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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웅정의 ‘지도자의 길’ [마음을 여는 인맥관리 77]

윤형돈 네트워킹센터장

기사입력 : 2026-08-03 11:20

손웅정의 ‘지도자의 길’ [마음을 여는 인맥관리 77]
손홍민은 초등학교 3학년때 아버지인 손웅정에게 축구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손웅정은 1986년 상무에 있을 때 88축구 대표팀으로 국가대표에 선발되었지만 스물여덟의 이른 나이에 축구선수에서 은퇴해야 했다. 아킬레스건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1990년 프로팀 일화천마에서 은퇴하면서 그의 삶은 바뀌었다.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헬스 트레이너로 일하고 방과 후 체육교실 강사도 하고 공사판에도 나갔다. 왕년에 뭘 했든 처자식 입을 거리 먹을거리 챙기는 일이 중요했다. 낮은 자세로 삶을 대하니 공사판 막노동은 삶을 성실하게 대하고 삶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어떠한 계산도 편견도 없이 바라보는 두 아이에게 언제 어디서든 떳떳한 아버지가 되고자 했다.

한번은 실업축구팀에서 트레이너 코치로 일을 하면서 아직 기회를 잡지 못한 선수를 위해 엄격이 규율을 잡고 치밀하게 프로그램을 돌리며 최선을 다했지만 성적에 집착하며 선수들을 혹사하는 감독과 코칭스태프와 마찰이 생겼다, 누구를 위한 성적이고 누구를 위한 우승인가? 선수를 위한 트로피가 아닌 선수의 몸을 희생해 얻는 지도자들의 실적과 다음 스텝을 위한 발판 같았다.

기본기를 완성하는 반복의 힘

그가 아이들에게 축구를 지도하기로 하면서 과거의 그가 떠올랐다. 측면 공격수였지만 선수 한 명 제칠 발기술이나 개인기를 전혀 완성시키지 못했다. 남들보다 늦게 시작했고 스피드만 믿고 덤볐지만 기본기는 없었고 성적을 내려고 죽자 살자 덤볐더니 몸은 금방 망가졌다.

그는 체험을 통해 이십 대 초반의 왕성한 에너지가 고갈되면 이십 대 후반부터는 선수들의 기량은 전적으로 어릴 때 쌓아 놓은 기본기에 달려있다고 확신하게 되었다. 쉽게 넣을 수 있는 골을 넣지 못하거나 골대 앞에서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하는 것은 기본기 부족에 달려있다고 볼 수 있다. 체계적 훈련으로 어릴 때부터 익힌 동작들이 반사적으로 나오지 않으며 이미 늦었다고 봐야 한다.

손웅정은 ‘좋은 지도자란 무엇일까?’하고 오만가지 생각 끝에 지도자란 ‘기회를 주는 사람이란 생각’을 했다. 기회를 주는 것이란 단순히 운동장에 나가서 뛰게 하는 것이 아니라 기량을 마음껏 펼치도록 도와주어 선수가 자기가 원하는 만큼 플레이가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축구는 열한 명이 하는 것이지만 축구는 개인운동이라고 생각했다. 열한 명의 선수 개개인인 강해질 때 그 팀도 강해진다. 주로 조직력부터 이야기하지만 개인의 능력이 확보되지 않는 상태에서 조직력은 한계가 있다.

선수 한 명을 기르는 데는 15년이 걸린다. 10년을 해서는 기본기밖에 못한다. 손홍민이 기본기를 채우기 위해 7년의 시간이 필요했다. 365일 쉬지 않았다. 겸손과 성실은 죽을 때까지 놓으면 안된다. 6학년이 되었을 때 패스와 킥, 드리블과 같은 볼 컨트롤 훈련에 집중했다.

