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독신청
  • My스크랩
  • 지면신문
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기자수첩] 퇴직연금 신 경쟁, ‘쥐꼬리’ 꼬리표 뗄 기회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기사입력 : 2021-06-28 00:00 최종수정 : 2021-06-28 06:32

[기자수첩] 퇴직연금 신 경쟁, ‘쥐꼬리’ 꼬리표 뗄 기회
[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제로(0) 수수료’, ‘전액 수수료 면제’. 최근 증권업계에서는 이처럼 개인형퇴직연금(IRP) 수수료 무료 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한 두 개 대형 증권사가 비용 경쟁력 차원에서 ‘무기’로 내건 수준이 아니라, 이쯤 되면 트렌드라고 할 수 있다.

기자가 최근 쓴 기사만 봐도, A 증권사가 IRP 수수료 면제 신호탄을 쐈다는 뉴스에 이어, B 증권사, C 증권사가 앞다퉈 수수료 전액 면제 행렬에 동참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제 한 발짝 더 나아가, 비대면 가입뿐만 아니라 대면 IRP 가입까지 구분 없이 수수료 무료를 내건 증권사들도 나와 지평을 넓히고 있다.

연이은 수수료 면제 선언을 보면서 요즘 유행하는 말로 증권사들이 그야말로 퇴직연금에 ‘진심’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배경을 보면 빠르게 성장하는 퇴직연금 시장이 있다. 고용노동부와 금융감독원의 ‘2020년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 운용현황 통계’에 따르면, 2020년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255조5000억원에 달한다. 제도 유형 별로 보면 확정급여형(DB)이 전체 255조원 규모 시장에서 153조9000억원에 달해 비중이 60.2%로 여전히 지배적이다.

여기에 실적배당형 투자 영역이 되는 확정기여형(DC)과 IRP를 합한 적립금이 작년에 사상 처음으로 100조원을 돌파한 점은 주목할 만하다.

증권사들의 IRP 수수료 면제 행렬은 퇴직연금 시장 주도권 잡기로 풀이할 수 있다. IRP 계좌에 부과되는 수수료에는 운용관리 수수료와 자산관리 수수료가 있는데, 이 두 가지를 합할 경우 가입자가 부담하는 수수료는 연간 0.1~0.5% 수준에 이른다. 증권사들은 ‘수수료 0원’으로 투자자 유치에 승부수를 건 셈이다.

연금처럼 장기 납입하는 자금의 경우 ‘시간의 힘’이 지배하기 때문에, 지금은 별 것 아닌 것 같은 수수료 차이가 나중에 보면 실제 수익률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아울러 ‘서학개미’ 투자자들이 절세 측면에서 연금 계좌를 찾는 점도 부각되고 있다. IRP 계좌에서 해외주식형 펀드나 국내 상장된 해외자산 추종 ETF(상장지수펀드)를 거래할 경우 발생 차익에 대해 일반계좌 배당소득세(15.4%) 대비 낮은 연금소득세(3.3~5.5%)가 과세된다.

일단 퇴직연금 가입자 입장에서 본다면 ‘고인 물’보다는 어떤 식으로든 경쟁이 불붙는 게 반갑다. 실제 퇴직연금 가입자들은 이른바 ‘쥐꼬리 수익률’에도 금융회사들이 수수료는 꼬박꼬박 챙겨간다는 불만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퇴직연금은 그동안 자금 성격상 안정성이 강조되는 만큼 원금보장형에 크게 기울어져 있었다. 다시 말해 별다른 운용 능력이 필요하지 않았던 측면이 있다. 저금리가 이어지면서 퇴직연금 가입자들은 수익률 대비 비용 부담에 대해 어느 때 보다도 민감하게 느끼고 있다.

실적배당형 상품 투자로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고 느끼는 적극적인 투자 인식 변화도 감지되고 있다. 이는 최근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을 만났을 때 가장 많이 듣는 말 중에 하나인 ‘머니 무브(Money Move)’와도 결부돼 있다고 할 수 있다.

실제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평생 은행을 떠나본 적이 없다는 분들이 최근 증권사 신규 고객으로 유입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퇴직연금 관련 논의를 보면 자칫 머리(가입자)와 꼬리(금융회사)가 뒤바뀔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증권, 은행, 보험 등 금융업권 간 경쟁 구도 때문이다. DC형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 도입 추진 등에 대한 대립 양상이 대표적이다.

