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민영 IBK기업은행장 / 사진=한국금융신문DB
기업은행은 현재 수요일과 금요일 조기 업무 마감 직원을 대상으로 퇴근 시간을 1시간 앞당긴 뒤, 해당 시간을 활용한 '엣지(Edge) 연수'를 운영 중이다. 이 연수는 직무 역량 강화를 위한 프로그램으로 자율 참여 방식으로 진행되며, 업무 종료 이후 교육을 통해 개인 역량을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수당 갈등 격화…장 행장, 절충안으로 노사 봉합
기업은행의 4.9일제 도입 과정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근로시간 단축 필요성에는 노사 간 일정 부분 공감대가 있었지만, 시간외수당 지급과 보상 체계를 둘러싼 이견이 갈등으로 이어졌다. 노조는 업무량 조정 없이 조기 퇴근만 도입될 경우 초과근무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여기에 총액인건비 제약과 임금 구조 문제가 맞물리며 갈등이 심화됐다. 노조는 시간외수당 정산과 임금 수준 개선을 요구했고, 출근 저지 시위 등으로 갈등이 표면화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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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민영기사 모아보기 행장은 이러한 상황에서 노조와의 대화를 통해 절충안 마련에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노사는 약 830억원 규모의 보상휴가 수당 정산과 공동 선언문 채택에 합의하며 갈등을 봉합했다. 다만 보상 체계 개편과 경영 자율성 확보 등은 관계 부처 협의가 필요한 사안으로, 제도 개선 논의는 이어질 전망이다.조기퇴근 대신 '연수'…근무시간은 그대로 유지
겉으로 보면 근무시간이 줄어드는 구조처럼 보이지만 실제 운영 방식은 다소 다르다. 기업은행의 정식 근무시간은 기존과 동일하게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유지된다.
엣지 연수는 조기 업무 마감 직원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선택적 프로그램으로, 연수에 참여하지 않는 직원은 기존처럼 오후 6시까지 정상 근무를 이어간다. 연수는 자율 참여 방식으로 운영되고, 참여 여부에 따라 근무 형태가 달라지는 구조다.
즉, 제도상 근로 시간 단축이 강제되는 것이 아니라 직원에게 교육 참여 기회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이로 인해 외형적으로는 '4.9일제' 도입 흐름에 동참하면서도 실제로는 기존 근무체계를 유지하는 구조가 형성됐다. 이는 근무시간 단축에 따른 생산성 저하 우려를 최소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생산성 저하 대신 '역량 강화'…비용 부담도 최소화
기업은행이 교육 중심 모델을 선택한 배경에는 생산성 관리가 자리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근무시간 단축은 업무 공백이나 성과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뒤따르지만, 기업은행은 이를 교육 시간으로 전환함으로써 오히려 장기적인 생산성 향상을 도모하겠다는 전략이다.직원들이 조기 퇴근하는 대신 직무 관련 교육에 참여하도록 유도해 업무 전문성을 강화하고, 이를 통해 조직 전체의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접근이다. 특히 금융환경이 빠르게 디지털화와 고도화되는 상황에서 직원 역량 강화는 경쟁력 확보의 핵심 요소로 꼽힌다.
비용과 인력 운영 측면에서도 변화는 크지 않다. 기업은행 측은 정식 근무시간이 유지되는 만큼 추가적인 인건비 발생이나 인력 충원 필요성은 없다는 설명이다. 초과수당 지급이나 별도 인력 보강 없이 기존 인력 구조를 유지할 수 있어 제도 도입에 따른 비용 부담을 최소화했다는 평가다.
영업 영향 최소화…"고객 불편 없다"
영업 현장에서도 큰 변화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은행은 영업시간을 기존과 동일하게 오후 4시까지 유지하고 있어 고객 응대에는 영향이 없도록 운영하고 있다. 조기 업무 마감이 일부 직원에 한정된 데다, 정규 근무체계가 유지되는 만큼 영업 공백이나 서비스 저하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설명이다.기업은행 관계자는 "수요일과 금요일 조기 업무 마감 직원을 대상으로 직무 역량 강화를 위한 자율 참여 방식의 연수를 진행하고 있다"며 "영업시간은 기존대로 유지해 고객 불편이 없도록 운영 중"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기업은행의 4.9일제는 근무시간 단축보다는 근무시간 활용 방식 변화에 방점을 찍은 것이 특징이다. 실제 근로 시간을 줄이기보다 교육을 통해 생산성을 보완하고, 비용 증가 없이 제도를 운영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다.
향후 확대는 신중…"정책 흐름 따라 검토"
다만 향후 제도 확대 여부는 아직 유동적인 상황이다. 기업은행은 현재 운영 중인 방식이 조기퇴근이 아닌 직무연수라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향후 보다 강도 높은 근무제 개편 여부는 정부 정책과 금융권 전반의 흐름을 고려해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특히 4.5일제 등 추가적인 근로 시간 단축 논의가 본격화할 경우, 정책금융 역할을 수행하는 은행 특성을 고려해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기업금융 중심의 업무 구조상 근무시간 단축이 곧바로 생산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단계적인 검토가 불가피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기업은행의 이번 시도는 4.9일제를 복지 확대에 그치지 않고 생산성 관리 측면에서 접근하려는 사례로 읽힌다. 근무시간을 줄이기보다 활용 방식에 초점을 맞춘 모델로, 향후 금융권의 근무제 개편 논의에서도 효율 중심 접근 방안 중 하나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있다.
지다혜 한국금융신문 기자 dahyej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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