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독신청
  • My스크랩
  • 지면신문
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현장] "김치가 이렇게 다양할 줄이야"…외국인도 감탄한 풀무원 '김장 체험'

손원태 기자

tellme@fntimes.com

기사입력 : 2025-03-13 20:46 최종수정 : 2025-03-14 10:43

풀무원 '뮤지엄김치간', 국내 최초 김치 박물관
체험용 전시로 인기몰이…김치의 모든 것 한눈에

13일 오후 서울 인사동에서 열린 풀무원 '뮤지엄김치간'에서 외국인들이 김장 체험을 하고 있다. /사진=손원태 기자

13일 오후 서울 인사동에서 열린 풀무원 '뮤지엄김치간'에서 외국인들이 김장 체험을 하고 있다. /사진=손원태 기자

[한국금융신문 손원태 기자] “모스크바 한식당에서 김치를 처음 접했습니다. 러시아에서는 김치가 잘 알려지지 않아 접하기 어려운 K푸드 중 하나입니다. 유튜브에서 우연히 ‘뮤지엄김치간’ 김장 체험 영상을 보았고, 호기심이 생겨 관광 중에 왔습니다.”

러시아에서 온 23세 아리나 씨 얼굴 가득히 기대와 설렘이 피어났다. 앞치마를 두른 아리나 씨는 조리대 앞에 놓인 한국의 식재료와 조미료, 소스 등을 보면서 흥미롭다는 듯 옅은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코를 킁킁거리며 새우젓이나 매실청 등의 냄새를 맡기도 했고, 손으로 찍어가며 고춧가루나 양파즙 등을 맛보기도 했다.

13일 서울 인사동의 ‘뮤지엄김치간’을 찾았다. 이곳은 한국 최초의 김치 박물관으로, 지난 1986년 처음 둥지를 틀었다. 이듬해 풀무원은 김치 박물관을 인수해 김치 유래와 종류, 김장 도구 및 문화 등을 전시했다. 2015년에는 현재의 ‘뮤지엄김치간’으로 리모델링, 한류와 함께 K푸드 인기가 높아지면서 김장 체험으로 외국인들에게 김치를 알리고 있다.

인사동은 한국식 전통과 현대식 유행이 흐르는 곳으로, 외국인 관광객들의 필수 방문 코스 중 하나다. 인사동 한복판에 들어선 ‘뮤지엄 김치 간’ 역시 김치를 주제로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담았다. 이곳에서는 김치의 유래, 종류, 김장 도구 및 유물 등이 한눈에 읽힌다. 박물관을 단순 감상용이 아닌 디지털 콘텐츠를 결합한 체험용 전시로 꾸몄기 때문이다.

박물관은 크게 김치 탄생을 다룬 ‘김치 마당’과 김치 유산균을 소개해주는 ‘과학자의 방’, 옛 부뚜막처럼 공간을 구현한 ‘김치 사랑방’ 등으로 나뉘었다. 전시실마다 스크린이 걸려있으며, 직접 손으로 누르면 김치 관련 다양한 영상이 흘러나온다. 영어, 중국어, 일본어도 지원된다. 지난해 약 3만6000명의 국내외 관람객이 찾았으며, 그중 47%인 1만7000명이 외국인 관광객이다. 2001년부터 2024년까지 누적 관람객은 140만 명을 돌파했다.

무엇보다 ‘뮤지엄김치간’의 별미는 김장 체험이다. 풀무원은 지난 2007년 ‘뮤지엄 김치 간’에서 ‘외국인 김치문화체험 프로그램’을 개설해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약 4600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직접 김치를 담갔다고 한다. 각종 유튜브와 방송에서 전파를 타면서 외국인 사이에서도 입소문이 났다.
13일 오후 서울 인사동에서 열린 풀무원 '뮤지엄 김치 간'에서 외국인들이 김장 체험을 하고 있다. /사진=손원태기자

13일 오후 서울 인사동에서 열린 풀무원 '뮤지엄 김치 간'에서 외국인들이 김장 체험을 하고 있다. /사진=손원태기자

이날 기자도 10명의 외국인 관광객과 어울리면서 두 팔 가득히 고춧가루를 묻혔다. 맛김치와 깍두기를 담갔는데, 조리대 위에 각종 재료가 미리 준비돼 있어 비교적 손쉬웠다. 다듬어진 생배추와 쪽파, 무 등이 플라스틱 볼과 도마, 쟁반 위에 정갈하게 놓였다. 그 위로는 소금과 다진 마늘, 생강, 멸치액젓, 고춧가루, 매실청, 양파즙, 새우젓 등 김치에 필요한 각종 재료가 조그마한 종지에 담겨 있었다.

