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방배신삼호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지난 26일 총회를 열고 HDC현대산업개발을 시공사로 선정할 것인지에 대해 투표를 진행한 결과, 총 410표 중 반대 228표를 받아 부결됐다.
방배신삼호 재건축은 지하 5층~지상 41층 높이의 아파트 6개 동, 920가구와 부대복리시설 등을 건립하는 사업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 두 차례 시공사 입찰에 단독으로 응찰하면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에 HDC현대산업개발은 단독 입찰임에도 ▲평당 공사비 876만원 ▲이주비 LTV 100% ▲사업비 조달 금리 CD+0.1%(고정) ▲사업촉진비 2000억원 등 타 사업지 대비 월등한 조건을 제시했다.
또 ▲책임준공확약 ▲계약이행보증 ▲구조결함 30년 보증 등 안정장치와 함께 ▲가구당 커뮤니티 5.5평 ▲천정고 2.75m ▲주차폭 2.7m ▲코너판상형 포함 판상형 비율 94% 등 상품성 강화 요소도 내세웠다. 단지명으로 ‘더 스퀘어270(THE SQUARE 270)’을 제안하기도 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현대산업개발이 제시한 조건은 굉장히 좋은 조건이었다”며 “양보 없는 조합의 갈등으로 인해 사업 추진 동력이 약화된 상태로, 다시 시공사 입찰을 진행하거나 내부 조직을 안정화시키지 않는 이상 재건축 진행은 불확실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일각에서는 일부 조합원들이 삼성물산(브랜드 래미안) 참여를 기대하며 불화가 시작됐다는 의견도 있다. 또 조합장 해임과 대의원 구성 문제를 둘러싸고 격렬히 반발하고 있으며, 직무대행 체제 전환 등 조직 안정성에도 의문이 제기돼 조합 내부 봉합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는 조합원 내부 의견이 극복되지 않는다면 사업이 장기 표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외부 변수도 있다. 세부적으로 ▲용적률 완화 여부 ▲서울시장 선거 ▲고층 재건축에 대한 규제 가능성 등 정책 환경 변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재건축이 장기 프로젝트로 진행되는 만큼 이 정도 갈등이 지속된다면 아무리 사업성이 뛰어나다고 해도 건설사들도 부담스럽다”며 “시공사 선정보다도 조합 내부의 리더십과 의사결정 체계 복원이 더 시급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 지역은 사실상 현대산업개발이 오랜 시간 동안 공을 들여온 사업지로 평가돼 타건설사들 입장에서는 수주전 부담이 컸던 곳이기도 했다”며 “만약 삼성물산이 참가하면 수주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현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gun1313@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