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독신청
  • My스크랩
  • 지면신문
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캐롯손보 손보 빅4 벽 못 깨…높은 손해율·비대면 채널 한계 [한화손보-캐롯손보 합병]

강은영 기자

eykang@

전하경 기자

ceciplus7@

기사입력 : 2025-06-10 06:00 최종수정 : 2025-06-10 10:22

금융당국 요율 하향 손보 빅4 우량고객 대부분 갱신
불량 고객 유치 높은 손해율…규모의 경제까지 부족

  • kakao share
  • facebook share
  • telegram share
  • twitter share
  • clipboard copy
사진제공=캐롯손보

사진제공=캐롯손보

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강은영, 전하경 기자] 캐롯손해보험이 6년 만에 한화손보로 흡수합병, 사실상 문을 닫게 됐다. 국내 최초 디지털 손해보험사로 출범해 기술 혁신과 데이터 기반 '퍼마일 자동차보험'으로 시장에 신선함을 줬지만, 한계에 부딪혀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캐롯손해보험이 영업종료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와 한화손해보험과 흡수 합병 후 한화손보 향후 자동차보험 시장 공략 방향을 전망해 본다. <편집자주>

국내 최초 디지털 손해보험사로 주목받았던 캐롯손해보험이 설립 6년 만에 한화손해보험에 흡수합병 하기로 결정하며 영업을 종료하게 됐다. 퍼마일자동차보험으로 상품 면에서는 일정 부분 손보 빅4 시장에서 혁신을 보여줬지만 손보 빅4 시장점유율과 자본력, 비대면 채널 한계 등이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손해보험과 캐롯손해보험은 지난 4일 각각 이사회를 개최하고, 한화손보가 캐롯손보를 흡수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한화손보는 오는 9월10일을 목표로 캐롯손보의 흡수 합병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캐롯손보가 한화손보에 흡수합병 할 수 밖에 없었던건 기존 시장에 균열을 내기에는 사업적인 한계가 컸다고 지적하고 있다.

자동차보험 요율 인하 캐롯손보에는 '독'…손보 빅4 강화 나비효과
캐롯손보 대표작인 '퍼마일 자동차 보험'은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워가며 성장세를 보였다.

캐롯손보는 출범 당시 주행거리만큼 후불로 보험료를 내는 ‘퍼마일자동차보험’을 출시하면서 자동차보험 시장에서 존재감을 확대해 나갔다. 지난달 말 기준 캐롯손보 자동차보험 누적가입건은 약 265만건으로 추산됐다. 아울러 올해 4월 말 기준 자동차보험 재가입률은 약 89%를 기록했다.

시장점유율도 작지만 꾸준히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 4월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4년 자동차보험 사업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캐롯손보 자동차보험 원수보험료는 4371억원을 기록했다. 대형 4사(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KB손해보험)를 제외하고 꾸준히 자동차보험에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한 것은 캐롯손보가 유일하다.

최근 3년간 캐롯손보 자동차보험 원수보험료 추이를 보면, ▲2022년 2619억원 ▲2023년 3516억원 ▲2024년 4371억원으로 꾸준히 상승해 상품 경쟁력은 좋은 평가를 받았다.

업계에서는 캐롯손보 양적인 성장은 이뤘지만 질적인 성장은 이루지 못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자동차보험은 통상적으로 손해율이 70~80% 범위 내에 와야 흑자전환을 이룰 수 있다. 자동차보험이 흑자였던 코로나 시기 자동차시장 80% 이상을 차지하는 손보 빅4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은 모두 70~80%대 손해율을 유지했다.

캐롯은 코로나, 교통사고 규제 강화 등으로 손해율은 낮아졌지만 수익성이 날 정도로 유의미한 감소를 이루지 못했다.

지난 2022년 캐롯손보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104.7%을 기록한 뒤 2023년 101.8%, 2024년 97.4%로 서서히 개선됐지만, 손익분기점인 80%대를 맞추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캐롯손보 손해율이 낮아지지 못한 이유로 손보 빅4 우량 고객을 확보하지 못한 점을 꼽는다. 금융감독원에서 국민 부담 완화를 위해 자동차보험 요율을 인하한 점이 오히려 중소형사에는 불리하게 작용했다고 입을 모은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에서 자동차보험 요율을 인하하면서 손보 빅4가 기존 고객을 잡으려고 마케팅을 강화했다"라며 "갱신 시기에 이탈한 고객을 잡아야하는데 기존 대형사 고객들이 대부분 고객을 유지하면서 캐롯손보가 흡수할 수 있는 우량 고객이 적었다"라고 말했다.

주 타깃층인 20~30대 고객인 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교통사고 발생율이 높은 2030세대 유입이 커져서 손해율 관리가 힘들어졌다는 설명이다.

또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캐롯손보 주 고객층이었던 20~30대는 교통사고 발생율이 매우 높은 고객층"이라며 "캐롯손보 고객이 손해율이 높을 수 밖에 없어 관리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비용 브랜드 마케팅 지속…수익성 높은 장기보험 판매 요원
보험사가 수익성을 내기 위해선 장기보험을 판매해야한다. 자동차보험은 지속적인 마케팅 비용, 보상 등 인력이 많이 투입되어야 해 수익성을 내기 어렵다. 자동차보험은 자체로는 수익성이 나지 않지만 업셀링, 크로스셀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손보사나 GA 설계사들은 자동차보험 시장이 다이렉트로 많이 넘어갔지만 자동차보험 가입자를 활용해 장기보험을 판매하는 경우가 많다.