강사는 조리에 앞서 간략하게 김치의 역사와 종류, 재료 등을 영어로 설명했다. 이후 강사의 진행과 함께 재료를 다듬고 썰면서 김치의 외형을 갖춰 나갔다. 특히 다진 마늘과 생강, 고춧가루, 새우젓 등을 배합해 김치 소스를 만들어내는 과정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외국인 참가자들이 웃음기를 쏙 빼고, 신중한 얼굴로 각자의 입맛에 따라 소스를 배합했다. 그러면서도 서툰 솜씨로 고춧가루를 배추와 무, 쪽파 등에 버무리는 모습이 무척이나 정성스러웠다. 한국에서는 고된 노동과 비용 부담으로 김장 문화가 차츰 사라지고 있지만, 외국인들의 눈에는 그저 신기하면서도 배워가고 싶은 하나의 놀이처럼 비친 듯했다.
닭이 없으면 알이 없듯, 김장이 없으면 김치도 없다. 김장을 연례 명절 행사처럼 여기는 지금의 문화가 어쩌면 김치를 멀리하게 만든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온 가족이 끙끙대며 다량의 김치를 만드는 것이 아닌, 이처럼 필요할 때 놀이하듯 간단히 만들 수도 있는 것이다. 한국인들에게 김장은 여전히 가장 큰 숙제이자 부담이다. 외국인들을 통해서 김장도 새롭게 정의할 수 있겠다는 느낌을 받았다.

체험 중에 외국인들은 스스로 간을 보거나 손질을 하는 등 대단한 열의를 보였다. 또한, 본인이 만든 김치와 다른 사람이 만든 김치를 직접 비교해가며 맛을 평가하기도 했다. 김장이 만든 한국식 ‘정(情)’ 문화가 그들 틈에 스며들었다.

김장 체험은 ‘뮤지엄김치간’ 휴관일인 매주 월요일과 신정, 설·추석 명절, 성탄절을 제외하고 하루 평균 2회씩 진행된다. 풀무원은 올해 이를 확대, 장애인과 시니어 대상 ‘김치 학교’도 운영한다. 또한 김장을 접하기 어려운 어린이나 MZ세대를 위한 내국인 전용 맞춤형 프로그램을 열 계획이다.

김장 체험을 마친 아리나 씨는 “김치 종류가 배추김치뿐으로 알았는데, 이렇게 다양한 김치가 있는지 전혀 몰랐다”며 “우리 어머니에게도 한국에 가서 김장을 배워봤으면 좋겠다고 권유할 생각”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기자의 기사 더보기 전체보기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유통·부동산 다른 기사

1 에스앤아이, 오동근린공원 '물빛정원'으로 서울시 조경상 최우수상 에스앤아이코퍼레이션(대표이사 서현)이 시공에 참여한 서울 성북구 오동근린공원 '물빛정원'이 서울시 조경상 최우수상을 받았다. 노후 콘크리트 수로와 암반 지형을 활용해 생태계류와 폭포 등을 조성한 점이 특징이다.에스앤아이코퍼레이션(에스앤아이)은 오동근린공원 물빛정원이 '2026 서울특별시 조경상·정원도시상' 조경상 부문 최우수상에 선정됐다고 8일 밝혔다.물빛정원은 주민 이용이 적었던 노후 콘크리트 수로와 암반 사면을 약 2000㎡ 규모의 친수공간으로 재조성한 사업이다. 에스앤아이코퍼레이션은 시공사로 참여했다.◇ 노후 수로는 생태계류로…암반 사면 활용기존 콘크리트 수로는 생태계류로 정비하고 암반 사면에는 지형을 2 LH, 3년간 서울 도심에 매입임대 2만가구 공급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 이성훈)가 앞으로 3년간 서울 도심에 매입임대주택 2만가구를 공급한다. 이 가운데 약 1만5000가구를 청년주택으로 공급해 높은 도심 주거 수요에 대응한다.LH는 8일 서울 종로구 신축매입 청년주택에서 현장 간담회를 열고 청년 주거 문제와 주택 공급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토지비 초기 지원·분할 지급…신축매입 속도 높인다LH는 향후 3년간 서울에서 입주자 모집공고 기준 매입임대주택 2만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LH는 이를 부천대장지구에 해당하는 규모로 설명했다.유형별로는 청년 매입임대주택 약 1만5000가구, 신혼부부 매입임대주택 약 3400가구 등이다. 서울 곳곳에 물량을 분산해 공급할 예정이 3 매출 역대 최대인데…무신사 IPO가 풀어야 할 ‘이익 방정식’ 무신사가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본격적인 기업공개(IPO) 절차에 돌입했다. 올해 상반기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하며 외형 성장을 이어가고 있지만, 과제는 ‘수익성’이다. 별도 기준 본업의 이익은 늘어난 반면 연결 영업이익은 뒷걸음질쳤다. 거래 규모가 커지면서 제반 비용이 늘어난 데다 물류·글로벌 등 미래 성장을 위한 선제적 투자가 확대된 영향이다. 결국 외형 확장을 위해 투입한 비용을 얼마나 빠르게 실질적인 이익으로 전환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8일 업계에 따르면 무신사는 지난 7일 한국거래소에 유가증권시장 상장예비심사신청서를 제출했다. 공동대표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과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이다.무신사는
ad
ad

한국금융 포럼 사이버관

더보기

FT카드뉴스

더보기
[그래픽 뉴스] ‘순대’가 경제용어라고? 순(純)대외자산, 한국의 진짜 해외자산은 얼마일까?
[그래픽 뉴스] ISA 대개편! 나에게 유리한 계좌는?
[그래픽 뉴스] 미국 증시 새로운 키워드 'MANGOS'
환전·로또·육아휴직까지 하반기부터 달라지는 제도 TOP11
[그래픽 뉴스] 은퇴후 30년 부모님 세대의 생존전략

FT도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