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 펀드 설정액 469조3117억원 중 주식형 자금은 73조6891억원으로 15.7%에 그쳤다. 연말 기준으로 수치는 2005년(12.8%) 이후 11년 만에 가장 낮다.
펀드 자금 중 주식형에 투자하는 자금 비중은 2005년 말 12.8%에서 2006년 말 19.8%로 늘었다가 ‘펀드 붐’이 일었던 2007년 말 39.3%로 정점을 찍었다. 이 때 미래에셋 ‘박현주 펀드’가 큰 인기를 끌며 주식형 펀드로 막대한 자금이 몰렸다. 주식형 펀드 자금은 2006년 말 46조원 수준에서 2007년 말 116조원으로 급증, 2008년 말에는 140조원까지 늘었다.
주식형 펀드 비중 곤두박질은 리먼브라더스사태를 기점으로 한다. 2008년 말 39.0%, 2009년 말 38.0%로 내려간 데 이어 2012년 말(29.8%) 30% 선 아래로 떨어졌다. 이후 2013년 말 25.5%, 2014년 말 21.0%, 2015년 말 19.3%로 급격한 비중축소가 이어졌다. 급기야 지난해에는 15.7%까지 내렸다.
주식형펀드에서 급격한 자금이탈은 주식시장이 그만큼 매력을 상실했음을 의미한다. 코스피가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흐름을 이어가자 펀드투자자들이 1,900선 아래에서는 사고 2,100선을 넘으면 환매 물량을 쏟아냈기 때문이다.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도 그동안 신통하지 못했다. 에프앤가이드 평균 수익률 현황을 보면 지난 18일 기준으로 설정액 10억원 이상 국내주식형 펀드의 3년 수익률은 3.50%, 5년 수익률은 6.28%에 불과했다. 국내채권형 펀드의 수익률은 3년 9.03%, 5년 16.83%이었다. 해외주식형은 3년 9.48%, 5년 20.96% 등으로 국내주식형펀드 수익률을 압도했다.
이러한 이유로 투자금이 부동산 펀드와 특별자산 펀드로 옮겨졌다. 부동산 펀드 설정액은 2006년 말 4조979억원에서 지난해 말 45조6,912억원으로 11.1배로 늘었다. 같은 기간 특별자산 펀드 설정액은 3조9,345억원에서 48조7,197억원으로 12.4배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혜린 기자 hrgu@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