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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왕좌’ 한국투자증권 정일문 … 하반기엔 ‘미래 성장’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

기사입력 : 2023-07-10 00:00 최종수정 : 2023-07-10 02:10

카카오뱅크·토스뱅크와 ‘토큰 증권 협의체’
자기자본 8조 넘기며 신규 사업 요건 갖춰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그래픽=〈한국금융신문〉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그래픽=〈한국금융신문〉

[한국금융신문 임지윤 기자] 정일문닫기정일문기사 모아보기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이 2023년 상반기 ‘왕좌’를 거머쥐었다. 업계에서 가장 좋은 실적을 거둔 것이다. 금리 변동성이 커지는 와중에도 증권사 전통 사업인 투자은행(IB‧Investment Bank) 부문이 빛을 발한 결과다.

덕분에 모회사인 한국금융지주(회장 김남구닫기김남구기사 모아보기)는 업계에서 2분기 순이익 추정치 1위를 차지했다. 한 마디로 ‘악재 속 꽃을 피운’ 상반기라 할 수 있다. 증권가는 상반기 동안 소시에테제네랄(SG‧Societe Generale)증권 발 무더기 하한가 사태 등 여러 사고가 잇따랐었다.

하반기엔 ‘미래 성장’에 집중하려 한다. 그동안 추진해온 해외 금융시장 진출을 더 적극적으로 타진하는 한편 카카오뱅크(대표 윤호영닫기윤호영기사 모아보기), 토스뱅크(대표 홍민택닫기홍민택기사 모아보기) 등과 함께 꾸린 ‘토큰 증권(ST‧Securities Token) 협의체’도 세심하게 다듬는다.

신사업도 꾸릴 전망이다. 얼마 전 4000억원 유상증자로 자기자본이 8조원을 넘기면서 신사업 가능성을 키웠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종합 금융 투자 사업자의 경우 자기자본 8조원이 넘으면, 종합 투자 계좌(IMA‧Investment Management Account)와 부동산담보신탁 등의 사업이 가능해진다.

리스크 방어 성공에 ST 협의체 가동까지


정일문 대표는 올해 제일 잘나간 증권사 대표라 불러도 과언이 아니다. 증시 침체 속에서도 리스크(Risk‧위험) 관리 능력을 뽐내며 극적인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올 1분기(1~3월) 당기순이익만 2621억원을 거두며 증권사 중 가장 좋은 실적을 나타냈다. 직전 분기인 2022년 4분기보다 무려 171.5% 증가한 수준이다. 영업수익은 직전 분기보다 179.1% 늘어난 8조2291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2871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했을 때도 수익력이 대부분 회복된 상태다.

호실적 배경은 안정적이고 다각화된 수익 기반이다. 특히 전 세계 경제환경 회복과 국내 주식시장 거래대금 확대에 힘입어 브로커리지(Brokerage‧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이 늘었다. 우량채와 발행어음 등 양질의 상품 공급으로 자산 관리(AM‧Asset Management) 부문 역시 양호한 실적을 보였다. 한국투자증권 측은 “시장 상황에 따른 효율적 대응과 고도화된 리스크 관리로 사업 부문별 견조한 실적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2분기 실적이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상승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금융 투자 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 모회사인 한국금융지주 2분기 순이익 추정치는 1666억원으로 업계 1위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국금융지주는 차액 결제 거래(Contract For Difference)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Project Financing) 평가손실 및 충당금으로 1000억원 정도 반영이 예상되나, 강점인 IB 부문에서 대형 건설사 중심의 유동성 지원을 통해 PF 부문 수수료 수익이 늘어 1분기 대비 이익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정일문 대표는 호실적을 발판 삼아 미래 먹거리 사업에 활발하다. 지난 3월 카카오뱅크, 토스뱅크,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이경진) 등과 토큰 증권 협의체인 ‘한국투자 ST 프렌즈’를 출범했다. 최근엔 프롭테크(Proptech‧부동산+기술) 플랫폼 기업인 밸류맵(대표 김범진)도 협의체에 초대했다.

블록체인(Blockchain‧분산원장) 시스템 개발부터 토큰 증권 상품 공급까지 시장 전반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고자 다양한 기초자산 사업자에 손을 뻗는 모습이다. 앞서 오픈에셋(대표 김경업)과도 블록체인 시스템 개발을 위한 기술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현재 미국 종합금융회사인 스티펄 파이낸셜(Stifel Financial Corp.‧대표 로날드 J 크루셰브스키)과 합작사 설립 계약을 체결해 미국 인수금융 및 사모 대출 시장 지출도 추진 중이다. 이달 도입되는 사전 지정 운용제도(Default Option)에 맞춰 퇴직연금 시장 선점에도 주력한다.

잘나가는 상황 속 위기가 없진 않았다. 지난 5일 전산시스템 접속 장애가 터졌다. 고객 불만이 쏟아지기 전 정일문 대표는 즉각 위기 대응에 나섰다. 신속한 사과와 함께 배상 접수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물론 재발 방지도 약속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한국투자증권은 선제적 리스크 관리를 통해 불확실한 시장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며 “디지털 혁신을 강화하는 동시에 시장 변화에 흔들림 없는 안정적인 수익 기반 마련에 집중해 나갈 것”이라 전했다.

자기자본 8조 등극… 하반기 전망 밝게 비춰


정일문 대표는 신사업 진출로 나아가는 문도 활짝 열었다. ‘자기자본 8조’ 증권사로 등극하면서 하반기 전망을 밝게 비췄다.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2023년은 지속 가능한 ‘안정적 비즈니스(Business‧사업) 모델을 구축하고, 미래 성장 기반을 다지는 해”라고 선언한 만큼 미래를 위해 큰 걸음을 내딛고 있다.

지난달 16일, 한국투자증권은 운영자금 등 4000억원 조달을 위해 한국금융지주를 대상으로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주당 5000만원에 신주 보통주 8000주가 발행된다.

지난해 말 6조5528억원이던 자기자본은 이번 유상증자로 8조원을 넘길 전망이다. 한국투자증권은 그동안 카카오뱅크 지분을 매입과 한국투자금융지주로부터의 3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하면서 몸집을 키웠다. 최근엔 자회사인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대표 이석로)로부터 1조6700억원 규모 배당금을 받기도 했다.

이예리 나이스신용평가(대표 김명수) 연구원은 이에 관해 “한국투자증권은 사업 다각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올해 3월 말 기준 조정 순자본 비율 지표가 165.4%로, 2017년 250.8%에 비해 크게 낮아졌다”며 “이번 유상증자 이후 연결기준 순자본 비율은 175.4%로 개선될 것”이라 예상했다.

순자본 비율은 증권사의 재무 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 중 하나로, 자기자본(영업용 순자본)을 총 위험액으로 나눈 값이다. 120% 미만이면 금융당국으로부터 합병·영업양도 등의 처분을 받게 된다.

자기자본 8조원을 넘김으로써 하반기 실적은 더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IMA 및 부동산 담보신탁 업무를 할 수 있게 돼서다. 아울러 자기자본 2배까지 발행할 수 있는 발행어음 한도도 16조원으로 증가하게 된다. IMA는 원금이 보장되지만, 공격적인 투자가 가능해 금리가 은행보다 높은 금융상품을 말한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자기자본이 늘어난 만큼 추가 사업 자격요건을 갖출 수 있게 된다”면서도 “다만, 당장 이런 사업들을 신청하기보다는 향후 자기자본이 늘어난 결과를 토대로 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을 찾을 계획”이라 말했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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