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 29일 프라이싱을 계획하고 있는 외환은행은 9월부터 이갑현행장 주도하에 본격적인 로드쇼에 나가기 앞서 지난달 중순부터 금주말까지 한달간 예정으로 자산실사를 진행중이다. 외국인 투자가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자료를 만들기 위해 벌이고 있는 이번 실사에는 주간사인 모건스탠리와 회계법인 PWC가 함께 참여하고 있다. 자산 실사에 앞서 외환은행은 주간사 기관 관계자들을 상대로 2주일 이상의 인터뷰를 갖는 등 도상훈련을 했다.
한빛은행이 공동주간사를 맡았던 파리국립은행이 난조를 보여 유로시장에서 투자가 확보에 실패한 사실을 거울삼아 외환은행은 미국시장은 물론 유럽 및 아시아 시장에서도 고루 투자가를 확보하겠다는 의욕을 다지고 있다. 이와 관련 외환은행은 코메르츠은행으로부터 전체 10억달러중 3억달러를 인수해 책임지고 팔아주겠다는 약속을 받아낸 상태여서 한빛은행과는 차별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있다.
외환은행은 DR발행의 핵심요소인 프라이싱과 관련해서는 당초 1만원을 타깃으로 잡았으나 최근 주가가 6천원대로 급락, 목표를 7천5백원 수준으로 수정했다. 7천5백원이라는 가격은 현재 주가보다 훨씬 높지만 9월말까지는 아직 2개월 정도 남았고 이 기간중에 대우사태 등이 해결의 실마리를 보이면 할증발행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외환은행은 주변 여건이 최악의 상황으로 몰리더라도 시가대비 10% 할인범위에서 프라이싱이 가능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지난 96년 당시 위성복상무 주도하에 DR발행에 성공한 경험을 갖고 있는 조흥은행은 최고경영자가 직접 해외시장에 나가 로드쇼를 해 본 경험을 갖고있다는 점에서 다른 은행과는 다른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오는 10월하순경 프라이싱을 예정하고 있는 조흥은행은 지난달말 위성복행장이 홍콩 싱가포르시장에서 프리마케팅을 벌이고 연초 17억달러 DR발행에 성공한 태국의 사이암뱅크에 들러 본 결과등을 토대로 필승 전략을 짜고 있다.
조흥은행의 전략은 해외 투자가들에게 하나도 숨김없이 경영현황을 공개함으로써 투명성 측면에서 신뢰를 얻고 아울러 확실한 향후 경영비전을 제시하겠다는 것. 특히 불건전여신이 48%나 되는 사이암뱅크가 거액의 DR발행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한번만 증자를 하면 완전한 클린 뱅크로 태어난다는 점을 확신시켰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조흥은행 역시 이른바 `원타임 리캐피털리제이션` 전략을 구사하기로 결정.
조흥은행은 또 한빛은행이 제값을 받지 못한 것은 DR발행 스킴에도 문제가 없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투자가들에게 별도의 우대조건(Sweetener)을 제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
한편 지난달말 위성복행장의 동남아시장 프리마케팅에서는 해외투자가들이 CEO의 확고한 경영리더십을 높이 평가함과 동시 합병은행이면서도 후유증이 전혀 없고 인화가 잘되고 있다는 점, 미들마켓을 공략하겠다는 경영전략, 비상임이사회의 적극적인 활동 등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알려져 조흥은행의 DR발행 성공을 예감케하고 있다.
박종면 기자 myun@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