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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KB·하나, 리츠 시장 주도권 다툼 가열

홍승빈 기자

hsbrobin@

기사입력 : 2020-01-20 00:00

정부 정책 기반 올해도 공모리츠 열풍 지속될 듯
증권사 내 리츠 담당 부서 신설…상품 출시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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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홍승빈 기자]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열풍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리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증권사들의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특히 미래에셋대우·KB증권·하나금융투자 등 대형 증권사들은 각각 회사 내 리츠 담당 부서를 신설하는 등 조직개편에 나서고 있다.

또한 공모리츠 상품 출시를 준비하는 등 관련 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해 9월 발표한 ‘공모형 부동산 간접투자 활성화’ 방안을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이에 따르면 정부는 앞으로 공모리츠와 부동산펀드를 통해 얻은 배당소득을 다른 금융소득과 분리해 더 낮은 세율을 적용한다.

리츠에 연간 5000만원 한도로 3년 이상 투자할 시 배당소득을 일반 금융소득 세율(14%)보다 낮은 9%로 분리과세 하는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정부는 이밖에도 기업이 보유한 부동산을 공모리츠로 유도하기 위해 공모리츠에 현물 출자할 때 발생하는 법인세 납부를 미뤄주는 과세특례 적용 기간도 2022년까지 연장키로 했다.

정부가 부동산 간접투자 활성화에 나선 이유는 저금리로 풀린 시중의 유동성이 주택시장으로 대거 유입돼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집값 안정화’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출하고 있는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조와 매우 자연스러운 흐름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투자 이익의 90% 이상을 배당하는 리츠는 상장된 리츠의 주가 변동에 따라 차익을 얻는 동시에 부동산 임대수익 등 배당수익을 함께 추구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과거 일반 투자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부동산 투자는 직접 투자뿐이었으며, 이마저도 대부분 주택 투자에 한정돼있었다.

또한 수익률이 높은 부동산 금융상품들은 사모펀드를 통해서만 투자가 가능했기 때문에 접근성이 떨어졌다.

하지만 최근 롯데를 비롯한 대기업들이 직접 운영하는 백화점과 대형마트, 아울렛 등 전형적인 부동산 자산이 아닌 자산에 간접·분산 투자를 할 수 있는 공모 리츠가 기업공개(IPO) 시장에 등장하면서 일반 투자자도 소액으로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상장된 롯데리츠와 NH프라임리츠의 공모주에 대한 일반투자자의 청약증거금은 무려 12조5109억원에 달했다.

롯데리츠가 63.28 대 1, NH프라임리츠가 317.62 대 1이라는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뿐만 아니라 지난해 상장 리츠의 일평균거래대금은 약 64억원으로 2018년 13억원 대비 4배가량 증가했다.

특히 작년 11월 이후의 일평균거래대금은 약 175억을 기록해 10월 말 롯데리츠 상장을 계기로 투자 열기가 급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같은 리츠 흥행에 힘입어 증권사들은 관련 사업을 대폭 강화하기 위한 조직개편에 한창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2018년 말 국내 증권사 중 국내 최초로 리츠 관련 전담 조직인 ‘공모리츠금융팀’을 신설했다.

이어 지난해 말에는 임원인사를 통해 기승준 전 IPO본부장을 공모리츠금융팀장으로 이동시키는 등 공모리츠 역량을 강화하는 데 힘썼다.

IB 부문 내 리츠 팀을 신설한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홈플러스리츠의 코스피 상장을 필두로 리츠 시장에 진출하려 했지만, 결국 상장을 철회하면서 성과를 거두는 데는 실패했다.

홈플러스리츠는 공모 물량만 1조원이 넘는 초대형 딜이었지만 너무 큰 덩치 때문에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부진한 성적표를 기록하고 청약이 미달되면서 지난해 3월 상장이 최종 무산됐다.

KB증권은 지난달 30일 리츠·해외대체투자 전문성 강화에 방점을 찍은 조직개편을 발표했다.

투자은행(IB) 부문 내 ‘리츠사업부’, ‘리츠금융부’, ‘해외대체투자1·2부’를 신설했으며, 고객자산관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신탁·투자일임 조직을 합쳐 대표이사 직속 독립본부인 ‘투자솔루션센터’를 새로 만들었다.

