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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10년간 한반도 지켰던 K2 전차, 이젠 글로벌 5위 넘본다

신혜주 기자

hjs0509@

기사입력 : 2025-08-21 06:00

공장 설립 50년 만에 14조 해외 수출 달성
"레오파르트, 에이브람스보다 기동성 탁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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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4일 경남 창원 성산구에 위치한 현대로템 방산공장에서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주행시험장에 등장한 폴란드형 K2전차가 시속 65km/h로 달리고 있다. /사진제공=현대로템

8월 14일 경남 창원 성산구에 위치한 현대로템 방산공장에서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주행시험장에 등장한 폴란드형 K2전차가 시속 65km/h로 달리고 있다. /사진제공=현대로템

[한국금융신문 신혜주 기자] 최고 기온이 33도까지 치솟은 지난 14일 경남 창원 성산구에 위치한 현대로템 방산공장. 지난 반세기 가까이 한국형 전차를 생산해 온 곳이다.

차단기를 통과해 들어간 곳에서 가장 먼저 마주한 건 최근 9조원대 수출 낭보를 울린 폴란드형 K2 전차(이하 K2PL)였다.

현대로템 방산공장은 지난 1976년 국방부로부터 전차 생산 1급 방산업체로 지정된 후 2년 뒤인 1978년 설립됐다. 국내 최초 한국형 전차 K1과 3.5세대 전차 K2 모두 이곳에서 탄생했다.

방산공장은 3개로 이뤄져 있는데, 1공장에서는 전차 조립과 성능 점검, 주행 테스트를 진행한다. 2공장은 바퀴 및 구조물 가공, 3공장은 용접을 담당한다.

2공장 벽면에는 '자주검사 정착화, 무결점 제품실현'이라는 글귀가 붙어있었다. 2014년 우리 군에 실전 배치된 이후 지난 10년간 한반도 안보를 책임지는 전차가 될 수 있었던 노하우가 담긴 말이었다.

1공장에서 드라이버로 K2PL을 손보고 있던 한 직원은 "현대로템에서만 20년 이상 일했다"며 "원래도 전차를 만드는 것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폴란드 수출 이후 내가 만든 무기가 해외로 나가는 것에 대해 더욱 자부심을 가지고 일하게 됐다"고 말했다.

현대로템은 지난 2022년 폴란드와 K2 전차 판매 계약을 맺으며 첫 해외 수출을 이뤄냈다. 독일 레오파르트, 미국 에이브람스와 견주어도 밀리지 않는 국산 전차가 탄생한 순간이었다.

1차 계약 33억 달러에 이어, 이달 1일 체결한 2차 계약 65억 달러까지 합하면 총액은 98억 달러, 우리 돈 약 13조7000억 원에 달한다.

폴란드 수출을 담당했던 최우석 현대로템 팀장은 "다른 나라 전차는 65~75톤(t)인데 K2전차는 56~60t"이라며 "성능은 비슷하지만 중량이 가벼워 기동성이 탁월하다"고 설명했다.

최 팀장은 "특히 다른 전차는 탄약 장전을 위해 승무원 4명이 필요한데, 우리는 자동장전장치로 승무원이 3명이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K2전차는 기계로 조작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장전이 가능하다"며 "초탄, 2탄이 중요한 전차 운용에서 빠르게 장전해 사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폴란드형 K2전차 하부가 360도 회전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로템

폴란드형 K2전차 하부가 360도 회전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로템


순수 국내 기술력으로 만들어진 K2 전차는 주문자에 따라 맞춤형으로 제작된다. K2PL 역시 폴란드 군 요구에 맞춰 개조된 전차로, K2전차 갭필러(이하 K2GF) 대비 미래 전장 환경에 맞게 성능을 개선했다.

대전차 미사일에 대응할 수 있는 능동방호장치(RPG)와 실내에서 운용할 수 있는 12.7밀리미터(mm) 원격무장장치(RCWS), 드론에 대비할 수 있는 드론재머장치 등이 추가 탑재됐다.

승무원들이 여름에 쾌적하게 운용할 수 있도록 내부에는 냉방 장치가 추가됐으며, 한국군보다 키가 큰 폴란드군을 위해 승무원 탑승 공간도 확대했다. 최대 75km/h까지 속력을 낼 수 있도록 설계됐으며, 야지에서도 50km/h까지 달릴 수 있다.

방향 전환도 자유자재다. 이날 시범 주행에서 K2 전차는 무릎을 굽히거나 바퀴 앞쪽을 들어 올리는 동작을 거뜬히 수행했다. 바퀴는 가만히 있는 상태에서 전차 상부만 360도 회전이 가능했는데, 이 역시 걸리적거리는 것 없이 매끄럽게 돌아갔다.

현대로템 디펜스솔루션사업본부장 이정엽 부사장이 현대로템 향후 비전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로템

현대로템 디펜스솔루션사업본부장 이정엽 부사장이 현대로템 향후 비전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로템



현대로템 디펜스솔루션사업본부장 이정엽 부사장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볼 수 있듯 전쟁의 종말은 전차와 같이 장갑을 두른 무기체계가 투입돼서 종결시키는 개념"이라며 "이를 가장 잘 대응할 수 있는 수단이 K2PL"이라고 말했다.

폴란드로 세계 시장 문을 두드린 현대로템의 행보는 이제 시작이다. 이 부사장은 "현재 루마니아와 중동, 기타 국가로 계속 K2 전차 수출 활동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국방과학연구소 주관으로 유무인복합 전차를 개발하고 있는데, 2030년까지 전장 환경을 인공지능(AI)으로 인식하고 표적을 탐지하는 기술을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K2 전차 수출과 유무인복합체계를 준비해 2035년 글로벌 지상무기체계 5위 기업이 되겠다"라고 강조했다.

신혜주 한국금융신문 기자 hjs050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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