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사고로 23명의 어린 희생자를 낸 씨랜드 청소년수련원의 경우 컨테이너 건물에 방재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음에도 보험에 가입할 수 있었던 것은 보험사가 형식에 치우친 현장실사를 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보험사가 화재보험을 인수할 경우 현장실사를 하는 것은 기본이다. 대상 건물을 직접 살펴보고 방재시설이 제대로 되어 있는지 확인해보는 절차를 반드시 거친다는 것이다. 특히 대형 물건일 경우 현장실사는 아주 세밀하게 진행된다. 자칫 화재가 발생하면 거액의 보험금이 지급되기 때문이다.
반면 소형 물건일 경우 상황이 달라진다. 실사를 하더라도 형식에 치우치는 경우가 많다. 설사 불이 나 보험사고가 발생해도 지급되는 보험금 규모가 작기 때문. 조그만 한 건에 인력과 시간을 낭비하느니 큰 물건에 투자하는 것이 낫다는 것이다.
씨랜드의 화재보험을 인수한 국제화재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컨테이너 건물의 경우 사고율이 낮은 편이나 이번 사고의 경우 스티로폼 때문에 대형사고로 번지게 됐다"며 "보험사가 우량물건만 인수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니냐"고 반문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물건 크기에 상관없이 세탁소나 봉재공장 등과 같이 화재위험이 높은 곳은 사고시 피해액이 크므로 불량물건으로 취급, 인수를 기피하는 것이 보통이라고 전한다. 그러나 영업사원이 인수를 원할 경우 위험관리팀이 출동해 위험진단을 실시, 계약자가 미비점을 보완하면 계약을 체결한다. 이 수련원의 경우 화재발생률이 낮은 교육시설 이었다는 점에서 다소 안일하게 취급했을 수도 있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화재보험 등에 가입하면 위험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으나 인력 관계상 대형 물건 위주로 위험관리를 실시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씨랜드와 같이 보험가액 4억원 규모의 작은 물건은 위험관리를 실시하지 않기 때문에 이번 수련원 화재사고와 같은 인재 발생시 보험사는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 보험사의 철저한 현장실사와 방재시설 점검을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
김성희 기자 shfree@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