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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손실 9500억에도 배당 확대…이마트 PBR 0.24배 ‘매력' [저PBR 숨은그림찾기]

박슬기 기자

seulgi@

기사입력 : 2025-07-14 08:24 최종수정 : 2025-07-14 09:03

추경 집행·소비 진작에 주가↑
순손실에도 안정적 배당 진행
주가 방어·승계작업 영향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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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손실 9500억에도 배당 확대…이마트 PBR 0.24배 ‘매력' [저PBR 숨은그림찾기]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박슬기 기자] 이재명 정부 들어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될 수 있을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를 강화한 상법개정안과 배당소득 분리과세, 상속세 인하 등 세제 개편 정책이 본격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시장은 긍정적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저평가된 한국 증시에서 ‘숨은 그림’을 찾아본다. <편집자 주>

우하향 대표 주식인 이마트가 올해 2월부터 힘을 받기 시작했다. 기업가치 제고계획 발표와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면서다. 여기에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등에 직·간접적 영향을 받으면서 추진력을 얻고 있다. 지난해 말 6만3400원(종가 기준)이던 주가는 7월 10일 9만8400원에 이르며, 6개월여 만에 55% 올랐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마트 PBR(주가순자산비율)은 이달 현재 0.24배 수준이다. 유통업계 평균 0.6배와 비교하면 낮은 편이다. 하지만 지난해 0.16배였던 것을 고려하면 그나마 오른 수치다. 유통기업들은 부동산 등 보유자산이 많은 데 비해 주가는 낮게 형성돼 있어 대표적인 ‘저(低)PBR’ 종목으로 꼽힌다.

하지만 그런 사정을 감안해도 이마트 주가는 너무 낮다는 지적이다. 과거보다 경쟁력이 약화된 대형마트 비중이 크고, SSG닷컴과 G마켓 그리고 이마트24 등 자회사들이 부진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다만, 이런 환경에서 이마트가 꾸준히 배당을 유지해왔다는 점이 눈에 띈다. 주가 하락, 부진한 실적 등에도 배당은 이어졌다. 올해는 최저배당금을 2000원에서 2500원으로 25% 상향 조정하고 배당 증액을 위해 매년 134억 원을 추가 투입하기로 했다.

곳간 줄어도 꾸준한 배당
이마트는 지난해 별도기준 순손실 9489억 원을 기록했다. 알리바바와 합작법인(JV) 설립을 위해 진행된 G마켓 가치 재평가 과정에서 손상차손(9339억 원)이 발생하면서다. 이마트는 그동안 G마켓 지분 80%에 대해 약 3조4000억 원으로 평가해왔는데 손상차손을 반영해 기업가치를 2조5000억 원으로 재산정했다. 다만 손상차손은 G마켓의 지분 가치가 떨어진 것을 장부에 반영한 것이기 때문에 현금흐름에 직접적인 제약은 없다.

G마켓과 같은 특별한 이슈를 제외하더라도 이마트 순이익은 최근 대폭 줄었다. 2022년 1조507억 원에 달하던 순이익은 2023년 2588억 원으로 크게 감소했다. 2023년은 이마트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영업적자를 기록한 해이기도 하다.

부진한 실적에도 이마트는 매년 500억 원대 배당을 실시해 왔다. 그 때문에 이익잉여금 역시 줄어들었다. 2022년 5조6913억 원, 2023년 5조3585억 원, 2024년 4조6000억 원으로 약 2년 만에 1조 원 가량이 빠져나갔다. 대신 배당성향은 ▲2022년 20.7% ▲2023년 28.5% ▲2024년 44.0%로 확대됐다.

실적 부진에도 배당 강화…왜?
부진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이마트는 왜 이렇게 배당에 집착했을까? 몇 가지 이유를 추측해볼 수 있다. 이마트 ROE(자기자본이익률)는 ▲2022년 9.6% ▲2023년 –0.8% ▲2024년 –4.4%까지 하락했다. 같은 기간 PER(주가수익비율)은 ▲2.65배 ▲-23.97배 ▲-3배를 기록했다.

ROE는 자기자본으로 회사가 얼마나 이익을 냈는지 보여주는 수치다. ROE가 높으면 회사가 자본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돈을 잘 번다는 의미다. 주주 입장에서는 회사의 ‘돈 굴리는 능력’을 볼 수 있는 지표가 되기도 한다.

