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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백내장’으로 불리는 실손보험 오명

임유진 기자

ujin@fntimes.com

기사입력 : 2022-05-16 00:00

[기자수첩] ‘백내장’으로 불리는 실손보험 오명
[한국금융신문 임유진 기자] “특정 질환을 염두에 두는 것은 아니지만, 언제든지 제 2의 백내장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지속적으로 조사를 강화해 대비하겠다”

한 대형 손해보험사 관계자가 실손보험금 누수를 막기 위한 계획으로 한 말이다.

이는 일부 병원과 실손보험 가입자의 백내장 수술 보험금 허위, 과다 청구로 누적된 실손보험 적자, 그리고 이것이 초래한 선량한 가입자들의 보험료 인상이 심각하다는 문제 인식이다.

동시에 실손 보험 누수 원인 ‘백내장’을 잡더라도 일부 병원과 가입자들은 또다시 새로운 악용 방법을 발굴할 것이란 지적이다.

실손보험 적자는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지난해 실손보험 손익은 -2조8600억원으로 전년보다 적자 폭이 3600억원 늘어났다.

보험손익은 지난 2017년 -1조2004억원에서 2019년 -2조5133억원으로 2조원을 넘어서더니 2021년에는 -3조원을 코앞에 둘만큼 증가했다.

이 같은 적자 주범은 ‘백내장’이었다. 특히 올해는 백내장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올 1월부터 3월까지 단 3개월 간 지급된 백내장 보험금이 3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실손 지급보험금 중 12%를 넘는 비중이다. 특히, 문제가 가장 심각했던 지난 3월에는 매일 58억원이 백내장 보험금으로 나간 셈이다.

이 같은 상황에 당국이 ‘백내장’을 잡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포상금 제도를 도입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18일부터 이달까지 백내장 보험사기와 관련한 특별 신고·포상제도를 운영한다. 집중 신고 기간 동안 접수된 신고에 대해 100만~3000만원 상당의 포상금을 지급한다.

그러나 지난해 11월부터 꾸린 TF를 통해 올 4월까지 만들기로 했던 백내장 수술 등 실손보험 누수 9대 비급여 항목에 대한 보험금 지급 심사 가이드라인은 제시하지 못했다.

가이드라인 발표로 인한 의료기관과 심사 기준 강화에 따른 소비자 민원 증가를 우려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백내장 수술 보험금 지급 기준 강화 후, 보험 소비자들의 민원이 증폭하고 있다.

실손보험에 가입돼 있어 수술을 받았지만 변경된 기준을 인식하지 못해 보험금을 받지 못하거나, 구비해야 할 항목들이 늘어나면서 불편함이 늘어났다.

금감원은 대신 지난달 27일, ‘5대 기본원칙’을 제시했다. 보험사기로 의심되는 보험금 청구에 대해 심사를 강화하고, 객관적인 대상을 선정하기 위해서다.

기본원칙은 ▲정당한 사유 없는 치료근거 제출 거부 ▲환자상태·검사결과·의무기록 불일치로 인한 신빙성 저하 ▲불명확한 치료·입원 목적 ▲공시된 가격보다 비합리적인 가격 ▲과잉진료 의심 의료기관 등을 통해 청구된 보험금 등 5가지다.

그러나 객관적인 기준이 존재하지 않는 원칙은 보험금 지급을 지연시켜 결국 소비자의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

즉 이 같은 해결책은 백내장 보험사기를 공모, 주도하는 병원을 제재하는 방안이 아니라 결국 지급 심사 기준을 강화해 소비자에게 보험금을 덜 지급하는 형국에 지나지 않는다.

‘백내장 사태’로 선량한 보험 가입자들이 피해를 입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

백내장으로 실손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합심하는 일부 병원과 보험 소비자들의 행태도 근절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이들의 인식 개선과 자정 노력이 최우선돼야 할 것이다.

‘백내장 사태’로 선량한 보험 가입자들이 피해를 입는 일은 더 이상 없길 바란다.

‘제 2의 건강보험’이라고 불리는 실손보험이 제 역할을 다하고 지속 가능성을 높일 수 있길 염원한다.

임유진 기자 uji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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