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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판매 ‘급감’ 원인은…무뇨스의 오판?

김재훈 기자

rlqm93@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7-06 00:00

임기 2년차 맞아 국내 11%·유럽 10% 줄어 ‘
전기차 오판’ 지적에 “가격 대신 품질로 승부”

현대차 판매 ‘급감’ 원인은…무뇨스의 오판?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김재훈 기자] 현대자동차 첫 외국인 사령탑인 호세 무뇨스 대표 미션은 확실하다. 딜러 출신 글로벌 판매 전략가로서 역할을 제대로 하는 것이다.

급변하는 글로벌 통상 환경에 대응해 판매량을 방어하고, 수익성 올리는 게 그의 지상과제다.

임기 첫해인 지난해 현대차는 전 세계 시장에서 총 413만8180대를 판매했다. 전년 대비 약 0.1% 감소했지만, 미국 관세 등 불확실성을 고려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문제는 올해다. 북미 시장에서는 판매를 유지하고 있지만, 국내·유럽 시장에서 판매량이 두 자릿수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전기차 시장에서 현대차 위치가 불안정하다. 국내에서는 저가형 모델을 앞세운 테슬라와 BYD에 주도권을 내줄 위기에 몰렸다.

무뇨스 대표가 단순한 가격 경쟁을 지양하면서 디자인·성능 등 고객 경험을 확장해 반전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내수·글로벌 동시 부진

현대차 글로벌 판매 실적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의 글로벌 누적 판매량은 총 196만6267대로 집계됐다. 지난해 동기 대비 4.9% 감소한 수치다.

이중 국내 누적 판매는 31만6713대에 그치며 전년 동기 대비 10.8% 급감했다. 경기 불황으로 소비 심리가 얼어붙은 데다 일부 협력사 부품 수급 차질에 따른 생산 감소 영향이다.

특히 전기차 시장에서 부진이 뼈아프다. 아이오닉 시리즈 등 핵심 볼륨 모델 세대교체 주기가 길어지면서 테슬라, BYD 등 중국산 전기차 업체에 주도권을 내주는 모습이다.

현대차는 상반기 국내 시장에서 전기차 3만9575대를 팔았다. 전년 동기 대비 46.5% 증가했지만, 테슬라 1~5월 판매량(4만5020대)에도 밀리며 체면을 구겼다. 특히 테슬라 모델Y는 지난 5월에만 3762대를 판매해 수입차 최초로 단일 차종 판매 1위에 오른 바 있다.

여기에 가성비를 무기로 국내 시장 영토를 확장 중인 중국 BYD 공세가 매섭다. BYD는 한국 출시 약 1년 만에 1만 대 판매를 돌파하며 수입차 4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현대차로서는 내수 시장에서 테슬라의 폭발적 독주에 밀리고 BYD의 무서운 가성비에 쫓기는 샌드위치 신세에 직면했다.

무뇨스 대표 주 임무 지역인 해외 시장 역시 부진하다. 올해 상반기 한국을 제외한 현대차 해외 누적 판매는 164만9554대로 전년 대비 3.7% 감소했다.

특히 소형 전기차를 중심으로 전동화 격전지로 떠오른 유럽 시장에서 부진했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에 따르면 현대차의 올해 1~5월 유럽 누적 판매량은 19만7308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1% 감소했다. 5월 한 달은 18.8% 급감하며 2분기 낙폭을 키웠다.

같은 기간 유럽 전체 자동차 시장은 4.5% 성장했다. 그룹사인 기아가 5.1% 성장(23만7656대)했지만 현대차는 홀로 미끄러졌다. 현대차 유럽 시장 점유율 역시 지난해 3.9%에서 올해 3.4%로 0.5%포인트 하락했다.

다만, 주력인 북미에서는 하이브리드 판매가 주효하며 37만3013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 늘어난 것이 위안거리다. 현대차 북미 하이브리드 모델 판매량이 같은 기간 90% 증가해 역대 최고 월간 판매 기록을 달성했다.

무뇨스의 판단 미스?

현대차 판매가 이처럼 부진한 주요 요인으로 무뇨스 대표가 캐즘(전기차 수요 둔화)을 오판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무뇨스 대표는 지난해 전기차 캐즘을 감안해 전기차 속도를 조절하고 대신 하이브리드 중심 포트폴리오 개선을 추진했다. 그러나 중동 불안정으로 인한 유가 급증과 유럽부터 시작된 소형차·전기차 중심 수요 회복 등 환경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기아는 현대차와 달리 유럽에서 판매량 상승세를 기록한 점도 소형 전기 SUV ‘EV3’를 비롯한 EV4·EV5 등 대중화 모델로 현지 전동화 수요를 잡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현재 유럽에서 판매되는 현대차 대중화 전기차는 ‘캐스퍼 EV’뿐이다.

이는 국내에서도 마찬가지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1~5월 국내 전기차 판매는 약 16만 대로 전년 동기 대비 약 2배 증가했다.

고유가 상황에 테슬라, BYD 등 수입 브랜드가 공세 수위를 높인 결과다. 그런데 같은 기간 현대차가 국내에 새롭게 출시하거나 세대교체를 단행한 전기차는 없다.

무뇨스 대표는 하반기 기존 하이브리드 라인업 강화와 신차 등을 내세워 판매 반등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일단 내수 시장 버팀목인 ‘더 뉴 그랜저’ 출고와 더불어 글로벌 베스트셀링 모델 ‘디 올 뉴 아반떼(해외명 엘란트라)’ 등 신차 효과가 하반기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기차 대중화를 위한 세일즈·마케팅도 지속 추진할 계획이다.

해외 전기차 시장은 출시를 앞둔 아이오닉3에 희망을 걸고 있다. 아이오닉3는 현대차 전용 전기차 라인업 아이오닉 첫 소형 전기차로 올해 유럽 시장부터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특히 무뇨스 대표는 전기차 시장에서 가성비를 앞세운 경쟁사들과 달리 기술 중심 ‘고객 가치 확대’로 정면 돌파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는 최근 개최된 부산모빌리티쇼에서 중국 BYD 등 가성비 전기차의 글로벌 공세에 대해 “단순한 가격 경쟁이 아니라 디자인·성능·디지털 생태계 등 최고 고객 경험을 제공해 가치로 승부하겠다”고 공언했다. 현대차만의 상품성으로 승부하겠다는 의지다.

자동차업계 한 관계자는 “무뇨스 대표가 위기 상황에서 딜러망 인센티브 전략을 어떻게 유연하게 구사하고 외산 브랜드 공세를 방어할지 관심사”라며 “상반기 부진을 딛고 안방 전기차 시장 방어와 글로벌 하이브리드 중심 믹스 개선, 소형 전동화 아이오닉3 성과를 이뤄낼 수 있을지가 그의 경영 능력을 평가할 진짜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재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rlqm9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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