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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실적악화 뚫고 지킨 재무안정성 덕 봤다 [Z-스코어 : 기업가치 바로 보기]

김재훈 기자

rlqm93@fntimes.com

기사입력 : 2025-12-01 05:00 최종수정 : 2025-12-01 07:58

성장 주춤·3Q 적자전환에도
신용등급 사수하고 투자 지속
ESS 1조 수주 낭보 목표주가↑

삼성SDI, 실적악화 뚫고 지킨 재무안정성 덕 봤다 [Z-스코어 : 기업가치 바로 보기]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김재훈 기자] 기업 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다양하다. 객관적 평가를 위해서는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야 한다. 한국금융신문은 ‘알트만 Z-스코어’를 통해 기업이 현재 처한 상황과 대응, 재무건전성 등을 입체적으로 바라보고 그 속에 숨어있는 의미를 심층적으로 다뤄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삼성SDI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 늦게 진입하면서 고객사 확보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여기에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까지 겹치며 수익성까지 나빠졌다. 다만 그런 과정 속에서 현금흐름 중심 내실 경영으로 재무 안정성을 지켜낸 점은 주목할 만하다.

삼성SDI는 그룹 차원 재무 방어 기조에 맞춰 재무 건전성 확보에 적극 나서며 신용등급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이는 향후 기술 투자 재원 조달뿐 아니라, 재무 안정성이 중요한 수주 기업 특성상 ESS(에너지 저장장치) 수주전에서 주요 경쟁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로 이어진다.

한국금융신문은 기업 데이터 플랫폼 딥서치를 활용해 삼성SDI 알트만 Z-스코어(Z-스코어)를 산출했다. 산출 기간은 2019년부터 2024년까지다.

Z-스코어는 기업 재무제표 데이터를 활용해 부도 가능성을 예측하는 지표다. 투자자나 금융기관이 신용위험을 판단하거나 투자·대출 여부를 결정하는 데 활용한다. 일반적으로 제조업 기준으로는 Z-스코어가 3점 이상이면 안정권, 1.8점 미만이면 재무위기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된다.

삼성SDI Z-스코어 추이를 보면 2019년 2.51에서 2020년 4.32로 상승했다가 이후 ▲2021년 3.71 ▲2022년 3.28 ▲2023년 2.73 ▲2024년 1.40로 매년 하락했다.

BMW에 과도하게 의존

이는 삼성SDI 실적 성장률 추이와 유사한 흐름이다. 삼성SDI 연간 매출은 2023년까지 꾸준히 증가했지만, 매출 성장률은 전기차 전환이 절정에 달한 2022년 이후 둔화하고 있다.

연결 기준 매출은 2019년 10조 974억 원에서 2020년 11조 2,948억 원으로 11.86% 증가했고, 2021년 13조 5,532억 원(전년 대비 20.00%), 2022년 20조 1,241억 원(48.48%)으로 정점을 찍었다.

그러나 2023년 경기침체와 전기차 캐즘 영향으로 22조 7,083억 원(6.52%)으로 성장률이 급감했고, 지난해에는 16조 5,922억 원으로 전년 대비 –22.60%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영업이익률)도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연도별 수치는 ▲2019년 4,622억 원(4.57%) ▲2020년 6,713억 원(5.94%) ▲2021년 1조 676억 원(7.88%) ▲2022년 1조 8,080억 원(8.98%) ▲2023년 1조 6,334억 원(7.21%) ▲2024년 3,633억 원(1.65%)이다.

올해 3분기 실적도 아쉽다.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3조 518억 원, 영업손실 5,913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2.5% 증가했으나 적자전환했다. 4개 분기 연속 적자이며, 올해 누적 영업손실은 약 1조 4,000억 원에 달한다. 경쟁사인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이 흑자 기조를 보이는 것과 대비된다.

주요 원인으로는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서 고객사 확보에 실패해 매출원 다변화에 실패한 점이 크다. 삼성SDI 주요 전기차 배터리 고객사로는 BMW, 리비안, 스텔란티스가 있으며, 이 3사 제품 비중이 약 80%에 달한다.

그중 BMW 의존도가 약 42%로 가장 높다. 사실상 BMW 사업 방향에 따라 수익이 좌우되는 구조다. 올해 BMW는 전기차 캐즘 영향으로 출하량을 조절하고 있다.

반면 경쟁사인 LG에너지솔루션은 고객사 포트폴리오가 비교적 고르게 분포돼 있다. 폭스바겐(약 29%), 테슬라(약 26%), GM(약 16%) 순으로 주요 고객 비중이 형성되어 있다.

수익성 악화에도 재무·신용은 지켰다

수익성 악화 속에서 삼성SDI 긍정적 측면은 재무 안정성이다. 배터리 산업은 수주 중심으로 성장하면서 생산능력 확보를 위해 대규모 투자가 수반되는 특성이 있다. 일부 기업들은 손익을 희생하더라도 차입을 늘려 공격적으로 증설에 나서기도 한다.

