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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스퀘어 ‘하이닉스 지분 20%’ 사수 대작전

정채윤 기자

chaeyun@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7-13 00:00

지주사 요건 ‘20%’ 충족 위한
나스닥 상장 정밀 방정식 성공
SK㈜와 합병 가능성은 ‘제로’

▲ 김정규 SK스퀘어 사장

▲ 김정규 SK스퀘어 사장

[한국금융신문 정채윤 기자] SK스퀘어가 자회사 SK하이닉스 지분율 20%를 지키기 위한 주어진 복잡한 방정식을 푸는 데 성공했다.

SK하이닉스 미국예탁증서(ADR)는 지난 10일(현지 시간) 미국 나스닥에 공모가(149달러)보다 13% 급등한 168.49달러에 첫날 거래를 마쳤다,

이번 나스닥 상장은 지난 2014년 중국 알리바바, 2019년 사우디 아람코 조달 규모를 넘어선 최대 규모다.

SK그룹으로선 경사스러운 이 날을 조마조마하며 지켜본 곳이 있다. SK스퀘어다. SK하이닉스 대규모 신주 발행 과정에서 모회사인 SK스퀘어 지배력이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요건의 법적 기준선 턱밑까지 밀려났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최근 AI 반도체 수퍼 호황을 타고 그룹 시총의 85%를 차지하며 사실상 SK그룹 미래를 견인하는 핵심 계열사다. SK스퀘어로서는 SK하이닉스의 계열 분리라는 최악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을 단 1%라도 만들 수 없는 노릇이다.

SK스퀘어 지분율 ‘턱걸이’

SK하이닉스는 전체 발행주식의 약 2.5%, 최대 1779만 주에 달하는 신주 발행을 결정했다. 이를 통해 약 40조 원 규모 재원을 조달해 전액을 시설투자(CAPEX)에 투입할 방침이다.

지난 10일 나스닥 상장으로 거래는 시작됐으나, 이 공모에 따른 실제 대금 납입과 신주 발행은 이달 중순 이후 진행된다.

문제는 이 같은 대규모 증자 여파로 대주주인 SK스퀘어 지분율이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요건 법적 의무 비율(20%) 직전인 20.0002%까지 하락하게 된다는 점이다. 공정거래법 제18조(지주회사 등의 행위제한 등)에 따르면 지주회사는 상장 자회사 주식을 최소 20% 이상 보유해야 그 지위를 유지할 수 있다.

당초 SK스퀘어의 SK하이닉스 지분율은 올 1분기 말 기준 20.5%로 비교적 안정적이었다. 이 기간 SK하이닉스는 교환사채(EB) 권리 행사에 대응해 자기주식 660만5501주를 처분했으나 동시에 1530만 주를 소각하면서 SK스퀘어 지분율은 지난해 4분기 말(20.1%) 대비 0.4%포인트 상승한 바 있다.

그러나 SK하이닉스가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발행을 결정함에 따라 전체 발행주식 총수는 늘어나게 되고, 결과적으로 SK스퀘어 지분율 하락이 불가피해졌다.

현재 SK스퀘어는 SK하이닉스 주식 1억4610만 주를 보유하고 있으며, SK하이닉스 기존 총 주식 수는 7억1270만2365주다. SK하이닉스가 계획대로 신주 1779만 주를 발행하면 총 주식 수는 7억3049만2365주로 늘어난다. SK스퀘어 보유 주식 수를 증자 후 총 주식 수로 나누면 지분율은 20.0002%로 내려앉게 된다.

SK스퀘어 지분율 여유가 사실상 없어지면서 향후 SK하이닉스 미국 내 추가 자금 조달 로드맵이 공정거래법상 지분율 규제에 걸려 제약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시장은 특히 SK하이닉스가 공시를 통해 명시한 ‘후속 ADR 발행’ 계획에 주목하고 있다. 메모리 업황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자본시장에서 추가로 자금을 조달하려면 지분율 희석이 필연적이다.

그러나 SK스퀘어 지분율 여유가 0.0002%에 불과해 추가 증자가 진행될 경우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정밀한 ADR 발행+자사주 소각

자본시장 일각의 우려에 대해 SK스퀘어와 SK하이닉스는 ‘정밀한 ADR 발행 규모 조율’과 자회사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결합한 연동 구조로 규제 리스크를 사전에 이미 제어했다.

두 회사는 이번 나스닥 상장 공모 규모 자체를 SK스퀘어 지분율이 20% 미만으로 떨어지지 않도록 정밀하게 계산해 산정했다. 실제 SK하이닉스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증권신고서에는 “최대 공모 규모는 당사 최대주주인 SK스퀘어가 공정거래법에 따라 당사 총 발행주식수의 20% 이상을 보유해야 하는 요건을 고려해 결정됐다”고 명시됐다.

이와 동시에 SK하이닉스의 ‘셀프 주주환원’을 통한 지분율 복구 메커니즘도 가동된다. SK하이닉스가 자사주를 매입·소각해 시장의 전체 주식 총수(분모)를 줄이면 SK스퀘어 보유 주식 수가 변하지 않더라도 지분율이 자동적으로 상승하는 구조를 노린 것이다.

이 같은 자사주 소각을 통해 의무 비율 이상 여유 지분을 확보해야 향후 추가적 ADR 발행으로 차세대 자금 조달 여력을 챙길 수 있다.

SK스퀘어 관계자는 “향후 추가 자본 조달이 이뤄지더라도 지주사 요건 이탈 등 리스크는 철저히 통제될 것”이라며 시장 우려를 경계했다. 현행법상 지분율 요건을 위반할 경우 SK하이닉스를 연결 자회사에서 제외해야 하는 만큼, 이번 공모 역시 지주사 지위를 유지할 수 있는 최적의 범위 내에서 조율됐다는 설명이다.

회사 측은 향후 추가 재원 조달이 진행되더라도 법적 기준선인 20%를 수호할 수 있도록 자사주 매입·소각 스케줄과 신주 증자 규모를 유기적으로 연동해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핵심 자산인 SK하이닉스의 자회사 이탈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SK㈜와의 합병설 전면 부인

SK하이닉스 지배력 약화 우려와 중간지주사 패싱 논란이 제기되면서 투자은행(IB)업계 일각에서는 최상위 지주사인 SK㈜와 SK스퀘어 간 조기 합병설까지 거론하고 있다.

SK스퀘어의 중간지주사로서 투자 구심점 역할이 변동될 경우 아예 SK스퀘어와 SK㈜를 합병해 지배구조를 단순화하고 SK하이닉스에 대한 지배력을 직접 강화하는 것이 근본적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이에 대해 SK스퀘어 측은 “실현 가능성 0%”라며 전면 부인하고 있다. SK스퀘어 관계자는 “현재 SK스퀘어 시가총액 규모가 모기업인 SK㈜보다 4배 이상 큰 구조”라며 “현행법상 자본시장 규정 및 주주 가치 훼손 문제로 인해 합병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장 일각의 추측과 달리 두 회사 합병은 검토된 바 없으며 향후 계획에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네이버페이 증권에 따르면 이달 초 기준 SK스퀘어 시가총액은 183조4222억 원, SK㈜ 시가총액은 46조2567억 원이다.

결국 SK스퀘어는 장기적 합병이나 인위적 지배구조 개편이라는 우회로 대신 단기적으로 SK하이닉스 자사주 소각 계획과 미국 자본시장 증자 규모를 모회사 요건에 종속시키는 20% 지분율 체제 사수 정공법을 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정채윤 한국금융신문 기자 chaeyu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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