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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를 안 할 수도 없고…‘36년 풀무원맨’ 이우봉 대표의 재무개선 해법은

손원태 기자

tellme@fntimes.com

기사입력 : 2024-12-16 09:48

풀무원, 2018년 들어 전문경영인 체제로
'공채 출신' 이우봉, 재무·법무·IT 등 경험
K두부 인기에 풀무원 '해외 비중' 20%↑
"부채비율 300%…신용등급도 방어해야"

이우봉 풀무원 신임 총괄 전문경영인(CEO). /사진=풀무원

이우봉 풀무원 신임 총괄 전문경영인(CEO). /사진=풀무원

[한국금융신문 손원태 기자] 풀무원이 본업인 두부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영향력을 확대 중인 가운데, 그룹 새 수장으로 공채 출신의 이우봉 전략경영원장을 선임했다. 올해 연 매출 3조 달성을 앞두는 등 탄탄대로에 오른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해외 투자 강화로 발생한 재무 부담을 개선해야 하는 과제를 얼마나 잘 풀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풀무원은 지난 6일 정기이사회를 개최해 차기 총괄 CEO로 이우봉 전략경영원장을 임명했다. 이우봉 신임 총괄 CEO는 내년 1월 1일부터 풀무원의 국내 및 해외사업을 이끌게 된다. 풀무원은 지난 1년간 이사회 내 위원회인 ‘총괄CEO후보추천위원회’에서 이 신임 총괄 CEO의 후보 추천과 심사, 선정 등을 검증했다. 남승우(1984년~2017년), 이효율(2018년~2024년)에 이은 제3대 풀무원 총괄 CEO다.

앞서 풀무원은 지난 2018년 오너이자 최대주주인 남승우 풀무원재단 상근고문의 오너 경영을 마무리하고,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했다. 실제로 풀무원은 이사회 임원 11명 중 8명이 사외이사일 정도로 이사회 기능 강화에 힘을 줬다. 지난 7년 동안 풀무원을 이끌었던 이효율 총괄 CEO는 이사회 의장직을 수행한다.

1962년생인 이 대표는 강원대학교 회계학과를 나온 후 동국대 경영전문대학원(MBA)을 졸업했다. 1988년 풀무원 공채 4기 신입사원으로 입사했다. 이후 36년간 풀무원에서 재무회계, 구매, 영업, 전략기획, 계열사 대표 등을 거치며 중책을 맡았다. 풀무원식품, 풀무원푸드머스, 풀무원샘물에서도 경영지원, 구매, 외식사업 등 다양한 업무 경험을 쌓았다. 2019년에는 풀무원의 단체급식과 휴게소, 외식업 등을 운영하는 계열사인 풀무원푸드앤컬처 대표에 올라 흑자 경영을 일궈냈다.

이 대표는 풀무원 전략경영원장을 맡으면서 인사와 재무, 법무, 정보·기술(IT), 공급망관리(SCM) 등의 국내외 제반 업무를 담당했다. 풀무원 전사 CXO(Chief Digital Transformation Officer)도 맡아 디지털 전환 추진을 위한 전략을 수립, 인공지능(AI) 기술을 식품서비스업으로 확대해 업무 효율과 생산성 향상에 일조했다. 그 결과, 풀무원은 미국 S&P 글로벌 ‘2023년 지속가능성 평가(CSA)’에서 글로벌 식품 분야 ‘TOP 5’에 선정됐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풀무원USA 법인에서 생산되는 두부. /사진=풀무원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풀무원USA 법인에서 생산되는 두부. /사진=풀무원

풀무원은 본업인 두부로 해외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풀무원은 두부, 콩나물 등 식자재 유통에서 김치, 만두, 라면으로 K푸드 영역을 넓혔다. 이어 발효유와 건강기능식품, 단체급식, 휴게소 등 사업 다각화에도 성공했다. 풀무원은 현재 32개 자회사와 계열사를 두고 있다. 또 해외에서는 미국, 중국, 일본, 베트남 4곳에 법인을 운영 중이다. 해외 생산공장도 미국 4곳, 중국 2곳, 일본 5곳 등 총 11곳에 있다. 특히 미국에서는 두부 점유율이 70%대 이르고 있는 가운데, 내년 말 추가 생산시설을 준공한다. 또한 일본에서는 두부로 만든 간편식 ‘두부바’가 품귀 현상을 일으킬 정도다. 중국이나 아시아권은 현지 식문화를 반영한 두부로 인기몰이 중이다.