캐롯손보도 자동차보험을 통한 고객 확보 후 업셀링, 크로스셀링으로 장기보험 판매를 염두했지만 장기보험 판매가 이뤄지지 않았다.

캐롯손보는 디지털 보험사로 대면 영업 채널 활용을 하지 않는 조건으로 인가를 받아 대면 채널 활용이 어려웠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장기보험은 푸쉬 영업이어서 비대면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라며 "수익을 내려면 장기보험 판매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어려운데 장기보험을 판매가 이뤄지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초기 브랜드 인지도 확보와 인프라 구축을 위한 비용이 대규모로 발생하면서 비용을 상쇄 할 수익성 확보가 어려워졌다.

자동차보험은 꾸준히 고객 유입이 필요해 마케팅 비용이 높을 수 밖에 없다. 캐롯손보는 신규 시장 진입자인 만큼 브랜드 인지도 제고를 위한 마케팅 비용을 계속 투입할 수 밖에 없었다. 캐롯손보는 출범 초기 신민아, 고윤정 등 스타 마케팅을 지속했다.

자동차 보험 규모는 늘어났지만 적자는 지속됐다.

자동차보험 손익 규모도 2022년 751억원 적자, 2023년 721억원 적자, 2024년 727억원 적자를 기록하며 폭을 줄이는 데 실패했다.

여기에 고객 데이터 축적 및 상품 운영 경험이 부족한 초기 단계에서 손해율 관리 측면에서 불확실성이 존재해 단기적으로 흑자 개선에 성공하는 게 쉽지 않았다. 캐롯손보가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온 만큼 향후 1~2년내 월간 흑자 전환을 목표로 성장 발판을 마련할 방침이었으나, 결국 이를 이룰 수 없게 됐다.

캐롯손보 손보 빅4 벽 못 깨…높은 손해율·비대면 채널 한계 [한화손보-캐롯손보 합병]이미지 확대보기
유예기간 종료 후 K-ICS 비율 급락
적자에도 모회사 자금 지원은 지속됐다. 한화손보는 출범 초기인 2021년 5월 616억원을 시작으로, 2022년 8월 502억원, 2023년 12월 1200억원 등 지속적으로 유상증자를 통한 자본 수혈을 이어왔다.

김동원닫기김동원기사 모아보기 한화생명 사장이 직접 추진한 사업인 만큼 투자가 이뤄줬지만 K-ICS 비율 하락으로 더 많은 자금 투입이 요구된 상태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캐롯손보 K-ICS비율은 68.57%로 직전 분기인 지난해 말(159.2%)과 비교해 90.63%p 크게 떨어졌다. 보험업감독규정에 따르면, K-ICS 비율이 100% 미만인 경우 적기시정조치인 경영개선 권고 대상이다.

K-ICS 비율 급락은 신설 보험사에 대한 제도적 지원의 일환으로 적용됐던 보험위험액 산정 유예 조치가 끝났기 때문이다. 캐롯손보는 올해 1분기부터 전면 요구자본 기준이 일괄 적용됨에 따라 K-ICS 비율이 하락했다.

캐롯손보는 이번 K-ICS 비율 하락이 실질적 재무 건전성 악화가 아닌 제도 변화에 따른 평가 기준 변경이 주요한 원인이라고 강조했다.

캐롯손보는 "내부 리스크 관리 체계는 안정적으로 운영 중"이라며 "건전성 회복 및 중장기 전략 강화 방안으로 한화손보와의 합병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지속되는 적자를 해소하지 못하고, 건전성 문제까지 겹치면서 캐롯손보는 결국 모회사인 한화손보와 흡수합병을 결정하게 됐다. 캐롯손보를 비롯한 국내 디지털 보험사들이 적자를 면치 못하고, 모회사에 흡수합병 되거나 대면 채널을 다시금 강화하면서 디지털 보험사가 성장에 한계에 도달했다는 우려의 시선도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디지털 보험사는 기존 전통 보험사와 달리 대면 채널 없이 소비자가 스스로 상품을 이해하고 가입해야 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브랜드와 상품을 알리기 위한 지속적인 마케팅 투자가 필수적”이라며 “설립 초기 적자 구조는 신생 보험사라면 어느 정도 불가피한 현상이지만, 이로 인해 디지털 보험사들은 대내외 시장 환경 악화 시 기존 보험사 대비 자본 건전성 규제를 충족하기 어려운 구조적 현실도 존재한다”라고 말했다.

강은영, 전하경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오늘의 뉴스

ad
ad
ad

한국금융 포럼 사이버관

더보기

FT카드뉴스

더보기
LS마린솔루션, 세계 최대급 HVDC 포설선 건조에 3458억 투자
유재훈號 예보, 디지털 조사 고도화로 환수 박차···"특별계정·상황기금 청산 대비"
[카드뉴스] KT&G ‘Global Jr. Committee’, 조직문화 혁신 방안 제언
대내외에서 ESG 경영 성과를 인정받은 KT&G
국어문화원연합회, 578돌 한글날 맞이 '재미있는 우리말 가게 이름 찾기' 공모전 열어

FT도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