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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반대표' 속속…달라진 증권사 주총 풍경 [2026 주총]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3-27 11:18

의결권 적극 행사…최종 원안가결에도 '압박'

사진제공=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사진제공=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올해 증권사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자본시장 '큰 손'인 국민연금의 적극적 의결권 행사가 부각됐다.

사실상 모든 안건이 원안 가결되면서 당장은 미풍(微風)에 그쳤다고 볼 수 있으나, 의결권 행사 방향에 대한 공시와, 이후 표결 결과 공개 등으로 압박감이 더해졌다.

상법 개정에 맞춰 스튜어드십 코드(의결권 행사 지침) 강화 기조가 본격화되면서 증권사들도 대응책을 강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법 개정이 신호탄…국민연금 의결권 행사 드라이브

앞서 주총 시즌이 본격화 되기 전 국민연금은 적극적 의결권 행사 의지를 공표했다.

연초 대통령은 국민연금공단에 스튜어드십 코드 강화를 주문한 바 있다. 국회는 지난해부터 3회에 걸쳐 상법을 개정했고, 전자주주총회 도입, 집중투표제 의무화, 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 자기주식 소각 의무화 등 제도적 장치가 생겼다.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는 지난 3월 12일 보도참고자료를 통해 "주주가치 제고 및 기금 수익성 증대를 위해 상법개정 취지를 반영한 적극적 의결권행사를 2026년 3월 정기주주총회부터 추진한다"고 밝혔다.

일반주주 권익을 충분히 보호하지 못하는 내용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하고, 이를 통해 주주가치 제고 및 기금 수익성 증대를 추구하겠다고 국민연금 측은 설명했다.

이번 정기 주총부터 국민연금의 의결권행사 방향 공개는 기존 '지분율 10% 이상 보유 기업 등'에서 '지분율 5% 이상 보유 기업 등'으로 확대됐다.

증권사 주총장에 잇따른 '반대표'

27일 금융투자업계를 종합하면, 전날까지 대형 상장사를 포함한 다수의 증권사가 2025 사업연도에 대한 정기 주총을 마무리한 가운데, 정관 변경 안건, 사내이사 선임 안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 안건 등에 대한 국민연금의 반대 의결권 행사가 나타났다.

키움증권은 지난 26일 주총에서 사외이사 연임시 임기를 연장하는 정관 일부 변경의 건을 가결했다. 국민연금은 해당 안건에 대해 "정당한 사유 없이 사외이사의 임기를 단축하거나 연장한다"며 반대표를 던졌다. 이 안건은 의결권 행사 주식수 기준으로 찬성 73.8%, 반대 및 기권 26.2%로 최종 가결됐다.

이사 보수 한도 승인의 건도 가결됐으나, 해당 안건에 대해 국민연금은 반대 의결권을 행사했다. 국민연금의 2025년 12월 말 기준 키움증권에 대한 지분율은 11.08%다.

또 같은 26일에 열린 NH투자증권 주총에서도 제3자배정 방식의 신주 발행 한도를 발행주식 총수의 30%에서 50%로 확대하는 내용의 정관 일부 변경의 건이 가결됐다. 국민연금은 이 안건에 대해 "정당한 사유 없이 주주의 신주인수권을 약화시킨다"는 취지로 반대표를 던졌다. 해당 안건은 의결권 행사 주식수 기준 찬성 77.9%로, 역시 통과됐다. 국민연금의 NH투자증권 지분율은 2025년 12월 말 8.21%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24일 열린 정기 주총에서 모든 안건을 원안 가결했다. 국민연금은 이 중 김미섭닫기김미섭기사 모아보기 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건에 대해 "기업가치의 훼손 내지 주주권익의 침해의 이력이 있다"는 취지로 반대표를 던졌다. 해당 안건은 의결권 행사 주식수 기준으로 찬성 85%, 반대 및 기권 등 15%로 최종 가결됐다.

또, 국민연금은 미래에셋증권의 정관변경 안건 관련 "회사의 지분구조상 최대주주 등의 찬성만으로 자기주식보유처분계획이 주주총회에서 승인될 수 있으며, 기타 일반주주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방안은 확인되지 않아, 개정상법의 예외를 인정하는 것이 주주가치의 감소를 초래할 수 있다"며 반대표를 던졌다. 이사보수 한도액 안건에 대해서도 국민연금은 과다하다는 판단으로 반대 의결권을 행사했다. 그러나, 두 안건은 각각 86.1%, 86.3%의 찬성률로 최종 가결됐다. 2025년 12월 말 기준 국민연금의 미래에셋증권 지분율은 7.96%다.

지난 24일 대신증권의 정기 주총에서도 최종적으로 모든 안건이 원안 가결됐다. 반면, 국민연금은 양홍석 대신증권 부회장 사내이사 선임 건에 대해 반대표를 던졌다. 이유는 "당해회사 또는 계열회사 재직시 명백한 기업가치 훼손 내지 주주 권익 침해 행위에 대한 감시 의무를 소홀히 했다"는 취지다.

이사 보수한도액 승인 관련해서도 국민연금은 과다하다는 판단으로 반대 의결권을 행사했다. 대신증권의 자사주 보유 및 처분계획 승인 건 관련해서도, 국민연금은 "자기주식 취득 당시에 공시한 목적은 '주가 안정 및 주주가치 제고'인 반면, '임직원 보상 및 우리사주제도 실시' 목적으로 자기주식을 보유처분할 계획으로서, 자기주식 취득 당시 공시한 내용과 일관되지 않다"며 반대표를 행사했다.

대신증권의 해당 세 안건은 의결권 행사 주식수 기준으로 각각 찬성 88.8%, 86.2%, 89.5%로 반대 및 기권 등을 앞서며 최종 가결됐다. 국민연금의 2025년 12월 말 대신증권의 지분율은 5.98%다.

"스튜어드십 코드 실질화 요구 흐름"

이번 주총은 결과는 예년과 같았지만 풍경은 달랐다. 신속하게 안건이 가결되고 종료되는 게 아니라, 반대 의결권 행사가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이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기에 지분율 상 한계가 있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오너십이 있는 증권사 등의 경우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등 지분율 합계가 우세하다.

무엇보다도 일반주주 보호 및 주주권 강화를 골자로 한 상법 개정 등에 맞춰서 이번 주총에서 증권사들이 보다 전향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내놓은 상황이라는 점도 감안돼야 한다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금투업계 관계자는 "연기금과 기관투자자의 스튜어드십 코드 실질화가 요구되고 있는 흐름"이라며 "이 같은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판단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연금의 의결권 민간 위임 등도 추진 중이다. 앞서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2026년도 제2차 회의에서 '국내주식 위탁 운용의 수탁자 책임활동 활성화 방안'을 보고받았다. 위탁운용사의 수탁자 책임 활동을 강화하는 취지다.

정선은 한국금융신문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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