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독신청
  • My스크랩
  • 지면신문
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주가 조작 ‘솜방망이 처벌’ 이대론 안 된다

김재창 기자

kidongod7@fntimes.com

기사입력 : 2023-06-20 11:03

자본시장 핵심인 신뢰 무너뜨리는 행위, ‘무관용 원칙’ 적용해야
이복현 금감원장 “거취를 걸겠다” 발언, 허언에 그치지 않아야

김재창 증권부장/부국장

김재창 증권부장/부국장

[한국금융신문 김재창 기자] “주가 조작 범죄는 감옥에 가도 남는 장사다.”

국내 증시에서 이른바 ‘한탕’을 노리는 작전세력들 사이에 공공연히 떠도는 얘기다. 범죄를 저지르고 설령 운 없게(!) 적발돼 감옥에 가게 되더라도 실제로 챙길 수 있는 이득이 꽤 쏠쏠하다는 얘기다. 잊을만 하면 한번씩 터져 나오는 주가 조작과 같은 범죄의 유혹을 작전세력들이 쉽사리 떨쳐버릴 수 없는 근원적 이유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에서 증권관련 범죄에 대한 처벌은 흔히 ‘솜방망이’에 비유된다. 처벌수위가 워낙 미약해 범죄예방의 효과가 사실상 없다는 뜻이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최근 5년간(2017~2021년) 불공정거래 혐의자의 93.6%(1006명)에게 고발•통보 조치를 내렸다. 하지만 이 가운데 과징금(행정조치)을 받은 혐의자는 불과 2.0%(22명)에 그치고 있다.

처벌수위가 미미하다 보니 불공정거래의 재범 비율도 2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금융위가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4년간(2019~2022년) 증시 3대 불공정거래(미공개 정보이용,주가조작,부정거래)로 제재를 받은 643명 중 23%(149명)는 재범 이상 전력을 보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4명 가운데 1명은 과거에 이미 한번 이상 불공정 거래로 적발되었는데 또 다시 범죄에 손을 댔다는 얘기다.

특히 2020년의 경우 불공정거래로 제재 받은 175명 중 30%인 52명이 재범 이상이었다. 이는 강도(19.7%), 폭력(11.7%) 등 다른 범죄의 재범률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 언론인터뷰에서 “범죄로부터 발생할 수 있는 기대 수익은 큰데 이에 대한 처벌 비용은 작다 보니 갈수록 범죄를 못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하는 사례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증권 관련 범죄에 ‘관대한’ 한국과 달리 미국 등 외국은 증권 관련 범죄에 가혹하리만치 무서운 ‘철퇴’를 가하고 있다.

미국에서 금융관련 사기를 벌였다가 당국에 적발되면 남은 여생을 꼼짝없이 감옥에서 보낼 각오를 해야 한다. 이른바 ‘폰지 사기’로 유명한 버나드 메이도프 전 미국 나스닥증권거래소 회장은 2009년 무려 150년형을 선고받고 2021년 82세의 나이로 교도소에서 옥사했다. 그가 설령 살아 있더라도 지금 현재도 교도소의 차가운 쇠창살 아래 인생 말년을 보내고 있었을 것이다.

‘글로벌 스탠더드’와 거리가 먼 것처럼 느껴지는 이웃나라 중국도 증권관련 범죄에 관한 한 철저한 ‘무관용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중국 금융당국은 최근 개인간대출(P2P) 업체인 상하이다륜실업의 시안 얀 회장에 대해 주가 조작 혐의로 34억8000만위안(한화 약 6700억원)의 벌금을 부과했으며 사건에 가담한 10여명에 대해서는 영구적으로 중국 증권거래 금치 처분을 내렸다.

지난 4월 소시에테제네랄(SG)발 주가 폭락 사태의 여진이 채 가시기도 전에 얼마전 대한방직 등 5개 종목의 주가가 하한가로 떨어지는 사태가 또 다시 발생해 금융당국이 조사에 착수했다.

