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톤브릿지벤처스가 기술 기반 스타트업에 대한 융합형 투자 전략으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인공지능(AI), 바이오, 로봇 등 딥테크 분야부터 프롭테크, 디지털헬스케어 등 서비스 플랫폼까지 아우르는 '디지털 전환(DX)' 중심의 포트폴리오가 회수 구간에 진입하며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단순 기술력만이 아닌 사업화 가능성과 시장 적응력을 복합적으로 판단해 투자처를 선별해온 유승운 대표의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대표 포트폴리오인 리브스메드는 정밀 수술을 가능케 하는 다관절 수술기구 '아티센셜(ArtiSential)'로 글로벌 의료기기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국내외 병원 납품과 함께 미국 FDA, 유럽 CE, 일본 PMDA 인증을 획득하며 기술력과 시장성 모두 입증됐다. 최근에는 기술특례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도 청구해, 상장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이미 직방의 회수를 통해 일정 성과를 실현한 스톤브릿지벤처스는 올해 리브스메드 상장을 계기로 또 하나의 굵직한 트랙레코드를 확보할 전망이다. 직방의 경우 초기에 참여해 시장 확장기에 후속 투자를 이어간 사례로, 프롭테크의 사업 모델 확장성과 플랫폼 확장성을 동시에 검증한 대표 케이스로 꼽힌다.
지난 2022년엔 디지털 전환(DX) 가속화에 대응하고자 2000억원 규모의 '스톤브릿지DX사업재편투자조합'을 결성하기도 했다. AI·2차전지·반도체·디지털헬스 등 DX 유관 분야에 집중 투자해 산업 구조 전환의 수혜 기업을 선제 발굴하고, 초기 단계부터 스케일업까지 직접 육성하는 전략이 특징이다.
해당 펀드는 2022년 2월 1600억원 규모로 1차 결성됐으며, 이후 국민연금, 포스코, 한국모태펀드 등 대형 출자기관의 참여로 2000억원까지 확대됐다. 운용은 최동열 파트너가 대표 펀드매니저로 이끌며, 이승현 상무, 김현기 이사, 송영돈 이사 등이 핵심 심사역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러한 엄격한 기준은 실제 숫자로도 드러난다.
매년 약 100개 이상의 스타트업을 검토하지만, 실제 투자로 이어지는 곳은 5곳 안팎에 불과하다. 기술 매력도뿐 아니라 사업 모델과 시장 진입 전략, 팀 구성 등까지 종합적으로 따진 결과다. 내부적으로는 기술평가에 특화된 인력과 시장 분석 전문가의 협업 구조를 갖춰, 기술성·시장성 간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2023년 프리 IPO 단계에서 투자를 집행한 뉴엔AI는 최근 코스닥 상장 절차를 밟고 있다. 아시아의 팔란티어로 통하는 에스투더블유와 스톤브릿지가 시리즈A, B, C에 모두 투자하며 2대 주주로 등극한 노타도 최근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서를 제출했다.
그동안 집중해온 산업형 AI, 기술기업들이 수익성과 확장성을 인정받으며 회수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회수와 동시에 신규 투자도 이어진다. 스톤브릿지벤처스는 올해 AI에 더해 바이오 부문 투자 확대를 예고하고 있다.
특히 AI 기반 피지컬 솔루션 기업, 즉 기술이 실제 장비나 로봇 형태로 구현되는 스타트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제조·물류·국방 등 산업현장에서의 자동화 수요가 급증하는 흐름과 맞물린 행보다.
최근 방위산업을 비롯한 일부 중공업 현장에서는 고도 기술직 종사자들의 노조 조직화 및 인건비 상승에 대한 대응으로 생산 공정의 로봇화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작업 효율성과 정밀성을 높이는 AI 로봇 및 자동화 장비에 대한 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스톤브릿지벤처스는 이 같은 변화 속에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융합한 스타트업에 선제적으로 접근해, 차세대 유니콘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스톤브릿지벤처스 관계자는 "올해는 그동안 선제적으로 투자했던 AI 포트폴리오 투자 회수의 원년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아울러 방산업계 수요가 늘어나는 AI 기반 피지컬 솔루션 기반에 적극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하랑 한국금융신문 기자 r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