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손재일 한화시스템 대표
회사는 지난 5월 손재일 대표 RSU 부여 수량을 1만4471주에서 2만8942주 상당으로 정정하는 공시를 했다.
손 대표가 받게 될 주식 수량이 정확히 2배 증가한 것이다.
최근 손 대표가 2배 더 많은 보상을 받을 만큼 엄청난 성과를 올렸다는 말일까. 손 대표에겐 미안한 말이지만, 결론만 얘기하면 ‘그렇지 않다’이다. RSU 관련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회사가 운영 제도를 바꿨고 이 과정에서 손 대표 RSU 관련 정정 공시를 하게 됐을 뿐이다.
주가 급등은 좋았는데...
RSU는 대기업이나 스타트업에서 핵심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도입하고 있는 보상 제도다. 일정 기간 근무하면 그 보상으로 주식을 제공한다.한화시스템은 당초 RSU 절반은 주식으로, 나머지 절반은 주가 상승분 만큼 현금(주가가치연동현금)으로 주는 방안을 도입했는데, 이를 모두 주식으로 지급하는 방안으로 바꿨다. 한화시스템이 멀쩡한 제도를 갑자기 바꾼 이유는 무엇일까.
한화시스템은 RSU 부여 시 전년도 12월 한 달간 종가평균(기준주가)으로 주식 수를 산정한다. 손 대표 부여분에 적용된 기준주가는 2024년 12월 종가평균인 2만1592원으로, 부여 규모는 약 6억2000만 원 상당이었다.
그런데 회사 주가가 갑자기 급등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지난해 말 5만4400원 하던 주가는 지난 3월 4일 장중 18만4000원까지 뛰었다. 이는 2025년 부여분 RSU 기준주가(2만1592원) 대비 8.5배나 된다.
이 기간 시가총액은 10조 원대에서 34조 원대로 불었고, 손 대표 RSU 평가액도 최고가 기준 53억 원을 넘어갔다. 지난 7일 종가(6만9900원) 기준으로는 약 20억2300만 원으로, 여전히 부여 규모의 3배가 넘는다.
물론 손 대표는 가득 기간(주식을 받기 위해 채워야 하는 근무 기간)을 거쳐야 주식을 받게 된다. 계약대로라면 오는 2030년과 2035년에 각각 1736주·2만7206주 상당을 받게 되는데, 실제 보상가치도 지급 시점 주가에 따라 결정된다.
회사 주가를 밀어 올린 건 한화시스템 3개 사업축인 방산·우주·조선 덕분이다. 2026년 1분기 기준 수주잔고는 12조1964억 원으로 이 가운데 방산이 9조2457억 원을 차지한다. 폴란드 K2 사격통제시스템과 UAE·사우디향 천궁-Ⅱ 다기능레이더(MFR) 등 수출 확대에 힘입어 1분기 방산 부문 영업이익률은 14.6%로 전년 동기 대비 2.9%p 개선됐다.
우주 분야는 제주우주센터를 통한 소형 SAR위성 양산 체계를 갖췄고, 회사가 지분 60%를 보유한 한화필리조선소는 지난 3월 미 해군 차세대 군수지원함 개념설계사업에 참여하며 미국 조선 시장의 교두보로 부상했다.
비용 부담 ‘부메랑’
주가가 급등한 건 좋은데, 문제는 그만큼 커진 비용 부담이다. 회사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RSU 주가가치연동현금 관련 부채는 지난해 말 207억 원에서 올 1분기 말 435억 원으로 한 분기 만에 약 2.1배 늘었다. 이는 평가 기준이 되는 주당 내재가치가 5만4400원에서 11만4100원으로 증가한 결과다.1분기 주식기준보상비용은 240억 원으로 전년 동기(68억 원)의 3.5배에 달했다. 이는 같은 기간 전사 영업이익(343억 원)의 70%에 이르는 규모다. 주가 급등이 임직원 보상 기대감을 키웠지만 회사엔 손실을 압박하는 요인이 된 것이다.
한화시스템은 부담을 덜기 위해 지난해 6월 일부 임직원 RSU 주가가치연동현금분을 주식결제형 주식선택권으로 전환했다. 매 분기 주가 변동에 따라 회사 손익에 반영할 필요 없이 주식 부여일 기준으로 바꿔 비용을 고정한 것이다.
다만 주식결제형으로 바꿔도 부담이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는다. 회계상 매 분기 부채를 재평가하는 부담은 줄지만, 실제 주식 지급을 위한 재원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손 대표 RSU 관련 정정 공시는 이 과정에서 나왔다. 회사 관계자는 “과거 RSU는 부여액 절반은 주식으로, 절반은 주식 수로 환산한 주가가치연동현금으로 지급됐는데, 공시 서식 부여 수량 란에 주식, 현금 구분하는 칸이 따로 없었다”면서 “담당자가 이를 혼동해 주식 부여분만 기재한 바람에 정정 공시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진아 한국금융신문 기자 urzinni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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