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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경영권 분쟁 떨친 본업 경쟁력…수익·자본효율 ‘최고’ [5대 제약사 Z-스코어 ⑤]

양현우 기자

yhw@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6-01 00:00

1분기 실적 견조한 흐름…내실 ‘탄탄’
부채 줄고 자산 늘고…R&D 여력 확대

한미약품, 경영권 분쟁 떨친 본업 경쟁력…수익·자본효율 ‘최고’ [5대 제약사 Z-스코어 ⑤]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양현우 기자] 기업 가치에 대한 객관적 평가는 다양한 변수를 입체적으로 고려할 때 비로소 완성된다. 한국금융신문은 ‘알트만 Z-스코어’를 통해 유한양행·녹십자·종근당·대웅제약·한미약품 등 5대 제약사의 재무건전성과 자본 활용도를 진단한다. 각 기업이 처한 현재 상황과 대응, 미래 신사업으로 향하는 자금의 흐름 속에 숨어있는 의미를 심층적으로 다뤄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경영권 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한미약품이 본업에서 흔들림 없는 모습이다. 기업의 존립 기반을 흔들 수 있는 ‘오너 리스크’를 뒤로 하고, 수익성과 자본 효율성에서 뛰어난 성적을 냈다.

내실 지킨 배경에는 본업

1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한미약품의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0.5% 증가한 3929억 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9.1% 감소한 536억 원이다. 한미약품 측은 “전년 동기 파트너사 임상 시료 공급에 따른 일회성 역기저효과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일회성 수익이 반영된 지난해의 특수성을 걷어내고 보면 한미약품의 내실은 단단해졌다. 올해 1분기 순이익은 51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4% 증가했다. 즉, 최종적인 이익 창출 능력은 양호하다는 의미다.

한미약품의 1분기 원외처방 매출은 2776억 원이다. 2018년부터 8년 연속 국내 원외처방 매출 1위를 유지한 것으로, 국내 전문의약품(ETC)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특히 이상지질혈증 치료 복합신약 ’로수젯‘이 1분기에만 전년 동기 대비 9.2% 증가한 593억 원의 처방 실적을 올리며 성장을 견인했다. 고혈압 치료제 ’아모잘탄패밀리‘(364억 원)와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에소메졸패밀리‘(146억 원) 등도 선전하며 전체 실적을 떠받쳤다.

중국 현지법인 북경한미약품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064억 원, 영업이익 236억 원의 실적을 써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10.3%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07.7% 뛰었다. 중국 내 누적 재고 소진 효과와 주력 제품인 어린이 정장제 ’마미아이‘와 성인 정장제 ’매창안‘의 판매 호조가 주효했다.

여기에 원료의약품(API) 전문 계열사 한미정밀화학도 선방했다. 이번 1분기 매출이 217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보다 4.9% 감소한 가운데서도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했다.

앞서 한미약품은 지난해에도 견조한 실적 흐름을 나타냈다. 2025년 한미약품의 연결 기준 매출은 1조5475억 원, 영업이익 2578억 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3.5%, 19.2% 증가했다. 특히 영업이익의 경우 5대 제약사 중 가장 높았다.

재무안정성·자본효율성 모두 상위권

한미약품은 실적뿐만 아니라 재무안정성 지표도 준수한 상황이다. 한미약품의 Z-스코어는 2025년 기준 6.69로 5대 제약사 중 유한양행 다음으로 높다.

알트만 Z-스코어는 투자자와 금융기관 등이 기업의 신용위험을 판단하거나 투자·대출 여부를 결정할 때 활용하는 지표 중 하나다. Z-스코어가 3점 이상이면 안정적, 1.8점 미만이면 부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본다.

높은 Z-스코어 점수의 배경에는 재무체력이 자리잡고 있다. 기업의 실질적인 자금력을 보여주는 이익잉여금은 2023년 5820억 원에서 2024년 6809억 원, 2025년 8365억 원으로 불어났다. 당장 현금화할 수 있는 유동자산 역시 2023년 7306억 원, 2024년 7463억 원, 2025년 8939억 원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반면, 상환 압박이 있는 빚은 꾸준히 덜어냈다. 1년 내 갚아야 하는 유동부채는 2023년 7048억 원, 2024년 6828억 원, 2025년 6052억 원으로 축소됐고, 총부채 또한 2023년 7985억 원, 2024년 7801억 원, 2025년 7147억 원으로 줄어들었다. 빚은 줄이고 곳간은 채우는 구조가 정착되며 총자산은 2023년 1조8987억 원에서 2024년 2조208억 원, 2025년 2조1376억 원으로 늘었다.

높은 재무안정성과 함께 자본효율성도 대체로 우상향하고 있다. 한미약픔의 투하자본수익률(ROIC)은 2023년 11.1%, 2024년 10.9%, 2025년 12.4%로 증가했다. ROIC는 영업자산을 기반으로 수익률을 측정하는 지표다. 투입한 자본으로 얼마만큼의 이익을 창출했는지 확인해볼 수 있다. ROIC는 세후영업이익(NOPAT)을 투하자본(IC)으로 나눠 산출한다.

한미약품의 투하자본은 2023년 1조6930억 원, 2024년 1조6201억 원, 2025년 1조8237억 원으로 규모가 커졌다. 이 기간 세후영업이익은 2023년 1881억 원, 2024년 1773억 원, 2025년 2260억 원으로 증가했다.

R&D 선순환으로 글로벌 도약할까

탄탄한 재무안정성과 자본효율성을 통해 축적된 막강한 재무체력은 회사의 미래 성장동력인 신약 파이프라인을 굳건히 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있다.

한미약품은 올해 1분기에만 전체 매출의 16.6%에 달하는 652억 원을 연구개발(R&D)에 쏟아부었다. 현재 회사는 비만·대사, 희귀질환, 항암 등 핵심 분야에서 30여 개에 달하는 혁신 파이프라인을 개발하고 있다.

그중 한국인 맞춤형 GLP-1 계열 비만 신약 ’에페글레나타이드‘가 당뇨병 치료제로 적응증 확장을 위해 국내 3상에 돌입했다. 또한 파브리병 치료제 ’HM15421(LA-GLA)‘의 글로벌 임상 돌입 등 차세대 신약 후보 물질들도 시장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경영권 분쟁은 그동안 한미약품의 기업가치를 억누르던 요인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경영진의 갈등 속에서도 한미약품은 본업에 매진하며 압도적인 실적 지표로 가치를 증명해 냈다. 최근 대주주 간의 갈등이 일단락되면서 시장의 불안감을 자극했던 ‘오너 리스크’도 해소 국면에 접어든 모양새다.

불확실성이 걷히면서 경영권 이슈에 가려져 있던 한미약품의 본업 경쟁력이 재평가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리스크를 털어낸 한미약품이 다시 한 번 심기일전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회사는 ‘2030 중장기 비전’ 달성을 목표로 계획된 타임라인에 맞춰 신약 개발 로드맵을 체계적으로 수행하고 있다”며 “차세대 품목 성장과 글로벌 신약 임상 진전을 통해 외형 확대와 내실 강화를 동시에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탄탄한 근거 중심의 차별화 마케팅으로 주력 품목의 시장 확대를 이뤄내고 안정적인 성장을 지속할 것”이라며 “글로벌 수준의 R&D 역량을 바탕으로 한 성공적인 라이선스 아웃과 국내외 블록버스터 신약 출시를 통해 ‘영업이익률 20% 이상’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양현우 한국금융신문 기자 yhw@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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