신설 부서는 신규 리츠 발굴 및 리츠 상품구조 설계를 담당할 계획이다. KB증권은 자산관리(WM)부문과 협업을 통해 공모리츠 상장 및 상품 출시에 들어갈 예정이다.

실제로 박정림·김성현 KB증권 대표는 올해 신년사를 통해 “신규 사업인 공모리츠 등의 관련 업무는 철저한 준비로 시장을 선점해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KB증권 관계자는 “이번 조직개편에선 고객들에게 최적의 투자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한 금융상품 소싱 및 고객자산운용 역량 강화와 신규 사업에 대한 속도감 있는 추진 및 경쟁력 강화에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또 “이를 통해 저금리 상황에서 고객의 자산 증대를 위해 회사의 역량을 결집해 나갈 것”이라며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의 경쟁력 선점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 포트폴리오를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하나금융투자도 리츠 사업에 속도를 낼 수 있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하나금융투자는 리츠를 담당하고 있는 기존 IB그룹을 IB1그룹과 IB2그룹으로 확대 개편했다.

IB1그룹은 은행과 함께 추진하는 ‘원(One) IB’ 전략을 전담하고, IB 2그룹은 투자금융 및 대체투자 분야를 담당해 리츠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전망이다.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말 제이알투자운용, AIP자산운용과 손잡고 벨기에 최대 오피스빌딩인 ‘파이낸스타워’를 12억유로(한화 1조8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메리츠증권은 인수작업이 마무리되면 파이낸스타워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공모리츠로 만들어 이르면 올해 상반기 중 출시할 예정이다.

파이낸스타워는 브뤼셀 중심가에 소재한 지상 36층 높이 건물로 벨기에 최대 사무용 빌딩이다. 벨기에 정부가 15년간 장기 임차 계약을 체결해 안정적인 임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리츠 기대 수익률은 연 7~8%(환헤지 전)로 알려졌다.

메리츠증권은 제이알투자증권과 모자(母子) 방식으로 구성된 계정을 통해 해당 건물을 매입했다.

제이알투자운용이 모(母)리츠, 메리츠증권이 자(子)리츠를 맡는 구조다. 모리츠는 공모, 자리츠는 사모형태이며, 건물 매입 주체는 자리츠다.

메리츠증권은 자리츠를 통해 7800억원을 투입해 해당 건물 지분 100%를 매입했다. 이후 모리츠가 상장을 통해 공모자금을 확보하면 메리츠증권이 보유한 자리츠 지분을 셀다운(재판매)하는 방식이다.

특히 이번 공모리츠는 메리츠증권이 국내 최초로 해외 부동산을 리츠 자산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들 뿐만 아니라 한국투자증권은 IB역량 강화 차원에서 IB그룹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그룹을 신설했다.

또 NH투자증권은 국내외 부동산 및 실물자산 금융부문의 전문역량 강화를 위해 IB2사업부 산하 조직을 현 3본부 8개 부서에서 10개 부서로 늘렸다.

전문가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리츠 시장이 활성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리츠는 부동산 펀드에 비해 투자 대상이 다소 제한적이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임대 수익, 즉 현금흐름이 발생한다”라며 “증자를 통한 가치 창출이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채 연구원은 또한 “리츠 투자자들은 주주로서 참여할 수 있으며, 주주들에게 매년 배당가능이익의 90% 이상을 의무적으로 배당을 해야 하기 때문에 장기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건별 부동산이 몇천억원대에 이르는 대형 사업장들을 보유한 기업들 입장에서 볼 때 더욱더 그렇다”며 “올해 부동산 시장의 공모리츠화는 대세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공모·상장리츠 확대 방안 발표로 앞으로 공모 자산운용사들은 공공시설과 같은 양질의 자산을 매입할 것으로 예상한다”라며 “올해는 공모리츠가 갖는 장점이 그야말로 극대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 또한 “2020년 국내에서는 리테일, 주유소, 오피스 등 다양한 리츠 출시가 계획돼 있다”며 “해외 자산까지 확대되며 본격적인 상장리츠 확장기가 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홍승빈 기자 hsbrobi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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