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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매출 2조’ 굳힌 서울우유, 본업으로 살아남는 법

손원태 기자

tellme@

기사입력 : 2025-06-09 05:00

고품질 원유로 만든 ‘A2+ 우유’승부수
본업인 우유로만 2년 연속 연매출 2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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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우유협동조합 A2+우유 5종

▲ 서울우유협동조합 A2+우유 5종

[한국금융신문 손원태 기자] 서울우유협동조합이 경기 불황을 뚫고, 본업인 유업으로 2년 연속 연 매출 2조를 달성했다.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저출산 국가로 유소년 인구가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우유는 프리미엄 원유로 만든 ‘A2+ 우유’를 선보이는 등 본업 경쟁력에 한층 힘을 주는 모습이다.

8일 서울우유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해 4월 자체 공법으로 만든 고품질 원유의 ‘A2+ 우유’를 출시했다. 이 우유는 A2 유전형질을 가진 젖소에서 분리·집유해 100% A2 단백질만을 함유한 우유로 생산하는 프리미엄 제품이다.

여기에는 체세포 수 1등급과 세균 수 1A 등급의 고품질 원유만을 사용했다. 목장, 수유, 생산, 제품 총 4단계에서 A2 검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세균과 미생물을 한 번 더 제거하는 EFL(Extended Fresh Life) 공법까지 거쳐서 나온다.

우유 단백질은 통상 80%의 카제인(Casein)과 20%의 유청(Whey)으로 구성된다. 카제인을 이루는 성분 중에 ‘베타(β) 카제인’이 있는데, 이 유전자 유형은 ‘A1’과 ‘A2’로 나뉜다. A1 단백질은 A2 단백질보다 알레르기 유발물질인 ‘베타 카소모르핀-7(BCM-7)’을 최대 4배나 더 방출, 배앓이를 유발한다.

반면 A2 단백질은 인간의 모유와 비슷해 흡수력은 물론 소화에도 효과적이다. 보통의 흰 우유는 A1 단백질과 A2 단백질이 혼입된다. 서울우유의 ‘A2+ 우유’는 A2 단백질로만 채워졌다.

서울우유는 지난 2020년부터 80억 원을 투입하며 ‘A2+ 우유’ 개발에 공을 들였다. 국내 인구 60%가 배앓이 등 유당불내증을 겪는다는 점에 착안했다. 이후 서울우유는 ‘좋은 우유를 더 좋게, 서울우유답게’라는 새 캐치프레이즈와 함께 ‘A2+ 우유’를 선보이게 된다.

서울우유는 현재 ‘A2+ 우유’를 180㎖와 710㎖, 900㎖, 1.7L, 2.3L 등으로 꾸렸다. 올해 2월 기준 누적 판매량 3750만 개를 달성하는 등 시장을 빠르게 선점해 나갔다. 서울우유는 오는 2030년까지 자사 원유 비율을 100% A2 원유로 교체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우유는 지난 1937년 창립 후 본업인 유업으로 사세를 키워나갔다. 대표 사업으로 우유와 가공유, 요거트, 주스, 두유, 커피, 치즈, 버터 등이 있다. 서울우유는 지난해 연 매출이 2조1247억 원으로, 전년(2조1117억 원)에 이어 2년 연속 2조를 돌파했다.

서울우유는 낙농가로 구성된 협동조합인 만큼 여느 유업과 달리 본업인 우유로만 사업을 영위한다. 합계 출산율 0.75명, 세계적인 초저출산 국가에서 올린 성과다.

우리나라 만 14세 이하 유소년 인구 비율은 10.6%(542만8000명)로, 세계 꼴찌다. 이에 매일유업과 남양유업, hy 등 유업계가 본업인 우유에서 벗어나 외식업과 카페 프랜차이즈, 건강기능식품, 유통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특히 이들 기업은 실적이 정체되거나 역성장을 그리고 있어 사업 다각화가 절실하다. 서울우유가 본업인 우유로만 외형 성장세를 유지하는 것에 주목하게 되는 배경이다.

식품산업통계정보(FIS) 소매점 판매통계를 보면 지난해 서울우유의 제조사 판매액은 8341억 원으로, 점유율 43.5%를 기록, 압도적으로 1위에 올랐다. 서울우유의 뒤를 이어 빙그레가 2위(3082억 원, 16.1%), 남양유업이 3위(2167억 원, 11.3%), 매일유업이 4위(1981억 원, 10.3%)다. 2~4위 업체 소매점 판매액을 모두 합산해야 서울우유와 맞먹는 것을 알 수 있다.

서울우유는 전국에 1415개 목장을 두고 있다. 관리하는 젖소만 12만1444마리, 하루 집유량은 1960t(톤)에 달한다. 또한, 서울우유는 지난 2022년 9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유가공 생산공장을 세웠다. 경기도 양주 23만4364㎡(약 7만 평) 부지에 조성됐으며, 지상 5층 규모다. 양주공장은 서울우유 전체 생산량의 40%를 맡고 있다. 서울우유는 양주 외에도 안산과 거창 등에 생산공장을 두고 있다.

탄탄한 생산능력을 바탕으로 서울우유는 계속해서 ‘A2+ 우유’의 소비자 신뢰도 제고에 주력하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과 손잡고 임상시험을 실시, ‘A2+ 우유’가 실제로 장내 유익균을 증가시킬 수 있음을 도출해냈다. 우유 섭취 시 소화 불편을 겪는 성인 남녀 40명을 대상으로, 일반 우유와 A2 우유를 2주간 교차 섭취토록 했다. 그 결과, A2 우유를 섭취할 시 장내 유익균인 비피도박테리아와 블라우티아 수치가 유의미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A2 우유가 장 내 염증 수치 개선에 영향을 주며, 영양소 흡수과정을 보다 원활하도록 돕는다는 것을 확인했다.

서울우유는 우유의 주력 소비층인 유소년 인구가 줄고 있지만, 반대로 커피 시장은 매해 커지고 있는 점을 주목했다. 우리나라 커피 시장은 약 9조 원 규모로,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계 3위다. 한국인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은 약 400잔에 이른다. 커피 제조에 우유가 필수재로 쓰이는 만큼 서울우유는 계속해서 B2B(기업 간 거래) 시장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아울러 ‘A2+ 우유’를 필두로 유당불내증을 앓는 성인 소비자들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서울우유 측은 “어려운 유업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서울우유가 가장 잘하는 본업에 집중한 전략이 제대로 통하며 2년 연속 연 매출 2조 돌파라는 쾌거를 거뒀다”며 “앞으로도 서울우유만의 차별화된 고품질 원유 경쟁력을 바탕으로 ‘A2+ 우유’ 보급 확대에 속도를 내겠다”고 했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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