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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워홈 ‘전성기’ 일군 구지은, 오빠·언니 매각 뒤집을까 [주목 이 기업]

손원태 기자

tellme@fntimes.com

기사입력 : 2025-03-10 00:00

아워홈 남매 갈등 10년…한화 인수로 새 국면
구지은, 1년 만에 흑자 전환 후 최대 실적 써
우선매수권 행사, 의결권 통일 협약 등 변수로

▲ 구지은 아워홈 전 부회장

▲ 구지은 아워홈 전 부회장

[한국금융신문 손원태 기자] “아버지가 아끼던 아워홈, 저희가 잘 보살피고 있어요.”

범LG가이자 급식업계 2위 기업인 아워홈 구지은 전 부회장의 말이다. 구 전 부회장은 아워홈 창업주 고(故) 구자학 명예회장의 1남 3녀 중 막내다.

그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급식사업 중단과 오너 간 경영권 분쟁으로 적자 상태에 빠졌던 아워홈을 침착하게 이끌면서 사업 다각화를 꾀한 인물이다.

아워홈은 구 전 부회장의 리더십 아래 창사 이후 실적 최대치를 썼지만, 장남과 장녀의 지분 연합으로 경영권 분쟁에 또다시 휘말렸다.

최근에는 한화그룹 오너 3세 김동선닫기김동선기사 모아보기 부사장이 아워홈 인수를 전격 추진해 구 전 부회장의 경영권 사수 의지가 새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김동선 부사장의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지난달 아워홈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거래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세운 특수목적법인(SPC)인 우리집에프앤비(가칭)가 장남 구본성 아워홈 전 부회장(38.56%)과 장녀 구미현 아워홈 회장(19.28%)의 지분을 합해 총 58.62%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매각가는 주당 6만5000원으로 약 8700억 원 규모다.

아워홈은 고 구자학 명예회장이 지난 2000년 LG유통에서 FS(식품서비스) 사업부문을 계열 분리하면서 출범한 회사다. 범LG가인 만큼 LG그룹과 GS그룹, LS그룹 등의 대기업 단체급식과 식자재 유통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한다. 고객사만 4000여 곳에 달한다. 장남 구본성 전 부회장이 880만 주(38.56%)로 최대주주이며, 막내 구지은 전 부회장이 471만7400주(20.67%)로 2대주주다. 다음으로 차녀 구명진 전 캘리스코 대표가 447만3448주(19.60%)를, 장녀 구미현 현 회장이 440만 주(19.28%)를 각각 들고 있다.

아워홈은 1남 3녀의 지분 총합이 전체의 98%가 넘는 가족회사지만, 어느 한 명의 독점 구도가 없는 오너 간 소유 분산 기업이다. 이는 네 남매의 이해관계에 따라 경영권이 얼마든 뒤집힐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1967년생 구지은 전 부회장은 서울대 경영학과를 나온 후 2004년 아워홈에 입사했다. 그는 오빠, 언니들보다 먼저 회사 경영에 참여해 당시 5000억 원대였던 매출을 10년 뒤인 2014년 1조3000억 원대로 키워놨다.

아버지의 총애를 한몸에 받던 구 전 부회장은 경영능력을 대외적으로 인정받으면서 2015년 아워홈 부사장에 올랐다. 이때부터 움트기 시작한 아워홈 남매 간의 10년 갈등은 이듬해 구본성 전 부회장이 대표이사직에 취임하면서 본격화됐다. 범LG가였던 아워홈은 장자 승계를 원칙으로 한 LG그룹을 따랐다. 오빠 구본성 전 부회장이 막내 구지은 당시 부사장을 보직 해임한 것이다. 하지만, 구본성 전 부회장 역시 2021년 보복 운전 논란에 휩싸이면서 경영권을 내놓게 됐다. 법원에서 징역형 집행유예 선고가 나오자 세 자매가 연합해 오빠를 밀어냈다.