미국이나 중국이 주가 조작 범죄에 대해 서슬 퍼런 ‘무관용’의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주가 조작이 자본시장의 핵심원리인 신뢰를 밑바닥에서부터 무너뜨리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이복현닫기이복현기사 모아보기 금융감독원장은 최근의 주가조작 사태가 불거진 이후 여러 차례 불공정 거래세력에 대한 전쟁을 선포하면서 “거취를 걸겠다”고 말했다. 강직한 검사 출신인 그의 말이 허언이 아니길 바란다.

김재창 기자 kidongod7@fntimes.com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기자의 기사 더보기 전체보기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오피니언 다른 기사

1 4,755조 원의 종자돈, AI 문명 구축의 주춧돌을 놓다 [전명산의 AI블록체인도시 이야기⑭] 우리도 천조국!'천조국'은 국방비를 1,000조 원 단위로 쓰는 나라, 즉 미국을 지칭하는 단어다. 실제로 미국의 2024년 국방예산은 9,680억 달러, 한화로 약 1,429조 원에 달한다. '천조국'이란 단어에는 감탄과 자조가 함께 배어 있다. 부럽고 대단하지만, 어차피 감히 넘볼 수 있는 규모는 아니라는 체념 담긴 표현이다.그런데 지난 한 주, 한국 사회는 스스로 '수'천조를 반복적으로 언급하는 한 주였다.지난 6월 29일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삼성과 SK는 향후 10년간 총 4,755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삼성이 2,655조 원, SK가 2,100조 원을 국내에 투자하고, 정부는 국가의 모든 정책 자원을 동원해 이를 2 임시방편에서 근본 수술로: 1.8조 엔에서 7.5조 엔으로 가는 길 [김성민의 일본 위기 딥리뷰] 1998년 3월 공적자금을 동원해 단행한 1조 8,000억 엔 규모의 1차 은행 자본 투입은 금융 시스템의 붕괴를 잠시 늦추는 응급조치에 불과했다. 은행별 부실 규모를 따지지 않은 균등 배분식 자본 확충은 시장의 불신을 해소하지 못했고 은행들이 신규 대출을 억제하고 기존 여신을 회수하면서 오히려 극심한 신용경색과 경기 침체라는 심각한 부작용을 동반했다.소규모 자본 확충이라는 임시방편으로는 금융 시스템 위기를 해결할 수 없다는 비싼 교훈을 얻은 셈이다. 결국 이 실패는 기존 미봉책의 한계를 명확히 드러냈고 이듬해인 1999년 정부가 7조 5,000억 엔 규모의 대대적인 2차 자본 확충과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라는 근본 수술을 단행하는 3 40代의 고민, 존재 가치 [홍석환의 커리어 멘토링] 나는 아직 회사에 필요한 사람인가?40대 후반 직장인들과 대화를 하다 보면 자주 듣는 질문이 있다.“나는 아직 회사에 필요한 사람인가?”“언제까지 이 일을 할 수 있을까?”20~30대에는 승진과 성과가 관심사였다. 하지만 40대 후반이 되면 관심의 방향이 달라진다. 회사에서의 존재 가치와 남은 직장 생활, 그리고 노후에 대한 고민이 커진다.한 대기업 부장의 이야기다. 그는 입사 후 25년 동안 성실하게 일했다. 실무 능력도 인정받았다. 하지만 어느 날 회의실에서 자신의 의견보다 젊은 팀장의 의견이 더 많이 채택되는 모습을 보며 불안해졌다. "내가 경험이 더 많은데 왜 내 역할이 줄어드는 것 같지?" 그날 이후 그는 자신이 회사에 꼭
ad
ad

한국금융 포럼 사이버관

더보기

FT카드뉴스

더보기
환전·로또·육아휴직까지 하반기부터 달라지는 제도 TOP11
[그래픽 뉴스] 은퇴후 30년 부모님 세대의 생존전략
[그래픽 뉴스] 퇴근 후 주차했는데 수익 발생? V2G의 정체
[그래픽 뉴스] “전쟁 신호를 읽는 가장 이상한 방법, 피자 주문량”
[그래픽 뉴스] 트럼프의 ‘타코 한 입’에 흔들린 시장의 비밀

FT도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