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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깐부 할아버지'와 카카오페이

김재창 기자

kidongod7@fntimes.com

기사입력 : 2022-01-11 14:41 최종수정 : 2022-01-13 08:11

김재창 증권부장.

김재창 증권부장.

[한국금융신문 김재창 기자] ‘깐부 할아버지’ 오영수(78) 배우를 눈여겨 보게 된 것은 비단 영화의 흥행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가 광고제의를 받았을 때 보인 반응을 보면서 ‘이건 뭐지?’ 하는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오징어 게임’이 전세계적으로 히트를 치게 되면서 광고업계는 수차례 오영수 배우에게 섭외 러브콜을 보냈다. 하지만 그는 이를 모두 거절했다.

특히 ‘깐부 치킨’ 광고를 마다한 것은 유명한 일화인데 거절 이유가 눈에 띄었다. 오영수 배우는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오징어 게임에서 사용된 ‘깐부’에는 인간관계에서의 신뢰, 배신 등 중의적 의미가 함축돼 있다. 그런데 광고에서 내가 직접 그 단어를 언급하면 작품에서 연기한 장면의 의미가 흐려지지 않을까 우려됐다”며 고사했다.

‘오케이’ 사인 한번이면 수억원에서 많게는 수십억원까지 챙길 수 있는 광고제의를 한번도 아니고 여러차례 물리치기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오영수 배우가 10일(한국시각) 미국에서 열린 제 79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TV부문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한국 배우로선 최초의 수상이다.

수상 직후 그가 남긴 소감은 이렇다.

“수상 소식을 듣고 생애 처음으로 내가 나에게 ‘괜찮은 놈이야’ 라고 말했다. 이제 ‘세계 속의 우리’가 아니고 ‘우리 속의 세계’이다. 우리 문화의 향기를 안고, 가족에 대한 사랑을 가슴 깊이 안고, 세계의 여러분에게 감사 드린다. 아름다운 삶을 사시길 바란다.”

오영수 배우는 특이하게도 ‘아름다움’이라는 말에 강한 애정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지난해 한 방송프로그램에 출연해 “우리 말 중에 가장 좋아하는 말이 ‘아름다움’이라는 말이다. 아름다운 세상, 아름다운 사람, 아름다운 사회 등. 이렇게 아름다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여러분도 아름다운 삶을 사시길 바란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국가적인 낭보가 찾아온 다른 한편에선 그리 ‘아름답지 못한’ 소식도 함께 들려왔다.

카카오페이 류영준닫기류영준기사 모아보기 대표와 임원들의 주식 대량 매각 파문이다.

이들은 지난해 11월 상장한 카카오페이 주식 44만주를 상장 한달여 만인 12월10일 시간외거래로 대거 내다 팔았다. 이들이 챙긴 차익만 900여억원에 이른다. 이들이 주식을 내다판 시점은 공교롭게도 주가에 호재로 작용하는 코스피200지수 편입일이었다.

회사 내부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주주 가치를 보호해야 할 상장사 경영진이 대형 호재에 맞춰 한날한시에 집단적으로 차익 실현에 나선 것은 전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가 극에 달했다는 비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이유다.

카카오페이 주가도 직격탄을 맞았다. 한때 23만원을 넘던 주가는 14만원대로 추락했다. 날벼락을 맞은 개인투자자들의 손실은 지금도 계속 커지고 있다.

돈이 무엇보다 우선시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 앞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당장 눈앞에 챙길 수 있는 돈을 보고 ‘아름다운’ 선택을 하는 일도 말처럼 쉽지 않다.

하지만 적어도 많은 사람들에게 손가락질 받는 일은 살면서 없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요즈음이다.

팔순을 바라보는 노배우는 수상 소감에서 스스로에게 ‘괜찮은 놈’이라고 했다. '자화자찬'일 수 있지만 무게와 진정성이 느껴지는 말이다. 올 연말 즈음 적어도 올 한해 만큼은 스스로에게 '괜찮은 놈'이었다고 자평할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

김재창 기자 kidongod7@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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