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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주총 앞두고 MBK·영풍 측 '사칭 권유' 논란 더 확산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3-18 12:22

[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고려아연 측의 법적조치에서 불구하고 MBK·영풍 측 의결권 대리행사 업체 직원들의 '사칭 행위'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지난 9일 MBK·영풍 측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업체 직원 일부를 자본시장법 위반 및 업무방해 혐의로 서울 종로경찰서에 고소했다. 고소장에는 해당 직원들이 고려아연 사원증을 목에 걸고 주주와 접촉하고, 연락이 닿지 않는 주주 자택에는 고려아연의 사명만이 적힌 안내문을 붙여 연락을 유도한 정황이 있었다는 내용이 적힌 것으로 전해졌다.

MBK·영풍 측은 고소 당일 반박문을 통해 “명함에 대리인임을 명시했으며, 안내문의 ‘고려아연 주주총회’ 표기는 실무상 특정 목적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또 형사 고발이 정당한 활동을 위축시키는 압박 수단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와 다른 목소리가 나온다. 주주들의 증언에 따르면 어느 쪽 소속인지 묻는 질문에 MBK·영풍 측 의결권 대리행사 업체 직원은 “고려아연 측”이라고 답하거나, 중복 연락에 항의하는 주주에게 “선임하는 이사가 여러 명이라 연락이 여러 번 가는 것 같다”는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해당 직원은 주주가 수차례 추궁한 끝에야 영풍 측임을 시인한 것으로 전해진다. 또 다른 주주는 고려아연으로 오인해 위임장을 제출했다가 뒤늦게 사실을 인지하고 ‘3자 대면 통화’를 진행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MBK·영풍 측이 주주총회 승기를 잡기 위해 단기적인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조계에서는 이러한 행위가 법적 책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불법적으로 수집된 의결권은 주주총회 결의 취소 사유가 될 수 있으며, 사칭 등 행위가 조직적으로 이뤄졌다면 이를 지시하거나 방조한 행위도 법적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자본시장법 제154조는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시 권유자의 신원, 소속 등 중요사항을 표시하도록 규정한다. 이를 위반 시 5년 이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형법 제314조의 업무방해죄 역시 실제 피해 발생과 무관하게 오인·착각을 이용하는 것만으로도 성립 가능하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피해 사례와 녹취록 등을 고려하면 이는 단순 실수가 아닌 조직적으로 주주를 속이는 행위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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