실제 삼성SDI는 수익성 악화 속에서도 투자를 계속 확대했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022년 2조 6,411억 원에서 2023년 2조 1,035억 원, 2024년에는 –1,367억원으로 감소했다. 반면 투자활동현금흐름은 2022년 2조 9,462억 원에서 2023년 4조 1,048억 원, 2024년 4조 4,196억 원으로 증가했다. 수입이 줄었음에도 투자는 오히려 확대했다는 얘기다.

삼성SDI는 현재 미국 GM과의 합작 공장, 헝가리 공장 등 글로벌 생산 거점에 투자를 진행 중이며, ESS 기술 개발과 중소형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투자도 예정대로 추진하고 있다.

투자 확대에도 재무 지표는 비교적 안정적이다. 총자산은 2019년 19조 8,500억 원에서 매년 증가해 지난해 말 기준 약 40조 6,000억 원으로 약 2배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56.8%에서 88.2%로 상승했으나, 이는 부채비율 100%를 훌쩍 넘는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다. 올해 3분기 기준 총자산은 42조 1,800억 원으로 늘었고 부채비율은 79.7%로 다소 낮아졌다.

이는 삼성그룹이 회사채 등 차입금 의존에 대해 보수적 성향을 유지해온 영향으로 풀이된다. 삼성 계열사들은 실적이 나빠지면 현금흐름 중심으로 재무 안정성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있다.

삼성SDI 차입금의존도는 2019년 18.0%에서 지난해 28.5%로 상승했다. 이는 차입금의존도가 30~50% 수준인 경쟁사보다 낮은 편이다. 일반적으로 차입금의존도가 30%를 넘기면 금융비용 부담과 부채 상환능력 우려가 커진다고 본다. 올해 3분기 기준 차입금의존도는 27.1%로 소폭 하락했다.

이런 노력으로 삼성SDI 신용등급은 2023년부터 AA(안정적)을 유지하고 있다. AA 등급은 전반적인 채무상환능력이 매우 높아 투자위험도가 낮음을 의미한다.

삼성SDI는 비핵심 자산 매각 등 구조조정을 통해 재무 개선을 시도했다. 올해 편광필름 사업 매각으로 약 1조 1,000억 원을 확보했고, 5월 대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약 1조 6,000억 원을 조달하는 등 재무 여력을 보강했다.

다만 향후 추가 자금조달은 유상증자보다 비핵심 자산 매각 쪽으로 방향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 현재 최대주주 삼성전자가 약 20% 수준 지분 경계선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ESS 수주 경쟁력 ‘성과’

삼성SDI 재무 관리 성과는 ESS 수주 경쟁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발주사들은 수주사 재정건전성을 중요한 평가 요소로 본다.

실제 삼성SDI는 지난 7월 산업통상자원부가 진행한 2025년 제1차 ESS 중앙계약시장 경쟁입찰(1조 원 규모)에서 우선협상대상자 8곳 중 6개 사업지를 차지했다. 나머지 2곳은 LG에너지솔루션이 차지했고, SK온은 수주에 성공하지 못했다.

삼성SDI는 경쟁사들이 LFP 배터리로 입찰한 데 비해 3원계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배터리를 적용했다. NCA는 LFP보다 에너지 밀도와 효율이 높은 게 장점이다. 상대적으로 화재에 취약한 게 약점으로 지적되는데, 삼성SDI는 모듈 내장형 직분사 화재 억제 기술(EDI)과 열전파 차단 기술(No TP)을 적용해 안정성을 높였다.

단가 측면에서 불리하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삼성SDI는 마감 직전 납품 단가를 낮추는 전략을 통해 수주에 성공했다. 삼성SDI는 향후 2차·3차 입찰에서도 NCA 기반 기술력을 내세워 추가 수주를 노릴 계획이다.

삼성SDI는 국내 ESS 수주 외에 유럽 및 미국 시장에서도 성과를 냈다. 지난 6월 독일 상업용 ESS 업체 테스볼트와 ESS용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고, 미국 대형 전력회사 넥스트이러 에너지(NextEra Energy)와는 총 6.3GWh 규모 ESS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최근에는 미국 최대 ESS 고객 테슬라와도 ESS용 배터리 공급을 위한 막판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공급 규모는 최소 3년간 연간 10GWh 수준으로, 계약 체결 시 총액이 3조 원 이상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SDI 관계자는 “안전성과 고에너지밀도가 강점인 SBB 제품 경쟁력을 기반으로 올해 계획된 ESS용 배터리 생산능력의 90%에 달하는 수주를 이미 확보했다”고 밝혔다.

증권가에서도 ESS 기대감에 대해 긍정적 시각을 내놓고 있다. 권준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3분기 영업이익이 컨센서스를 하회했으나 북미 ESS 사업에 대한 기대감은 유효하다”며 삼성SDI 목표주가를 37만원으로 상향했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도 목표주가를 41만원으로 상향하며 “북미 ESS 생산능력을 기존 19GWh에서 2026년 말 30GWh로 확대할 계획이며, ESS 이익 비중은 2027년 63%까지 확대돼 EV 비중을 의미 있게 넘을 것”으로 진단했다.

김재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rlqm9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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