한편 국민은행은 기업금융 1, 2본부의 통합을 빠른 시일안에 마치기로 하는 등 ‘데이 투(DAY-2)’를 가급적 앞당길 방침. 빠르면 3월초부터 통합작업이 구체화된다. 기업금융본부의 통합과 함께 국민은행은 자본시장본부(가칭)를 별개의 본부로 발족시킬 방침. 따라서 본부장 수는 그대로 유지된다.
앤더슨 컨설팅으로부터의 최종 보고서는 3월중순경 나오게 되는 데, 앤더슨측의 자문 내역을 얼마나 수용할 지는 불투명하다. 국민은행 간부들은 “앤더슨이 결과를 내놓더라도 어차피 우리가 다시 손을 볼 수 밖에 없다”는 시각이 지배적. 따라서 비싼 비용을 지불하고 시작한 컨설팅이 경영혁신에 직접 연결될지는 예단하기 어렵다. 혁신 주도기구로 발족한 경영혁신실의 성격도 애매하다. 다른 은행들이 행장 또는 부행장 직속으로 혁신주도조직을 운영하고 있는 데 비해 국민은행 경영혁신실은 재무본부장 산하에 있으며, 특히 앤더슨 컨설팅의 접촉 창구가 종합기획부여서 발족 당시의 의욕에 비해 경영혁신실의 역할이 별로 없다는 지적도 있다.
성화용 기자 yong@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