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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 뚫린 통신, 결격 못 본 이사회…KT의 ‘기본 실종’

정채윤 기자

cy@fntimes.com

기사입력 : 2025-12-19 10:53

이사회 구성원 겸직 결격 사유 2년간 파악 못해
CEO 선임 절차 하자 없지만 신뢰 타격 ‘불가피’

(왼쪽부터) 김용헌 KT 이사회 의장, 조승아 서울대 교수. / 사진=KT

(왼쪽부터) 김용헌 KT 이사회 의장, 조승아 서울대 교수. / 사진=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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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정채윤 기자] KT가 또 한 번 ‘내부 리스크’ 논란의 중심에 섰다. 해킹 사태와 최고경영자(CEO) 선임 이슈가 채 가라앉기도 전에 이번에는 사외이사의 겸직 문제로 이사회가 도마에 올랐다.

19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 사외이사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조승아 서울대 교수가 지난 17일 자로 사퇴했다. 이유는 이해충돌 때문이다.

조승아 이사는 KT 사외이사 직을 지냄과 동시에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제철의 사외이사로도 재직해왔다. 하지만 최근 현대차그룹이 KT의 최대주주로 올라서면서 두 회사 간 이해관계가 얽힐 소지가 커졌다. 상법상 주요 주주 및 계열사와의 관계는 사외이사 결격 사유에 해당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조승아 이사의 겸직은 법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업계에서는 KT 이사회가 이러한 기본적인 겸직 결격 사유를 사전에 걸러내지 못했다는 점에서 회사 내부 통제 시스템 전반에 허점이 드러났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KT 이사회가 최소한의 관리·감독 역할도 다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이에 더해 이번 조승아 이사 사퇴가 최근 마무리된 박윤영 차기 KT CEO 인선 과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조승아 이사가 일부 단계에서 선임 절차에 관여했던 만큼, 그의 사퇴가 절차의 정당성 문제로 번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박윤영 차기 KT CEO. / 사진=KT

박윤영 차기 KT CEO. / 사진=KT

다만 이사회 내부에서는 “절차상 큰 문제는 없었다”는 입장이다. 조승아 이사는 박윤영 전 사장을 비롯해 주형철, 홍원표 후보가 참여한 최종 심층 면접과 표결 단계에는 불참했다. 그는 그보다 앞서 예비 후보군 7명을 3명으로 줄이는 1차 심사에만 참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사회 사무국의 검토 결과, 해당 단계에서 조승아 이사의 평가가 전체 결과에 사실상 영향을 주지 않았다는 판단이 내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평가 방식이 ‘탈락 후보를 선택하는 형식’이었는데, 조승아 이사 의견을 배제하더라도 최종 후보 구도에는 변동이 없었다는 것이다.

KT 측은 “겸직 시점 이후 개최된 이사회·위원회 의결 사항을 점검한 결과 이사회 및 위원회의 결의는 그 결의 요건을 모두 충족하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앞으로도 보다 철저한 법령 준수로 이사회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강화하고, 주주 및 이해관계자 신뢰를 지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여전히 일각에서는 탈락한 일부 후보가 절차적 공정성을 문제 삼아 법적 대응에 나설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또한 이사회는 법적 하자 유무를 떠나 신뢰 측면에서 타격을 피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결과적으로 이번 논란은 단순한 절차적 논의에 그치지 않고, KT 이사회 전체의 역할과 책임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 제기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특히 최근 KT는 무단 소액결제 해킹 사태 이후 보여준 소극적 대응 태도와 맞물리며 이사회 전반의 관리·감독 부실로 비화하는 모습이다. 이러한 책임론이 커지면서 이사회 재편이나 거버넌스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점차 힘을 얻고 있다.

업계는 이르면 내년 1월 KT 임시 주주총회 개최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KT 해킹 은폐 의혹에 대한 정부 조사 결과 발표가 해를 넘길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그 결과에 따라 정치·법적 판단이 뒤따를 수 있다는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2년 가까이 이사회 구성원의 겸직 결격 사유를 몰랐다는 것이 개탄스럽다”며 “이사회가 스스로 책임을 지지 않는다면 주주총회가 외부 압박을 가하는 시나리오로 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채윤 한국금융신문 기자 chaeyu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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