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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명동 한복판서 현정은 회장 ‘희망’을 보다

신혜주 기자

hjs0509@fntimes.com

기사입력 : 2024-10-14 00:00

[기자수첩] 명동 한복판서 현정은 회장 ‘희망’을 보다
[한국금융신문 신혜주 기자] 최근 서울 명동에서 지인을 만났다. 청명한 가을 날씨를 만끽하며 그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받다가 흥미로운 말을 들었다. “명동 우리은행에 북한 영업점이 있는 거 아십니까?”

그와 헤어진 후 확인을 해보니 정말로 우리은행 본점 지하 1층에 개성공단지점이 있었다. 지점은 8년 8개월째 정상 운영 중이었다. 지난 2004년 12월 처음 문을 열었는데, 2016년 2월 북한 4차 핵실험으로 개성공단이 폐쇄되자 현지 지점은 철수됐고 서울에 임시지점으로 영업 중이었다. 대북사업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개성공단지점이 남북관계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문을 열고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 등 대북사업은 현대그룹 창업주인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 아호를 따 설립된 현대아산이 주도했다. 고 정주영 명예회장이 소 500마리를 몰고 방북한 이듬해인 1999년 2월 5일 설립일이다.

현대아산은 금강산 관광객이 누적 100만명을 돌파한 2005년부터 3년 연속 흑자를 냈는데, 2007년에는 지금보다 2배나 많은 이익을 냈다. 2005~2007년까지 각각 57억원, 38억원, 19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올해 창립 25주년을 맞은 현대아산은 현재 오피스텔 신축공사, 리모델링 사업 등 건설업으로 명맥을 잇고 있다.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46억원이며, 지난해 471억원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고 정주영 명예회장 염원이었던 대북사업은 며느리인 현정은닫기현정은기사 모아보기 회장이 잇고 있다. 2003년 10월 정주영 명예회장과 남편인 고 정몽헌 회장의 뒤를 이어 현대그룹 수장이 된 현정은 회장은 지금까지 선대 회장 유지를 받들고 있다.

현 회장은 2005년과 2007년 북측과 개성과 백두산 관광 합의서를 체결했으며, 2009년에는 금강산·개성·백두산 관광 재개 등 5개항 합의를 이뤘다.

현 회장은 2년 전까지만 해도 신년사를 통해 ‘대북사업의 봄날을 기대하며 묵묵히 인내하고 준비하자’며 남북 교류 재기에 대한 소망을 밝혔다. 작년과 올해는 직접적 언급을 피했지만 ‘도전하는 DNA’라든지 ‘모든 일은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만이 해낼 수 있다’는 정주영 명예회장 말을 인용하며 의지를 보였다.

현대아산이 보유한 대북사업권은 모두 7개다. 이 가운데 금강산관광지구 및 개성공업지구 토지이용권과 개성관광사업권 등에 대한 계약이 오는 2053년까지 유효하다. 앞으로 29년 내 남북관계가 2000년대만큼 좋아진다면 현대아산이 주축이 돼 관련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

현재 남북관계는 온기를 회복할 조짐조차 보이지 않을 만큼 경색돼 있지만, 희망을 버릴 수는 없다. 북한이 민족·통일 개념을 폐기하고 남북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했음에도, 최근 국내 여론조사에서는 통일에 대한 긍정적 반응이 더 많아졌기 때문이다.

올 2분기 민주평화통일자문회가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국민 통일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78%가 ‘통일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작년 4분기 64%보다 14%포인트(p) 오른 수치다. 통일해야 할 이유에 대해서는 1위가 전쟁 위협 해소(34.9%)였으며 이어 경제 발전(23.3%)이 2위를 차지했다.

지금 당장은 남북 경제협력을 꺼낼 상황은 분명 아니다. 다만 개성공단, 금강산관광은 남과 북 모두에 성공한 경험이었고 한민족의 밝은 미래라는 데 이견이 없을 것이다. 아직 29년이란 시간이 남아 있다. 그 사이 희망의 노래가 울려 퍼지기를 기대해 본다.

신혜주 한국금융신문 기자 hjs050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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