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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빙-웨이브 합병’ CJ ENM, 역성장 끊어낼 '한 수' 될까

손원태 기자

tellme@fntimes.com

기사입력 : 2025-06-12 16:46

공정위, 티빙-웨이브 합병 조건부 승인
이용자 1100만 명, 넷플릭스 독주 견제
CJ ENM 1분기 역성장…광고시장 위축
1조1000억 투자해 역대 최다 65편 제작

이미지=티빙, 웨이브

이미지=티빙, 웨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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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손원태 기자] CJ그룹의 콘텐츠 명가이자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영위하는 CJ ENM이 또다시 역성장 그늘에 가려졌다. 국내 시장이 저성장에 허덕이면서 광고 시장에도 이 같은 흐름이 영향을 미친 탓이다. CJ ENM은 자사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인 티빙을 웨이브와 합병, 승부수를 던지고 나섰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티빙과 웨이브 간 기업결합을 조건부 승인했다. 두 회사가 내년 12월 31일까지 현행 요금 체계를 유지한다는 조건이다. 통합 시에는 현 요금제와 가격, 서비스가 비슷한 신규 요금제를 마련해야 한다. 기존 요금제에 가입한 소비자는 서비스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

앞서 티빙은 지난 2023년 12월 웨이브와 인수·합병(M&A)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듬해 11월에는 CJ ENM과 티빙의 임직원이 웨이브 이사회 구성원 8명 중 대표이사 등 5명과 감사 1명을 겸임하도록 하는 안건을 공정위에 신고했다. 웨이브는 SK스퀘어와 지상파 3사(KBS·MBC·SBS)가 공동 출자한 OTT 플랫폼이다.

국내 OTT 시장은 넷플릭스의 독주 속에 티빙과 쿠팡플레이, 웨이브가 뒤쫓는 구도다. 실제로 공정위 발표를 보면, 지난해 기준 넷플릭스는 33.9%의 점유율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어 티빙 21.1%, 쿠팡플레이 20.1%, 웨이브 12.4% 순이다. 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 조사에서도 지난달 OTT 월간활성화이용자수(MAU)는 넷플릭스가 1451만 명으로, 부동의 1위다. 다음으로 티빙이 716만 명, 쿠팡플레이가 715만 명, 웨이브가 413만 명으로 집계됐다. 티빙과 웨이브가 합병하게 되면 점유율은 30%대 중반, 가입자는 약 1100만 명으로 불어난다.

CJ ENM 입장에선 이번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이 넷플릭스와 양강 체제를 형성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 동시에 효율적인 투자 집행을 통해 콘텐츠 명가로서 입지를 다지겠다는 전략으로도 읽힌다. 티빙이 내년까지 한국야구위원회(KBO) 중계권을 따낸 상황에서 웨이브가 보유한 지상파 3사 드라마와 예능 콘텐츠를 아우르게 돼 소비자들에게 더 많은 선택지를 제시할 수 있다. 다만, 티빙의 지분 13.54%를 보유한 2대주주 KT가 자사 인터넷TV(IPTV) 사업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어 최종 협상까지는 조율이 필요한 상황이다.

티빙과 웨이브는 최근 3년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티빙은 지난 2022년 별도 기준 1129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고, 2023년과 2024년에도 각각 1420억 원과 710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웨이브 역시 영업손실이 2022년 1178억 원, 2023년 791억 원, 2024년 189억 원으로 규모를 줄여가긴 했지만 적자를 피하진 못했다. 티빙의 부채비율은 2023년 47.7%에서 2024년 110.7%로 늘었고, 웨이브는 완전자본잠식 상태로 지난해 말 기준 결손금이 6289억 원에 이른다.
CJ ENM 윤상현 대표이사. /사진=CJ ENM

CJ ENM 윤상현 대표이사. /사진=CJ ENM

CJ ENM은 지난해 연 매출이 연결 기준 5조2314억 원으로, 전년(4조3684억 원) 대비 19.8% 증가하면서 실적 최대치를 썼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1045억 원을 내면서 전년 영업손실 146억 원에서 흑자 전환했다. 그 중심에는 티빙이 있다. KBO 프로야구 유무선 독점 중계권을 손에 넣었고, 광고 요금제를 도입하면서 수익 창출을 꾀했다. 다만, 올 1분기 상황은 반전됐다. 1분기 매출이 전년 1조1541억 원에서 1.4% 준 1조1383억 원에 그치며, 다시 역성장에 직면한 것이다. 영업이익은 7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94.3% 급감했다. 이 기간 순손실은 두 배 이상 불어난 822억 원이다.

