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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 ‘IPO 명가’ 하반기도 지켜낼까

전한신 기자

pocha@fntimes.com

기사입력 : 2023-09-04 00:00

10개 상장·공모총액 4080억…업계 1위
거래소에 8개 기업 상장 예비 심사 청구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 ‘IPO 명가’ 하반기도 지켜낼까
[한국금융신문 전한신 기자] 올해 상반기 동안 기업공개(IPO) 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도 한국투자증권(대표 정일문닫기정일문기사 모아보기)은 ‘전통 명가’ 존재감을 드러내며 주관 실적 1위로 올라섰다.

하반기에는 ‘대어(大漁)급 기업’이 잇따라 상장을 예고해 증권사 간 치열한 경쟁이 전망된 가운데, 기업금융(IB) 강자로 꼽히는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가 선두를 지켜낼지 주목된다.

지난해 IPO 시장에서 대어급 기업으로 주목받았던 골프존커머스와 라이온하트스튜디오가 잇따라 상장을 철회하면서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은 쓴 고배를 마셨다. 이에 올해 초는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실적을 쌓았다.

한국거래소(이사장 손병두닫기손병두기사 모아보기) 기업공시채널(KIND)에 따르면 올해 나노팀(대표 최윤닫기최윤기사 모아보기성), 와이랩(대표 심준경), 마녀공장(대표 유근직) 등 총 10개 기업의 상장을 주관한 한국투자증권은 공모총액 4080억원으로 IPO 시장 선두를 달리고 있다. 특히 올해 첫 조(兆)단위 IPO인 ‘파두(대표 남이현, 이지효)’의 코스닥 상장을 주관하면서 지난달 공모총액 1위였던 미래에셋증권(대표 최현만닫기최현만기사 모아보기, 이만열)을 넘어섰다.

2위는 파두를 공동 주관한 NH투자증권(대표 정영채닫기정영채기사 모아보기)이 4개사 주관·공모총액 2805억원으로 올랐다.

그 뒤를 ▲미래에셋증권(8개사·2444억원) ▲삼성증권(4개사·1690억원) ▲하나증권 (4개사·1365억원) ▲대신증권(5개사·1176억원)이 이었다.

이 같은 IPO 시장에서의 성과는 2분기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금융감독원(원장 이복현닫기이복현기사 모아보기)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의 2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128% 증가한 1690억원, 영업이익은 22.2% 늘어난 1596억원으로 집계됐다. IB 수익은 1분기(763억원)보다 58.3% 늘어난 1208억원을 기록했다.

하반기 IPO 시장에는 두산로보틱스(대표 박인원, 류정훈), 서울보증보험(대표 유광열닫기유광열기사 모아보기), 에코프로머티리얼즈(대표 김병훈) 등 대어급 기업의 상장이 예고된 만큼 주관 실적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들 가운데에서는 두산로보틱스가 가장 먼저 상장 절차를 밟고 있다. 해당 기업은 최근 한국거래소로부터 상장 예비 심사를 통과한 데 이어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금융위원회(위원장 김주현닫기김주현기사 모아보기)에 제출했다.

오는 10월을 목표로 상장을 추진 중인 두산로보틱스는 이번에 100% 신주 발행으로 총 1620만주를 공모한다. 공모 예정가는 2만1000~2만6000원으로 총 예상 공모금액은 3402억~4212억원이다. 9월 11~15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한 후, 21~22일에는 일반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수요예측 상단 가격으로 상장이 결정될 경우 시총은 1조6800억원에 달한다.

상장 대표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며 공동 주관사는 KB증권(대표 박정림닫기박정림기사 모아보기, 김성현닫기김성현기사 모아보기), NH투자증권, 크레디트스위스(CS)증권이다.

이 밖에 거래소의 상장 예심을 통과한 서울보증보험(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주관)도 다음달 이후 증권신고서 제출 시점 및 상장 시기를 결정할 계획이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주관)는 심사 과정에서 발생한 오너 리스크와 에코프로그룹주의 과열 논란이 최근 해소되는 모습을 보여 심사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들 대어급 기업의 공모 흥행 여부는 그간 얼어붙었던 IPO 시장의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고 증권사의 주관 실적을 가를 수 있는 만큼 중요하게 평가되고 있다. 최근 증시에 입성한 파두와 넥스틸(대표 홍성만)이 상장 첫날 공모가를 밑도는 성적표를 받아 기업 입장에서는 상장을 추진하기 위한 근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파두와 넥스틸의 상장 첫날 흥행 부진만으론 IPO 시장의 침체를 단정짓기 어렵다”면서 “실제 파두는 현재 공모가의 20%를 상회하는 성적을 내고 있어 IPO 시장에 대한 투자심리가 상반기보다 개선됐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셀프상장’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셀프상장이란 증권사가 투자한 비상장사의 상장 주관업무를 맡는 것이다. 실제 한국투자증권은 오브젠(대표 이형인), 나노팀, 마녀공장 상장 전 각각 15억원, 81억원, 30억원을 투자했다. 지난 8월 4일에 상장 예심을 청구한 삼현의 지분도 4.57% 보유하고 있다. 보유 지분이 5% 이하라면 법적 문제는 없지만, 평가차익을 위해 공모가를 높게 제시할 수 있어 부정적인 시각이 있다.

다만 한투증권이 주관한 해당 기업들은 수요예측·공모주청약에서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고 현재 주가도 희망 밴드를 상회하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오브젠은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98.49대 1을 기록했지만,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주청약에서는 5.97대 1로 다소 부진했다. 현재 주가는 희망 밴드 상단(2만4000원)을 초과한 4만원 선에서 거래 중이다.

나노팀은 수요예측 1723.21대 1, 일반청약 1637.43대 1을 달성했고 주가는 공모가이자 희망밴드 최상단인 1만3000원을 넘어 2만원대에 올라섰다.

마녀공장의 경우 수요예측 1800.47대 1, 공모주청약 1265.33대 1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공모가는 희망 밴드(1만4000원)을 넘어선 1만6000원에 확정됐고 현재 주가는 3만원 선을 넘었다.

이에 대해 한투증권 관계자는 “상장 전 비상장회사에 대한 투자는 법적으로도 문제가 되지 않고 금감원 등 금융당국에서도 모험 자본의 활성화 차원에서 긍정적으로 권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8개사(스팩, 리츠 제외)의 대표 주관사로 선정돼 거래소에 상장 예심을 신청한 상태며 NH투자증권(10개사) 다음으로 가장 많다. 다만 경쟁사인 미래에셋증권, KB증권 등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IPO 시장에 나서 실적 순위에 지각변동이 예상되고 있다.

한투증권 관계자는 “IPO는 시장 특성상 향후 목표 수치를 세우기는 어렵지만, 그간 쌓아온 네트워크를 잘 활용하고 기업들과 원활한 소통을 이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전한신 기자 poch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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