이해관계를 내포하고 있는 만큼 경쟁 구도가 업권 간 ‘밥그릇 싸움’처럼 비춰지는 것은 피하기 어려울 듯하다.

한 금융투자 분야 연구원은 “퇴직연금 제도는 개인의 노후소득이라는 사적영역을 국가가 기업을 통해 공적으로 강제하는 측면이 있다”며 “여기에서 금융이 맡는 역할은 제도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점이 중요하다”고 말했는데 한 번 곱씹어 볼 만하다.

그야말로 퇴직연금 신(新) 경쟁 시대가 열리고 있는 분위기다. 목표점은 명확하다.

금융회사들은 퇴직연금 주체인 가입자에게 수익률 성과로 보답하는 것이야말로 건설적이고 유익한 경쟁이라는 점을 다시금 새겨야 할 때가 아닐까 싶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오피니언 다른 기사

1 [머니무브 2026 주요 연사에게 미리 듣는다] 코스피 급등 뒤 찾아온 흔들림… 이승우 센터장이 말하는 ‘다음 신호’ 머니무브 2026을 앞두고 한국금융신문은 강연을 맡은 주요 연사들을 대상으로 강연에 앞서 시장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들어보는 짧은 Q&A를 진행했다.먼저 주식시장을 통해 부의 공식을 선보일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을 만나봤다.Q1. 이번 <머니무브: 새로운 부의 공식을 찾아라> 행사에 참여하게 되신 소회와 함께, 강연장에서 만날 청중분들께 간단한 인사 말씀 부탁드립니다.뜻깊은 자리에 초대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최근 주식시장은 급등과 급락이 반복되면서 투자자들을 힘들게 하고 있습니다. 시장이 크게 오르면 FOMO의 공포가, 반대로 급락하면 패닉 셀링(Panic Selling)의 공포가 투자심리를 지배하는 상황입니다 2 장기전세주택, 퇴거 원칙도 지켜져야 안 그런 적이 있었나 싶지만 요즘처럼 집을 바라보는 시각이 극명하게 엇갈리는 때도 드물다.일반주택이 개인의 자산이자 거주 공간이라면 공공임대주택은 한정된 주택을 필요한 사람에게 제공하는 성격이 강하다. 그만큼 공공임대는 정해진 기준과 계약 원칙에 따라 운영될 필요가 있다.최근 서울 장기전세주택(시프트)을 둘러싼 논란도 이 문제와 맞닿아 있다. 2007년 도입된 장기전세주택은 최장 20년 동안 거주할 수 있는 공공임대주택이다. 초기 입주 물량이 내년부터 차례로 만기를 맞으면서 일부 입주민 사이에서 계속 거주하거나 분양전환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물론 20년 동안 한곳에서 살아온 입주민에게 계약 만료에 따른 3 아이와 찾은 용산공원, 개발보다 보존인 이유 “아빠, 저기 헬리콥터 온다.”최근 첫째 딸 체육대회를 따라 용산공원을 찾았다. 까만 활자를 보며 매일 오전을 시작하다가 오랜만에 녹색 잔디와 파란 하늘을 봤다. 눈은 호강했지만 날씨는 전혀 봐주지 않았다. 뜨거운 햇볕까지 더해져 오래 기억에 남을 하루였다.강력한 더위 속에서도 체육대회가 끝난 뒤 아이들은 잔디밭을 뛰어다녔다. 부모들은 그 모습을 바라보며 오랜만에 여유롭게 이야기를 나눴다. 특별한 시설이 없어도 넓게 펼쳐진 잔디와 탁 트인 하늘은 도심속 여유를 즐기기에 충분했다.아이들이 뛰어놀 공간이 있고 어른들이 잠시 쉬어갈 나무그늘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공원의 역할은 충분해 보였다. 굳이 무언가를 더 채우지 않
ad
ad

한국금융 포럼 사이버관

더보기

FT카드뉴스

더보기
[그래픽 뉴스] ‘순대’가 경제용어라고? 순(純)대외자산, 한국의 진짜 해외자산은 얼마일까?
[그래픽 뉴스] ISA 대개편! 나에게 유리한 계좌는?
[그래픽 뉴스] 미국 증시 새로운 키워드 'MANGOS'
환전·로또·육아휴직까지 하반기부터 달라지는 제도 TOP11
[그래픽 뉴스] 은퇴후 30년 부모님 세대의 생존전략

FT도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