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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든탑 무너진 보고펀드, 풀배팅으로 ‘부메랑’

최성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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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4-07-30 21:54 최종수정 : 2014-07-31 12:35

LG실트론 인수금융 2250억원 채무불이행
보고펀드 1호 손실눈덩이, 운용책임강화 ‘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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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든탑 무너진 보고펀드, 풀배팅으로 ‘부메랑’
우리나라 최초의 토종사모펀드(PEF)인 보고펀드의 LG실트론 투자가 디폴트에 빠졌다. PEF의 디폴트 발생은 PEF시장 개설 이후 처음이다. 단 그 손실의 대부분은 재무적 투자자격인 LP들이 입을 것으로 보인다. 정작 투자를 진두지휘한 GP인 보고펀드는 별다른 손실이 없어 자기자금투자 등으로 GP의 운용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 약 2250억원 인수금융 채권만기 연장 실패, 보고펀드 1호만 타격

국내 대표 PEF인 보고펀드가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졌다. 발단은 보고펀드에게 자금을 빌려준 LG실트론 인수금융에 대한 채권단의 만기연장 불허다. 업계에 따르면 보고펀드 채권단은 최근 LG실트론 인수금융에 대해 채권 만기연장을 하지 않고 갚으라는 내용의 기한이익 상실을 보고펀드 측에 통보했다. 규모는 우리은행 950억원, 하나은행 400억원, 기타 900억원 등 총 2250억원이다. 2년 연속 만기연장을 해줬으나 지난 27일 만기일에도 보고펀드가 원리금을 상환하지 못하자 인수금융에 대한 대출회수를 결정한 것이다.

이번 결정으로 보고펀드 전체가 무너지는 것은 아니다. 현재 보고인베스트먼트는 국내기업에 투자하는 보고펀드 1호, 2호와 해외 셰일원유 및 가스자원 개발에 투자하는 보고이글포드펀드 등 3개의 PEF를 운용중이다.

이번에 디폴트에 직격탄을 맞은 것은 보고펀드 1호다. 지난 2007년 동부그룹이 보유중인 LG실트론의 지분 29.4%를 4246억원에 인수했다. 1996억원은 보고펀드 1호의 자금으로, 나머지 2250억원은 대출을 통해 자금을 조달했다. 단 레버리지를 위해 별도의 SPC(특수목적회사)를 만들어 여기에 투자했기 때문에 나머지 보고펀드 2호, 보고이글포드펀드로 부실이 확산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채권단이 크게 손해를 입을 가능성은 낮다. 인수대상주식을 담보로 잡는 인수금융방식을 취해 대출을 훨씬 초과하는 규모의 담보를 확보했기 때문이다. 돈을 빌려주면서 담보로 잡은 LG실트론지분은 보고펀드의 보유지분 29.4% 전부다. 보고펀드의 인수가격이 4246억원이고, 은행의 대출규모가 2250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채권단이 이 지분을 급매로 팔더라도 ‘원리금+이자’를 되찾을 가능성이 높다.

채권단 관계자는 “조만간 주간사를 선정하고 지분매각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통상적으로 주식담보의 경우 그 가치를 50% 안되게 잡아 원리금회수는 무난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일부에서는 LG실트론이 지난해 적자로 매각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하지만 반도체 원재료인 웨이퍼나 그린에너지소재 등을 생산하는 LG그룹의 주력 계열사로 수익성위주의 사업구조조정을 진행, 내년부터 턴어라운드가 기대된다는 점에서 지분이 급매물로 M&A시장에 나올 경우 충분히 소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IPO전문 애널리스트는 “실적부진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상장이 지연됐다”라며 “하지만 올해 소폭이라도 흑자전환이 예상돼 오는 2015년에는 상장요건이 충족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디폴트의 최대피해자는 재무적 투자자격인 LP다. 지난 2005년 결성된 보고펀드 1호는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 국내은행 7곳, 한화생명, 현대해상 등 보험사 4곳, 우리투자증권 등 LP로 출자했다.

손실규모는 인수금융채권단의 지분매각가격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극단적으로 가정시 인수금융 채권단이 담보로 잡은 LG실트론지분 29.4%를 본전수준인 2250억원에 팔 경우 LG실트론에 4246억원을 투자한 보고펀드 1호는 약 1996억원의 손실을 입게 된다.

◇ 채권단 손실 제한, 레버리지투자로 LP손실 눈덩이

아이러니하게도 보고인베스트먼트그룹은 이번 디폴트로 직접적 타격은 없다. GP로 펀드재산운용이나 업무집행의 역할을 수행했기 때문이다. 현재 보고펀드 1호의 핵심운용인력(Key Person)인 변양호 대표가 운용실패의 책임을 지고,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는 선에서 사태가 마무리되고 있다. 이번 사태로 보고인베스트먼트그룹이 입는 손실이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때문에 이번 디폴트를 계기로 GP의 책임강화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M&A업계 관계자는 “GP가 자신의 자금을 PEF에 전혀 투자하지 않을 경우 PEF가 손실이 발생해도 GP는 직접적인 손해를 입지는 않는다”라며 “이익뿐아니라 손실이 발생하는 경우에도 GP와 LP의 이해관계를 일치시키기 위해 GP도 일정부분 자기자금을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보고인베스트먼트측은“LP에 비해 투자금액은 적으나 핵심운용인력인 변양호 대표, 이재우 대표 모두 전체투자액 가운데 약 1.2% 비중으로 자기자금을 투자했으며, 이는 개인으로 보면 인생이 걸린 막대한 투자규모”라며 “변대표는 아예 PEF업계를 은퇴했으며, 이대표는 현재 잔여자산회수를 맺듭지은 뒤 대체투자 쪽으로 새로운 비즈니스를 모색하는 등 그 자체가 GP로서 데이지를 입고 코스트를 지불하고 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한편 레버리지를 활용한 무리한 투자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보고펀드의 기본전략은 바이아웃 (buy-out)이다. 적극적인 경영참여를 전제로 피투자 기업의 가치제고를 통한 장기적인 시각에서의 투자수익률 극대화가 목표다.

하지만 LG실트론의 경우 상장을 통한 투자자금회수에 무게를 뒀다. KTB PE와 공동으로 49%의 지분을 확보했으나 당시 LG실트론이 약 1678억원을 순익을 내는 우량회사로 애초부터 지분 51%로 경영권을 쥔 LG그룹이 회사를 매각할 가능성은 낮았다. 이익회수기에 접어든 시기에도 두번의 IPO기회도 놓쳤다. 상장을 통한 투자회수(Exit)의 길이 막힌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인수금융을 활용한 레버리지투자는 독이 됐다.

PEF전문가는 “PEF는 하나의 기업에 집중하고, 투자기간도 장기간으로 유동성도 떨어지는 점에서 전형적인 고위험 고수익투자”라며 “PEF 그 자체도 고위험 고수익투자인데, 경영권은 고사하고 경영권에 대한 최소한의 사전견제장치도 없는 상황에서 특수목적회사를 만들어 피투자회사의 지분을 담보로 레버리지를 일으킨 것은 정말 위험한 투자”라고 평가했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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