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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부터 은행 실행까지 지연…김경환 사장, 주택연금 지급체계 '과제' [2026 국감-주택금융공사②]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기사입력 : 2026-10-16 07:00

신청부터 실행까지 최장 163일 심사 사례…보증심사 1개월 초과 552건
신한·하나보다 국민·우리은행 실행기간 길어…김경환 "은행들과 논의"
주금공, 보증심사 관리 강화·은행 협의 추진, 가입 활성화 과제

15일 진행된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김경환 주택금융공사 사장이 답하고 있다. / 사진=국회의사중계시스템 갈무리

15일 진행된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김경환 주택금융공사 사장이 답하고 있다. / 사진=국회의사중계시스템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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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고령층의 노후 소득보장을 위한 주택연금이 가입 신청부터 실제 지급까지 평균 한 달가량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신청자는 한국주택금융공사의 보증심사에만 5개월 넘게 기다렸고, 보증서가 발급된 이후에도 취급은행에 따라 대출 실행기간에 상당한 차이가 발생했다.

올해 주택연금 신규 가입자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누적 가입률이 2%대에 진입할 것으로 추정되지만, 여전히 가입 대상 고령층의 제도 활용도는 낮은 수준이다. 정부가 월 수령액 인상과 초기보증료 인하 등 가입 문턱을 낮추기 위한 제도 개선을 시행했음에도 실제 연금 지급 절차와 상품 경쟁력에서는 추가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경환 주택금융공사 사장은 보증심사기간 단축과 함께 취급은행별 대출 실행 지연 원인을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주택연금 지급까지 평균 31일…심사 최장 163일

15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한국주택금융공사 국정감사에서 한민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금공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9월 주택연금 대출 실행 1만3889건의 신청 접수부터 실제 대출 실행까지 평균 31일가량 소요됐다.

주택연금은 55세 이상 고령자가 보유주택을 담보로 제공하고 매월 일정 금액을 연금 형태로 지급받는 제도다. 주금공의 보증심사를 거쳐 보증서가 발급되면 은행이 이를 바탕으로 대출을 실행하는 구조다.

문제는 주금공의 보증심사 단계부터 처리기간이 지연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주금공 내규상 주택연금 보증심사는 신청일로부터 1개월 이내에 승인 여부를 결정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올해 보증심사에 1개월을 초과한 사례는 552건으로 집계됐다.

해당 사례의 평균 심사기간은 43일이었으며, 가장 오래 걸린 경우에는 무려 163일이 소요됐다. 노후 생활비 마련을 위해 제도를 신청한 고령자가 보증심사 결과를 받기까지 5개월 이상 기다린 셈이다.

김경환 주금공 사장은 심사 지연의 원인으로 지역별 업무량 차이와 비아파트 주택의 가격 평가 등에 따른 처리기간 차이를 언급했다. 최근 주택연금 신청이 증가하면서 보증심사 업무 부담도 커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30일 이내에 보증서를 발급하는 내규를 좀 더 철저히 이행하도록 하겠다"며 처리기간을 추가로 단축할 수 있는 방안도 찾겠다고 답했다.

보증서 나와도 은행서 '발목'…국민·우리 실행 상대적으로 늦어

주택연금 신청 후 평균 처리기간 및 보증심사 지연 과정

주택연금 신청 후 평균 처리기간 및 보증심사 지연 과정


주금공의 보증심사뿐 아니라 은행의 대출 실행 과정에서도 처리기간 차이가 나타났다.

주금공이 보증서를 발급한 이후 은행에서 실제 대출이 실행되기까지 걸린 기간은 평균 7.2일이었다. 이 가운데 일주일을 초과한 사례는 4631건으로 전체 실행 건수의 약 3분의 1에 달했다.

보증서가 발급됐음에도 실제 대출 실행까지 한 달 넘게 소요된 사례도 216건이나 됐다. 공사 차원의 보증심사를 통과하더라도 이용자가 곧바로 연금을 지급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닌 셈이다.

은행별로는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의 평균 실행기간이 전체 평균보다 짧았던 반면,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10일 안팎으로 상대적으로 길었다. 보증서 발급 이후 일주일을 넘겨 대출이 실행된 비중도 차이가 뚜렷했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해당 비중이 10% 안팎에 머물렀지만,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50%를 웃돌았다.

이는 같은 주택연금에 가입하더라도 거래하는 은행에 따라 실제 연금 수령을 시작하는 시점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김 사장 역시 이 같은 요인을 설명하면서도 주금공의 관리 책임을 강조했다. 그는 보증서 발급 이후 실제 대출 실행까지 공사가 관리해야 할 영역이라는 취지로 답하며, 특히 실행기간이 길게 나타난 은행들과 지연 원인을 면밀히 점검하고 개선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주택연금은 주금공이 보증을 제공하고 은행이 대출을 실행하는 구조인 만큼 공사의 심사기간 관리뿐 아니라 은행 영업점의 업무 처리체계와 이용자 안내 절차를 함께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누적 가입자 16만명 넘었지만 가입률 2.1%…상품 다양화 요구

주택연금 운영 규모

주택연금 운영 규모


주택연금의 낮은 가입률도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한 의원이 주금공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주택연금 누적 가입자는 16만2498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가입 대상 가구 수인 773만 가구를 기준으로 계산한 가입률은 약 2.1%다.

올해 가입 대상 가구 수가 아직 확정되지 않은 만큼 추정치이지만, 지난 2007년 제도 도입 이후 처음으로 가입률이 2%대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규 가입자 증가세는 뚜렷하다. 주택연금 신규 가입자는 2022년 1만4580명, 2023년 1만4885명, 2024년 1만4670명으로 연간 1만4000명 안팎을 유지하다 지난해 1만3925명으로 소폭 감소했다.

그러나 올해는 8월까지 신규 가입자가 1만2427명에 달했다. 불과 8개월 만에 지난해 연간 가입 규모의 약 89%를 기록한 것이다.

주택연금의 전체 가입률은 미국의 2024년 말 기준 3.8%에 비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고령층의 자산이 부동산에 집중돼 있는 국내 특성을 고려하면 제도 활용도를 더욱 높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택연금에 대한 이해 부족과 주택가격 상승 기대, 자녀에게 집을 물려주려는 상속 인식 등이 가입 확대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KB금융그룹의 '2025 KB골든라이프 보고서'에서도 조사 응답자의 33.4%가 주택연금을 들어봤지만 내용을 잘 모른다고 답했고, 7.8%는 전혀 모른다고 응답했다. 단순히 가입 조건을 완화하는 것뿐 아니라 제도의 구조와 혜택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작업도 필요한 이유다.

이에 더해 이번 국감에서는 다양한 고령층의 생활 여건을 반영한 상품 개선 필요성도 제기됐다. 박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주택연금 가입 확대를 위해 이용자의 실제 수요를 반영한 상품 세분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주택가격과 연령에 따라 월 수령액이 달라지는 기존 구조에 더해 고령층의 생활비 수요와 주거 여건 등을 고려한 상품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는 취지다.

고령층의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뒷받침한다는 제도 목적을 고려하면 주택연금의 실효성은 가입 규모뿐 아니라 신청자가 필요한 시점에 얼마나 신속하고 안정적으로 연금을 지급받을 수 있는지에 따라 평가될 전망이다.


장호성 한국금융신문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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