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 첫 한미 정상회담이 비교적 무난하게 마무리되면서, 국내 증권가에서는 “성공적인 회담이었다”는 평가와 함께 관련 수혜 종목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증권가 정경 사진=한국금융신문DB

2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전날(현지시간 25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이번 회담은 외교적 긴장을 완화하고 산업 협력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긍정적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이번 회담은 한국이 방어적인 입장에서 비교적 잘 대응한 것으로 평가된다”며 “트럼프 행정부 특유의 돌발 변수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외교적 불확실성이 일정 부분 해소되면서 국내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증권가는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직전까지 SNS를 통해 “한국에서 숙청 또는 혁명이 일어나는 것처럼 보인다”는 돌발 발언을 했음에도, 실제 회담에서는 이를 ‘오해’라고 정리하며 우호적인 분위기를 연출한 점에 주목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회담 전에는 비관적인 시나리오가 많았지만, 실제 회담에서는 북한 문제, 에너지, 조선 협력 등 다양한 의제가 무난하게 논의됐다”고 평가했다.
NH투자증권의 조연주·나정환 연구원도 “양국 정상 간 훈훈한 분위기 속에서 협력 의지가 강조됐고, 조선·원자력·항공·액화천연가스(LNG)·핵심 광물 등 총 6개 전략 산업 분야에서 대규모 협력 양해각서(MOU) 체결 가능성도 열렸다”고 전망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조선, 에너지 관련 종목들이 다시 주목받고 있으며, 대북 관련 테마 역시 일정 부분 부각될 수 있다”면서도 “다만 한국에 대한 15% 관세와 3,500억 달러 투자 조건이 여전히 유지되고 있어 일부 수출주는 제한적인 움직임을 보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점이 오히려 긍정적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이 단기간에 조선업을 독자적으로 재건하기 어렵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한국 기업들이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회담을 통해 외교적 불확실성이 일정 부분 해소된 가운데, 관련 업종의 수혜 여부와 주가 반영은 향후 한미 간 협력 성과와 후속 조치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김희일 한국금융신문 기자 heuyil@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