PER은 주가가 이익에 비해 비싼지, 저렴한지를 보여준다. 낮을수록 저평가 가능성이 크고, 높을수록 고평가 가능성이 큰 것으로 해석한다. PER이 ‘음수’라는 점에서 이마트는 저평가 상태로 볼 수 있다. 그렇게 보면 매력적인 투자 종목일 수도 있겠으나, 다른 한편에 상존하는 불안 요소에도 유념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선 유통업 특성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 유통기업은 외부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는 데다 고정비 중심 자산 구조로 수익 변동성이 크다. 매장과 물류센터, 인건비 등 고정비 비중이 크고, 상품을 사서 판매하는 중개 모델이기 때문에 마진이 크지 않다.

이런 이유로 유통업체들은 ROE와 PER이 낮은 경우가 많다. 이마트 입장에서 주주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가 ‘배당’이다. 안정적 배당을 통해 시장에 신뢰감을 주면서 주가 하락을 그나마 방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마트는 올해부터 ‘별도 영업이익 20% 환원’이라는 정책형 배당구조를 도입했는데, 이는 손익 흐름과 무관하게 주주에게 일정 보상을 제공함으로써 주가 안정성과 기업 신뢰도를 끌어올리려는 의도로 볼 수 있다.

승계 작업도 고려?
정용진닫기정용진기사 모아보기 신세계그룹 회장은 올해 2월 모친 이명희닫기이명희기사 모아보기 그룹 총괄회장이 보유한 이마트 지분 10% 매입을 완료했다.

장 마감 후 시간외 매매로 이 총괄회장이 가진 이마트 주식 278만7582주를 주당 8만760원에 사들였다. 주당 가격은 친족 간 거래로 인해 당일 종가(6만7300원)에 20% 할증이 붙었다. 전체 거래액은 2251억2512만 원이다.

정 회장의 이번 지분 매입으로 사실상 신세계그룹 승계 작업은 마무리됐다는 평가다.

다만 정 회장 매입 방식을 살펴봐야 한다. 그는 지분 매입을 대부분 주식담보대출로 조달했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정 회장은 보유 중인 주식 517만2911주를 한국증권금융에 담보로 맡기고 2158억 원을 마련했다. 이자율은 4.4%다.

이에 따라 정 회장이 부담하는 연간 이자 비용만 약 94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정 회장 보수 총액이 36억 원대임을 감안하면 만만치 않은 금액이다.

배당은 현금 확보에 핵심적 수단인 만큼 이번 정 회장 승계 작업이 이마트의 배당 정책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을 거란 분석이 나온다.

추경·출산율·실적 회복 ‘호재’…유통 규제는 ‘변수’
올 하반기 이마트 사업 전망은 긍정적인 편이다. 추경안 통과로 내수 부양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이마트 주가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혼인건수 회복으로 출산율 역시 증가하는 점도 이마트에는 호재다.

이마트가 추진하고 있는 중국 알리바바그룹과의 합작법인 설립도 긍정적 요인이 될 수 있다. 신세계와 알리바바그룹이 공동 지배하는 합작법인 그랜드오푸스홀딩은 G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 지분을 각각 50%씩 보유, 자회사로 운영한다. 국내 3위 이커머스 G마켓과 막대한 자본금을 토대로 가격경쟁력을 가진 알리바바의 맞손은 쿠팡 독주를 견제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거란 기대도 나온다.

다만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오프라인 유통업계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는 점은 부담이다. 현재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강제화, 기업형슈퍼마켓(SSM) 출점 규제 연장, 매장 임차인(입점업체)에게 임대료 계약 방식을 강제하는 행위 금지를 내용으로 하는 법안 등이 주요 쟁점이 되고 있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올해 아웃바운드 증가 속도가 더딘 점과 정부의 추경 등으로 소비 심리가 살아나고 있다"며 "상반기보다 하반기 유통 산업 업황이 좋고, 우호적인 산업 환경 덕분에 하반기에도 이마트 주가는 양호한 흐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이어 "공동매입·체질개선 효과, 에브리데이 합병 효과 등에 힘입어 올해 2분기 별도 영업이익은 오랜만에 흑자전환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온라인 사업부 대규모 적자가 지속되는 점은 아쉽지만 4년 만에 별도 흑자를 기록한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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