홍민이가 열여덟살부터 집중적으로 근력 훈련을 시작했다. 어린 나이에 과도하게 슈팅을 하면 쉽게 무릎이 상할 수 있다. 그는 중학교 2학년이 될 때까지 축구부에도 보내지 않고 그 어디에도 노출시키지 않았다. 유럽 축구 선수권대회, 월드컵 등 세계적인 대회를 녹화하여 명 경기, 명 장면을 보며 기본기 훈련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웬만한 빅 매치는 다 찾아보며 집중적으로 연구했다.

손웅정에게 스포츠맨십을 한 단어로 표현하라고 한다면 바로 리스펙트다.

손웅정은 교육은 ‘가르친다’를 넘어 ‘기른다’라고 생각했다. 축구를 가르치는 데서 끝나는 게 아니라 선수로 사람으로 길러야 한다고 믿었다. 축구를 잘하려면 운동능력뿐만 아니라 ‘성실한 태도’와 ‘겸손한 자세가 겸비 되어야 한다. 축구장이란 네모난 공간에 들어서면 자신과 타인과의 관계를 이해하는 게 최우선이다.

축구는 화려한 기술을 익히는 것이 다가 아니다. 훌륭한 인성을 갖추고 겸손과 감사, 성실함으로써 대할 줄 알아야 한다.

네덜란드의 토탈사커의 창시자이자 불세출의 영웅 요한 크루이프는 자서전에서’ 내가 만난 월드클래스 선수 중에서 인성이 나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라고 했다.

‘상대가 넘어지는 것을 보면 그 상황이 아무리 공을 툭 차면 골문으로 들어갈 수 있는 좋은 찬스라 하더라도 공을 바깥으로 차내라. 사람부터 챙겨라. 너는 축구선수이기 이전에 사람이다. 사람이 먼저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그것을 초월하는 존중과 존경이 함께 있어야 한다. 그것이 축구의 진짜 묘미이고 축구가 아름다운 스포츠인 이유이다. 운동장 안에서 선수들 서로가 보호해 주어야 한다. 본능적으로 반응하고 신속하게 판단하되, 마음을 다스리고 경쟁 속에서도 본질을 잃지 않아야 한다. 그저 공만 잘 찬다고 좋은 축구선수는 아니다.

성공보다 앞서는 것이 성장

손웅정은 홍민이가 어린 시절부터 상 같은 걸 받아오면 축하한다, 고생했다고 하면서 집에 들어오기 전에 그 상장과 상패는 분리 수거하고 들어오게 한다. 정말 중요한 것은 표적지나 상장 같은 사물이 아니다. 핵심은 내가 최선을 다했고 그와 더불어 해야 할 일을 행복하게 잘 마쳤다는 데 있기 때문이다.

‘자신이 그 일에 얼마나 성실히 임했는가?’. 중요한 것은 본질이 무엇인가를 아는 데 있다. 외부에서 칭찬하고 언론에서 무언가 가능성을 언급할 때 성숙하지 못한 청소년 선수는 그에 취하기 쉽다.

사람들의 주목에 중심을 잃기 쉽다. 내가 잘할 수 있는 자신감과 내가 잘났다는 우쭐함은 차원이 다르다. 자기의 중심을 잃는 순간 집중력은 현저히 낮아진다. 성공 안에서 길을 잃고 안주하지 말고 성장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손홍민이 함부르크에서 처음 계약했을 때,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1군 팀 훈련에 참가했을 때, 분데스리가 데뷔 골을 넣었을 때 사람들은 ‘혜성같이 나타난 선수라 고들 표현했지만 그동안 차곡차곡 쌓아 올린 기본기가 비로소 발현된 것이다

노벨문학상을 받은 밥 딜런은 ‘가치가 있는 일은 무엇이든 항상 시간이 필요하다 ’라는 말을 했다. 평범한 노래 수 백곡이 버려진 다음 에야 훌륭한 노래 한 곡이 나온다는 것, 그만큼 긴 시간과 노력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출처 및 인용: 모든 것은 기본에서 시작한다(손웅정 지음)

윤형돈 한국금융신문 네트워킹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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