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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사모펀드 ‘외양간’ 고쳐야 할 금융당국

홍승빈 기자

hsbrobin@fntimes.com

기사입력 : 2020-07-06 00:00

▲사진: 홍승빈 기자

▲사진: 홍승빈 기자

[한국금융신문 홍승빈 기자]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가 잇달아 터지면서 금융투자업계의 총체적인 문제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지난해 터진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환매 중지 사태가 채 해결되기도 전에 최대 5000억원대의 펀드 환매 중단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 환매 중단 사태가 발생하면서 금융권이 혼란에 빠진 모습이다.

이번 사태는 자산운용사의 도덕적 해이가 도를 넘어선 것은 물론, 사모펀드 발행, 판매 및 유통과 관련된 시장참여자들의 관리·감시 부재 등 총체적인 문제가 드러났다는 점에서 큰 충격을 안긴다.

이번에 문제가 된 옵티머스펀드는 손실 위험이 거의 없는 공공기관 매출채권 등 안전자산에 투자한다고 투자자를 속이고 펀드의 절반 이상을 대부업체, 파산 직전 상장기업 등 부실자산에 몽땅 투자했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은 이 과정에서 양수도 계약서와 펀드 명세서 등 모든 서류를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옵티머스펀드 사태의 본질이 라임사태와 같은 ‘금융사기’에 해당한다는 말도 나온다.

특히 문제가 된 옵티머스 펀드들은 지난해 하반기 집중적으로 판매됐다는 점에서 더욱 놀라움을 안겨 준다. 이는 금융당국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3개월간 52개 전문 사모운용사의 총 1786개에 달하는 사모펀드에 대해 실시한 실태 조사 기간과 맞물리기 때문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당시 금감원은 옵티머스 측의 펀드 자산 만기 일정과 상환 계획이 어긋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을 수상히 여긴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의심이 가는 정황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금감원은 옵티머스 펀드에 대해 자세한 전수조사를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다 최근 문제를 발견해 재차 현장조사에 나선 것이다.

판매사들의 불완전판매 논란도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팝펀딩 연계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의 경우 결국 법정 공방을 피하지 못하게 됐다.

지난달 29일 한국투자증권 자비스팝펀딩·헤이스팅스팝펀딩 환매연체 피해자 대책위원회는 서울남부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투자증권과 자비스자산운용·헤이스팅스자산운용, 팝펀딩 관계자 등을 특정경제범죄법상 사기 등의 혐의로 형사 고소했다.

법무법인 한누리와 피해 투자자 89명은 펀드 가입 당시 판매사인 한국투자증권으로부터 투자 위험성에 대해 안내받지 못했다고 강조한다. 가입 전 계약서 작성이나 투자 성향 분석 등의 절차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또 대출 과정에서 설정된 담보물의 가치가 투자 원금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대규모 원금 손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투자자들은 이런 문제를 알고도 상품을 판매했다면 사기에 해당하며, 몰랐다면 관리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당초 팝펀딩은 금융위원장이 혁신 사례로 소개한 상품이다. 팝펀딩은 P2P(개인간 거래) 대출 거래로, 홈쇼핑·오픈마켓 등에 납품하는 중소기업이 상품 등을 담보로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돈을 빌려주는 동산 담보 대출 상품이다.

은성수닫기은성수기사 모아보기 금융위원장은 실제로 지난해 11월 파주 소재 팝펀딩 물류창고를 방문해 개최한 동산금융 혁신사례 간담회에서 “앞으로 팝펀딩을 시작으로 또 다른 동산금융 혁신사례가 은행권에서 탄생해 보다 많은 혁신· 중소기업이 혁신의 과실을 누릴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은 위원장은 동산금융 활성화를 위해 동산담보법 개정, 동산담보 회수지원기구 설치 등 인프라 구축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금융위는 앞서 지난해 3월 팝펀딩을 ‘지정 대리인’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지정대리인 제도란 금융회사가 핀테크 기업에 예금, 대출 심사 등 금융회사의 본질적 업무를 위탁해 핀테크 기업이 혁신 금융서비스를 시범 운영하는 제도다.

하지만 이후 금감원은 팝펀딩의 대출 취급 실태를 점검하는 과정에서 사기 등 불법 혐의를 포착했다. 만기 때마다 다른 펀드의 투자금으로 돌려막고 펀드 자금을 유용한 정황을 포착한 것이다. 이에 금감원은 지난 2월 사기 등의 혐의로 팝펀딩을 검찰 수사 의뢰했고,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최근 사모펀드 전체에 대해 전수조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판매사, 수탁사, 예금보험공사 등의 도움을 받아 큰 무리 없이 진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고의 가장 큰 책임은 부실한 체제를 만들고 제대로 관리하지 않은 금융당국에 있다는 말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은 위원장의 말대로 사모펀드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면 자본시장 전체에 대한 믿음도 깨진다.

금융당국은 이제라도 소를 잃지 않게 외양간을 철저히 고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홍승빈 기자 hsbrobi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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