풀무원은 최근 3년간 매출이 2021년 2조5189억 원, 2022년 2조8383억 원, 2023년 2조9935억 원 등으로 우상향하고 있다. 올해의 경우 3분기 누적 매출이 2조3960억 원으로, 전년(2조2315억 원) 대비 7.4% 성장했다. 현 추세라면 연 매출 3조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29.3% 오른 658억 원을 기록하는 등 이익 면에서도 개선되고 있다. 특히 해외 매출과 수출이 2021년 4549억 원에서 2022년 5694억 원, 2023년 5809억 원으로 꾸준히 증가세다. 올해에는 3분기까지 해외 매출, 수출이 4816억 원을 달성하면서 전년 4351억 원 대비 10.7% 올랐다. 자연스레 해외 비중은 지난해 19.5%에서 올해 20.1%로 20%대에 진입했다.

이 같은 풀무원의 경쟁력은 본업인 두부에서 나온다. 최근 넷플릭스 콘텐츠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에서 세미파이널 미션으로 ‘두부 지옥’이 진행되면서 두부에 대한 세계인들의 관심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에 풀무원은 ‘흑백요리사’ 준우승을 차지한 에드워드 리를 브랜드 앰버서더로 발탁했다. 에드워드 리와 함께 지속가능 식품 브랜드 ‘지구식단’과 한식 간편식 ‘반듯한식’ 등의 마케팅을 전개한다. 지구식단은 풀무원이 창립 40년 만에 처음으로 연예인 광고 모델을 기용할 정도로 공들이는 브랜드다. ‘먹어서 지구를 구한다’라는 뜻을 담았으며, 연 매출 1000억 원 달성을 목표로 한다. 두부를 기반으로 한 강정과 텐더, 만두 등을 만들고 있다.
풀무원은 또 국내 식품기업 최초로 'K-FOOD&SAFETY(KFS)' 인증을 취득해 북미시장 공략을 서두르고 있다. KFS 인증은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이하 해썹인증원)이 부여하며, 한국에서 생산된 안전한 식품임을 보장한다. ‘식품안전국가인증(Korean Food Safety)’, ‘자국생산증명(Korean Production)’을 동시에 획득해야 받을 수 있다. 풀무원푸드앤컬처도 휴게소 사업을 확대, 전국 27곳을 운영 중이다. 최근 휴게소 내 언택트 서비스와 로봇 기술을 도입하면서 무인 휴게소로 탈바꿈하고 있다.

이처럼 풀무원은 대대적인 투자를 늘려가면서 몸집을 부풀렸다. 다만, 그만큼 회사의 재무 부담도 커졌다. 최근 3년간 풀무원의 부채비율은 2021년 233.9%에서 2022년 274.9%, 2023년 325.8%로 확대됐다. 올 3분기 기준 부채비율도 321.1%로 재무 부담은 여전하다. 그간 풀무원은 해외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후화된 설비를 개선하거나 신규 공장을 짓는 등 적극적인 투자 기조를 나타냈다. 그러면서 풀무원이 1년 이내 상환해야 할 단기차입금은 2021년 4059억 원에서 2022년 4683억 원, 2023년 4917억 원, 올 3분기 6227억 원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풀무원은 올 들어서도 꾸준히 자금 조달을 진행 중이다. 특히 풀무원식품은 올 한 해에만 두 차례 영구채를 발행했다. 먼저 올해 3월에는 500억 원 규모의 사모 방식으로, 지난달에는 400억 원을 공모 방식으로 영구채를 조달했다. 모회사인 풀무원도 지난 7월 700억 원을 공모 방식으로 영구채를 진행했다. 영구채는 통상 만기가 30년 이상으로, 재무제표상 자본으로 인식된다. 이에 상당 기간 재무 부담을 낮출 수 있다. 그러나 신용평가사들은 풀무원과 풀무원식품의 이 같은 영구채 발행에 낮은 신용등급을 부여했다.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달 풀무원식품의 영구채 발행에 대해 ‘BBB+’ 등급에 '부정적' 전망의 신용등급을 매겼다. 풀무원 역시 지난 7월 영구채 발행 당시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로부터 ‘BBB+’와 '부정적' 평가를 받았다.

내년 새로 취임할 이 대표의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외형 확장과 내실 경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 이 대표는 풀무원의 미래 전략으로 ‘지속가능식품 확장’, ‘글로벌 시장 확대’, ‘ESG경영 강화’, ‘푸드테크 통한 미래 대응’ 등을 제시했다. 풀무원 측은 이와 관련, “풀무원이 갖는 ‘바른 먹거리’ 이미지를 활용해 지속가능 식품기업으로 거듭난다는 구상”이라고 했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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