CJ ENM 핵심 사업인 미디어플랫폼과 영화드라마가 부진해진 영향이다. 내수 침체가 장기화하는 과정에서 1분기 계엄과 탄핵으로 정치적 불확실성마저 커져 광고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에 티빙, tvN, Mnet 등을 주축으로 한 CJ ENM 미디어플랫폼 사업은 1분기 매출이 2928억 원으로, 전년보다 6.8% 빠졌다. 영화드라마 사업도 전년보다 13.8% 하락한 3159억 원에 멈추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이 같은 상황에서 CJ ENM은 콘텐츠 투자를 늘리는 정공법을 택했다. 올해 콘텐츠 투자액을 전년보다 1000억 원 늘린 1조1000억 원을 집행, 역대 최다 규모인 65편을 제작할 계획이다. tvN은 예능 ‘뿅뿅 지구오락실3’과 드라마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 생활’ 등으로 흥행을 유도한다. 티빙은 KBO 중계부터 ‘대탈출: 더 스토리’와 ‘샤크: 더 스톰’ 등의 예능을 잇달아 선보이고, Mnet에서는 예능 ‘월드 오브 스트릿 우먼파이터’를 공개하는 등 다양한 장르물을 내놓고 있다.

CJ ENM의 할리우드 스튜디오 제작사인 피프스시즌은 프리미엄 콘텐츠로 무장했다. 세계적인 테니스 스타 세레나 윌리엄스가 총괄 프로듀서로 참여해 테니스 선수의 이야기를 다룬 ‘캐리 소토 이즈 백(Carrie Soto Is Back)’을 넷플릭스에 공개한다. 골든글로브 수상자인 배우 로라 리니가 출연하는 코미디 시리즈 ‘아메리칸 클래식’도 제작을 앞둔 상태다. 이외에 배우 빈스 본 주연의 ‘노나스(Nonnas)’와 니콜 키드먼이 분한 ‘나인 퍼펙트 스트레인저스(Nine Perfect Strangers)’ 등도 넷플릭스와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에서 잇달아 선보였다.

커머스 사업을 영위하는 CJ온스타일은 라이브 방송에 예능 형식을 입힌 ‘콘텐츠 커머스’를 더욱 확대한다. 대표 프로그램인 ‘최화정쇼’와 ‘굿라이프’, ‘겟잇뷰티’, ‘한예슬의 오늘 뭐 입지’ 등의 인기를 바탕으로 상반기에만 250여 개 신규 콘텐츠를 꾸린다는 계획이다. CJ대한통운과 연계해 주 7일 배송도 전국으로 확장하는 등 사업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CJ ENM은 올해로 창립 30주년을 맞았다. 그러나 OTT 시장의 출혈 경쟁이 심화하면서 이번 1분기 뜻밖의 역성장에 맞닥뜨렸다. CJ ENM이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을 마무리해 넷플릭스의 아성을 깨뜨릴지 주목되는 배경이다. 또한, 콘텐츠 투자를 대대적으로 늘리며 정공법을 택한 것이 ‘신의 한 수’가 될지도 지켜봐야 한다.

윤상현 CJ ENM 대표는 “올해 역대 최다 규모인 65편의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라며 “그간 1조 원 규모의 콘텐츠 투자를 했는데, 이 규모를 1000억 원 더 늘리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콘셉트와 장르에 대한 투자를 가감 없이 펼쳐 시청자가 참신한 작품을 만나도록 하겠다”며 “지난 30년에 머무르지 않고, 앞으로도 힘차게 달려 나가겠다”고 힘줬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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