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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퓨얼셀 ‘최대 수주’ 이면에 도사린 ‘최대 적자’

정진아 기자

urzinnie@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8-18 00:00

순차입금 6257억…부채비율 336%
신용등급 전망 ‘부정적ʼ 하향 조정
후속 대형 수주·수익성 회복 ‘관심ʼ

▲ 이두순 두산퓨얼셀 대표. 사진 = 두산퓨얼셀

▲ 이두순 두산퓨얼셀 대표. 사진 = 두산퓨얼셀

[한국금융신문 정진아 기자] 두산퓨얼셀이 창사 이래 최대 규모 고체산화물연료전지(SOFC) 스택 수출 계약을 따냈다. 다만 이러한 성과가 결실을 맺기까지는 상당한 자금이 소모되는 만큼,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하기까지 지난한 과정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두산퓨얼셀은 최근 독일 에너지기업 리베리온과 1087억 원 규모 SOFC 스택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지난해 매출(연결 기준)의 23.9%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창사 이래 최대 해외 수주다.

이는 글로벌 스택 파운드리 사업 첫 실질적 성과로, 두산퓨얼셀이 자체 연료전지 시스템을 완제품으로 판매하던 기존 사업모델을 넘어 핵심 부품인 스택을 외부 고객사에 공급하는 방식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는 의미도 크다.

창사 이래 최대 수주

이번 계약 배경에는 5년에 걸친 생산 기반 구축이 있다. 두산퓨얼셀은 2020년 SOFC 셀·스택 제조라인 구축에 724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한 뒤, 새만금 산업단지 입주와 설비 확대를 거치며 총 투자금액을 1558억원까지 늘렸다.

당초 2023년 말 완공을 목표로 했던 익산·군산 공장은 시운전 등을 거쳐 2025년 상반기 준공됐고, 하반기부터 50MW 규모 SOFC 양산 체제가 본격 가동됐다.

리베리온에 공급되는 제품은 영국 세레스파워와의 기술 협력을 바탕으로 상용화한 중저온형 SOFC 스택이다.

기존 SOFC가 800℃ 이상 고온에서 작동하는 것과 달리 약 620℃ 중저온에서 구동돼 전력 효율과 내구성, 운전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리베리온은 이 스택을 자사 가역형(reversible) 발전 설비에 탑재해 독일과 유럽 내 친환경 발전 시설에 공급할 계획이며, 본계약에 앞서 성능 검증을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두산퓨얼셀은 기존에 인산형연료전지(PAFC) 중심 사업을 진행하던 중 사업 다각화를 위해 SOFC를 신사업으로 선택했다. PAFC는 전기와 열이 동시에 나오는 반면, SOFC는 상대적으로 전력 효율이 더 높다.

두산퓨얼셀 관계자는 “기존 PAFC는 복합효율이 높아 전기·열이 모두 필요한 수요처에 적합하지만, SOFC는 전력 효율이 더 높아 전기만 필요한 수요처를 겨냥한 것”이라며 “수요처에 따라 사업을 다각화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두산퓨얼셀은 특히 완제품뿐만 아니라 스택도 별도로 공급하고 있다. 이는 발전사나 데이터센터 등 시스템 전체가 아닌 스택만 납품하면 그만큼 고객군을 넓힐 수 있기 때문이다.

가동률 개선 vs 최대 적자

다만 이 과정에서 사상 최대 적자 기록은 피할 수 없었다. 두산퓨얼셀은 2023년 영업이익 16억원을 기록했지만 2024년 영업손실 17억원을 냈고, 2025년에는 영업손실이 1057억원까지 불어났다. 올해 2분기에도 영업손실 509억원을 기록하며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같은 기간 생산 가동률은 개선됐다. 두산퓨얼셀 연료전지 생산 가동률은 2023년 39%에서 2024년 77%, 2025년 79%로 꾸준히 상승했다. 통상 ‘낮은 가동률에 따른 고정비 부담’으로 설명되는 적자 확대 공식이 두산퓨얼셀에는 들어맞지 않는 셈이다.

적자 확대 배경은 두 가지다. 사업 초창기 공급했던 모델 중 품질이 다소 떨어졌던 제품들을 미리 교체해주는 작업을 진행하면서 손실이 발생했고, SOFC 사업이 완전 초창기 단계라 가동률 등이 아직 충분치 않다는 점이다.

또한 백금 등 원재료비 상승과 기존 제품(PAFC) 셀스택 교체 비용까지 겹치며 손실 폭이 커졌다. 한편 설비투자(CAPEX)는 2023년 957억원에서 2025년 289억원으로 꾸준히 줄었고, 2026년과 2027년 계획도 각각 15억원, 36억원인 만큼 대규모 투자는 사실상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

신용등급 하향

수익성 악화는 재무 건전성에도 반영됐다. 별도 기준 두산퓨얼셀 순차입금은 올해 2분기에만 986억원 늘어난 6257억원을 기록했고, 부채비율은 336%까지 올랐다. 대규모 영업손실이 이어지며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창출력이 뒷받침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운전자금 부담이 차입 확대를 초래하는 구조다.

이런 흐름은 신용평가사 평가에도 반영됐다.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두산퓨얼셀 무보증사채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했다. 높은 경쟁강도와 저가 수주·SOFC 초기 진입비용 영향으로 영업수익성이 저하된 반면, 사업 다각화를 위한 자금 투자로 차입 부담이 증가했다는 것이다.

▲ 두산퓨얼셀 연료전지. 사진 = 두산퓨얼셀

▲ 두산퓨얼셀 연료전지. 사진 = 두산퓨얼셀

여기에 익산·군산 소재 생산시설 전체가 산업은행에 1140억원 규모로 담보 제공된 상태라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향후 파운드리 사업 확대를 위해 추가 증설이나 차입이 필요할 경우 담보 여력이 충분한지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관건은...

두산퓨얼셀이 두산그룹 신성장동력 기업으로 자리매김할지, 적자 계열사로 전락할지 기로에 섰다. 리베리온 납품 물량은 2027년 하반기까지 순차적으로 분산 공급될 예정으로, 이번 계약만으로 당장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반등 시나리오 핵심은 리베리온 계약을 시작으로 후속 대형 수주를 이어가는 것이다.

두산퓨얼셀은 국내외 잠재 고객사들과 추가 SOFC 스택 판매 관련 협의를 진행 중이며, 중장기적으로 스택 수출 규모를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본업인 PAFC 사업 수익성 회복 속도도 관건이다. 국내 일반수소 입찰시장 예정 물량은 최근 3년 평균(175MW) 대비 축소된 125MW에 그쳐 전방 시장 자체가 녹록지 않다.

두산퓨얼셀 관계자는 “SOFC 사업은 수요처 다각화 차원에서 준비한 것이며, 스택 단독 공급 사업 역시 고객군을 넓히기 위한 전략”이라며 “지난해 영업손실 확대는 초창기 공급 모델 품질 개선 작업과 SOFC 사업 초기 단계 낮은 가동률이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정진아 한국금융신문 기자 urzinni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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