이때 다시 등장한 사람이 구지은 전 부회장이다. 구 전 부회장은 오너 리스크로 뒤숭숭한 회사를 빠르게 안정시켜 나갔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주력 사업이었던 급식사업이 중단되자 사업 다각화에 나서게 된다. 대표적으로 냉동 도시락 브랜드인 ‘온더고’로 식품사업에 나섰고, 프리미엄 간편식 ‘구氏반가’도 만들었다. 식자재 사업은 요양 시설에 착안한 노인용 케어푸드를,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 걸맞은 어린이용 안전 먹거리를 맞춤형으로 내놓았다.

푸드코트 사업에서는 좌석 간 거리를 넓혀 다양한 요리를 편안하게 제공하는 ‘컬리너리스퀘어 바이 아워홈’을 선보였다.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영역도 확대해 자사 온라인몰 ‘아워홈몰’의 프로모션을 늘려 활성화했다.

그 결과, 아워홈은 구지은 전 부회장 취임 전인 2020년 1조6253억 원에서 2023년 1조9835억 원으로 매출(연결 기준)이 22.0% 성장했다. 이 기간 이익 면에선 93억 원 적자를 943억 원 흑자로 돌려놓으며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지난해 들어선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연 매출 2조를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아워홈은 구지은 전 부회장과 함께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그러나 장남과 장녀 주도로 경영권 매각이 진행되고 있어 향후 상황을 예측하기 어렵게 됐다. 구지은 전 부회장은 임기 3년을 마치고, 지난해 6월 이사회에서 물러났다. 그 자리는 장녀이자 언니 구미현 회장과 형부 이영열 부회장, 장남이자 오빠 구본성 전 부회장의 아들 구재모 씨, 아버지 고 구자학 명예회장의 비서실장이었던 이영표 경영총괄사장이 채웠다.

구지은 전 부회장은 바로 위 언니이자 차녀인 구명진 전 캘리스코 대표와 입장을 같이 한다. 두 자매는 아버지 뜻을 이어받아 경영권을 사수하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

특히 아워홈 정관에는 이를 뒷받침하는 우선매수권이 명시돼 있다. 주주가 주식을 매각하면 다른 주주가 동일 조건으로 먼저 매입할 수 있는 권리를 갖는다는 것. 이를 토대로 두 자매가 우선매수권을 행사하면 제3의 FI(재무적투자자)와 함께 역으로 장남과 장녀의 지분을 살 수 있다. 두 자매의 지분 총합은 40.27%로, 9.74%만 확보해도 경영권 판도는 뒤집힌다.

다만, 우선매수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아워홈 이사회의 승인을 거쳐야 한다. 장남과 장녀로 채워진 이사회 특성상 구지은 전 부회장의 우선매수권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여기에 장녀 구미현 회장과 함께 세 자매가 맺은 의결권 통일 협약도 변수다. 이들은 2021년 오빠 구본성 전 부회장을 몰아낼 당시 모든 안건의 의결권을 통일해 행사한다는 협약을 맺은 바 있다. 이에 구지은 전 부회장의 주식처분 금지 가처분 신청도 가능하다.

네 남매의 경영권 분쟁은 크게 ▲우선매수권 법적 성격 ▲이사회 승인 절차의 위법성 ▲세 자매가 체결한 의결권 공동행사 효력 등으로 나뉘게 된다.

구지은 전 부회장은 현재까지 뚜렷하게 입장을 내거나 구체적인 행보를 보이지 않고 있다. 자신의 SNS를 통해 아워홈에 대한 변함없는 애정을 보여주고 있을 뿐이다.

구지은 전 부회장은 지난해 6월 퇴임 당시 “회사의 성장과 글로벌을 향한 선대 회장(고 구자학 회장)의 유지를 이어가고자 하는 주주들과 즉시 매각을 원하는 주주 사이에 진정성 있는 협의가 없이 일어난 현 상황이 당황스럽고 안타깝다”고 했다.

그러면서 “변화한 상황과 환경이 다소 낯설고 불편할 수 있겠지만 지금까지 충실히 임한 대로 해준다면 큰 우려는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흑자전환과 함께 격려금을 지급했던 순간은 대표이사로서 누구보다 행복했던 때로, 영원히 기억에 남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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